자연과 더불어

이동일展 / LEEDONGIL / 李東一 / painting   2013_1031 ▶︎ 2013_1106

이동일_자연과 더불어 (새벽녘풍경 696)_화선지에 수묵_44×65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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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1031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11월 6일_10:00am~03:00pm

백악미술관 BAEGAK 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21번지 Tel. +82.2.734.4205 www.baegak.co.kr

이동일의 신문인화전래의 유습을 벗어난 현대풍의 문인화 인위적인 조형의 원본은 자연이다. 미술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형태는 자연에서 비롯되었다. 그러고 보면 창작의 아이디어라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자연의 응용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기에 새로운 아이디어 또는 창작의 영감을 기대한다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다시 말해 예술의 근본은 자연에 있는 것이고 보면 자연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및 관찰 그리고 사색을 통해 새로운 창작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 ● 이동일의 작업은 전통회화의 새로운 해석 또는 현대화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전래의 습속을 중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관적인 해석이라는 방법을 통해 전통회화의 지평을 넓히고 자 노력한다. 다시 말해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현대인의 미적 감수성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식을 제안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미 고착화된 전통회화의 형식적인 틀을 벗어나는 곳으로부터 발원하는 명민한 미적 감수성은 보다 개방적인 필법 및 화법을 수반한다. 그러기에 그의 작업은 전래의 수묵화 또는 채색화와는 사뭇 다른 경지를 보여준다. ● 그의 작품세계의 토대는 문인화이다. 문인화를 거쳐 산수화에 입문했고, 최근에는 수묵 담채 및 농채 그리고 혼합재료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형식미를 강구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인화의 경우에도 전통적인 시각과는 어딘가 다르게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한다. 사군자도 정형화된 소재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소재의 배치 및 구성에서 주관적인 시각을 반영한다. 그러기에 그의 사군자는 다르게 보인다.

이동일_자연과 더불어 (봄빛 656)_화선지에 혼합재료_67×65cm_2013
이동일_자연과 더불어 (탄생 655)_화선지에 혼합재료_44×69cm_2013
이동일_자연과 더불어 (꽃잔치 652)_화선지에 혼합재료_45×69cm_2013

무엇보다도 분재를 사군자와 연결시킴으로써 사실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분재라는 현실의 소재를 재현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수묵으로 표현되는 분재의 형태는 함축적인 선묘로만 서술되는데도 사실성이 강하다. 압축된 간결한 선으로 시종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것은 실상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문인화에서 사군자의 경우 전래의 화첩이나 스승의 화본을 모사하는 것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 따라서 정형화된 구성 및 구도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즉 실재가 아닌 관념의 세계에 머무는 것이다. ● 어쩌면 그가 실재하는 실상을 취재하고 스케치를 하는 것은 막연한 관념의 틀을 깨트림으로써 자신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리라. 바꾸어 말해 실사를 통해 자연의 묘리를 깨우쳐 새로운 개념의 조형적인 틀을 구축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이러한 작가적인 태도 및 시각은 실상의 이해야말로 작품에 사실성을 부여하는데 아주 긴요하다. 그의 작품에서는 공허한 관념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이동일_자연과 더불어 (일출 370)_화선지에 채색_60×64cm_2011

그의 자신의 작품세계를 <회화>, <산수화>, <문인화> <스케치> 등 4개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산수화>는 실경 스케치를 토대로 산수화의 기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작업 일체를 말한다. <문인화>는 사군자를 중심으로 화조화의 소재를 두루 다루는데 화본이나 화첩을 떠나 실상을 형용한다. <스케치>는 자연을 대상으로 직접 스케치하는 현장 작업을 말한다. 그리고 <회화>는 수묵과 채색을 겸용하는 재료의 쓰임새와 더불어 몰골법 중심의 자유로운 형상을 매개로 하는 작업이다. 이 가운데 최근 작업에서 보여주는 <회화> 작업은 수묵화의 현대화라는 명제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회화> 작업에서 소재 또는 제재는 자연이다. 심산유곡 고산준령이라는 습속화하고 정형화된 산수화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실제적으로 접근한다. 이제까지의 관념적인 시각을 탈피하여 실상과 만나자는 것이다. 그러기에 일상적인 자연 속으로 들어가 관찰하고 거기에 발설하는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형의 묘리를 터득하려는 의지로 일관한다. <회화> 작업은 수묵산수의 개념을 기반으로 하여 재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표현력을 창출하는데 의미를 둔다. 재료의 표현력을 다각화하는 것이야말로 수묵의 현대화, 즉 조형적인 해석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라는 시각이다. 스케치라는 방식의 현장작업은 이를 위한 기반조성인 셈이다. 하지만 화실로 돌아와서는 스케치하며 보고 느낀 사실을 제쳐둔 채 그 전체를 종합한 심상을 끄집어내는데 집중한다. <회화> 작업에서는 전래의 채색재료 및 현대의 혼합재료가 함께 쓰이기도 한다. 실상에서 보고 느낀 사실을 심상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는 보다 풍부한 감정표현이 요구된다. 풍부한 색채는 이에 부응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 색채는 시각적인 호소력이 직접적이고 강렬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수묵과 담채 및 농채의 혼용은 탈수묵화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파격적이다. 수묵의 깊이가 색채와 만남으로써 새로운 개념의 산수화를 보여주게 된 것이다. <회화>라는 명칭으로 분류되는 작업 가운데 대다수는 자연풍경을 소재로 한다. 그 가운데는 일출이나 일몰의 시간대에 일어나는 미묘한 색채와 정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풍경을 형성하는 나무나 숲 그리고 강 그 자체를 형용하기보다는 그 시간대를 지배하는 빛과 색채의 변화를 주시한다. 하늘과 대지를 붉게 물들이는 변화무쌍한 빛과 색채의 오묘한 조화는 형상에 대한 관심을 밀어내면서 그로부터 발산하는 정서에 몰입하도록 이끈다. 이는 눈에 보이는 사실에 대한 관심표명이 아니라 마음을 요동케 하는 정서의 발현인 것이다. 그는 이처럼 사유를 유도하는 대자연의 신비한 현상에 대한 감동을 솔직히 드러내고자 한다. 담채나 농채의 쓰임새를 확장시키면서 수묵의 다양한 표현력을 즐긴다. 수묵과 원색적인 채색의 극적인 대비는 물론이려니와 파묵 및 발묵 등 다채로운 기법을 구사한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인상은 지극히 간결하다. 압축된 형상으로서의 자연미와 그 안에 은거하는 메시지가 어우러지면서 환상의 세계를 연출한다. 공허한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의 세계임에도 종래는 환상적인 상으로 갈무리되는 조형의 변주가 일품이다. ● 그가 제안하는 <회화> 즉 신문인화는 기존의 조형적인 격식이나 화풍을 벗어난 새로운 형상이 만개하는 형국이다. 그림은 화가 자신의 회화적인 이상의 현현에 다름 아니다. 그가 전래의 유습으로부터 탈각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그가 바라보는 현실적인 자연관이나 사상 및 철학은 선대의 그것과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실적인 눈으로 세상을 조응하면서 자연과 마주한다. 그리하면서 현대를 살고 있는 화가로서의 미적 감수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으로써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그림으로써 구현할 수 있는 현자로서의 이상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 현대미술이라는 미명으로 세계미술계를 횡행한 아이디어도 점차 고갈되고 있는 모양이다. 미술애호가들이 놀랄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미술이 더 이상 출현하고 있지 않기에 그렇다. 그래서일까.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골몰했던 젊은 작가들도 이제는 미술의 본연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자연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자연이야말로 조형의 원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 신항섭

이동일_자연과 더불어 (서설 268)_닥종이에 혼합재료_130×162cm_2010

Dong Il Lee's Contemporary Mun-In-Hwa_Contemporary Mun-In-Hwa That Goes Beyond Traditional Customs ● Nature is at the root of all manmade shapes. Every shape or form that humankind has created, not only those used in art, comes from nature. From this perspective, an idea for a creative work is ultimately nothing more than an application of nature. Therefore, if one expects to form a new idea or inspiration for a creative work, one must pay attention to nature. In other words, if nature is the root of all art, then there must be a constant interest, observation and meditation on nature in order to have a creative breakthrough. ● The work of Dong Il Lee gives a fresh interpretation of tradition and also suggests an answer to contemporary art. While placing emphasis on traditional styles, he attempts to broaden the horizons of tradition through a method called subjective interpretation. In short, he refuses to accept the way things are and instead devotes himself to introducing an original form that satisfies the artistic sensitivities of the modern people. The sharp artistic sensitivity rising from the ability to break away from the stagnant structure of tradition accompanies the more open brushstrokes and techniques. As a result, his work shows quite a different style than that of traditional India ink or color drawings. ● Dong Il Lee's basis for his world of creations is the Mun-In-Hwa style (painting in a literary artist's style). He entered landscape painting through Mun-In-Hwa and recently, he has been devoted to devising a new art form using light-colored drawings in India ink, deep-color drawings, and mixed media. He also has a strong impulse to express Mun-In-Hwa in a way that is different from a traditional sense. Likewise, he uses his subjective judgment in creating compositions for his work, even while following the standardized subject matter of the Sa-Gun-Ja (Four Gracious Plants: plum, orchid, chrysanthemum, bamboo). This is why his Sa-Gun-Ja looks unique. ● More than anything, the fact that Lee connects the Sa-Gun-Ja with a bonsai emphasizes the realism in his artwork and makes it stand out. His paintings reproduce reality using the bonsai as the subject. The sense of realism is very strong despite the fact that Lee uses only suggestive lines of India ink to depict the shape of a bonsai. That the feeling of realism is so strong despite the use of short, compact lines from start to finish is a testament to its basis in reality. Traditionally, one studies the Sa-Gun-Ja by imitating the master paintings of a teacher or a book. Therefore, the drawings tend to stay within a certain standard. They tend to remain within the conceptual world rather than the real world. ● One might say that Lee's reflection of the real world in his sketches is a result of his judgment that, by breaking the mold, he can develop his own way of looking at the world. In other words, his work comes from a determination to discover the principles of the natural world and to make his very own conceptual molds. This sense of authorship and perspective is critical to his understanding of realism as well as his ability to depict it. Because of this, his work is free of the shadows of concepts that loom large but are actually devoid of meaning. ● Lee divides his work into four categories: "Paintings,""Landscapes,""Mun-In-Hwa," and "Sketches.""Landscapes"is based on actual scenes of nature, and directly apply landscape painting techniques to his work. "Mun-In-Hwa" revolves around Sa-Gun-Ja, often portraying flowers and birds; these also reflect the real world rather than staying within the boundaries set by master paintings. "Sketches" portrays nature as seen on location, in real time. "Paintings" combines the use of India ink and colored ink, focusing on free forms without contours (a style called "mo-gol-bup"). ● The recent "Paintings" selection holds great meaning, as it fulfills the proposition that India ink paintings can be modern art. This selection uses nature as its subject, but it is more realistic in its approach because it breaks out from the conventional molds of landscape painting. It proposes that we escape from the conceptual perspectives that have heretofore been used. It shows us that by immersing ourselves in everyday nature and observing its sounds, we can come to understand the fundamental principles of forms. ● "Paintings" has its basis in India ink landscape painting and takes advantage of the expressive range of the ink materials. Lee diversifies the expressiveness of India ink, thereby modernizing its use and widening the range of an old convention. Sketching on location is Lee's method of laying a foundation for this task. However, once back in the studio, Lee is able to go beyond the experiences felt while sketching, and to draw out the true essence of his experiences into visual imagery. ● "Paintings" also uses both traditional colored inks and modern mixed materials. The process of converting direct, on-site experiences into imagery requires a deeper ability to express oneself. Lee uses robust colors as a logical and necessary answer to this challenge, as colors have a naturally direct and strong visual appeal. You might even say that India ink, light-colored ink, and deep-colored ink, when used together, become a transcendent form of painting. The combination of the dark India ink with colored ink has created a new kind of landscape painting. ● Most of the works in "Paintings" depict natural scenes. Among those, many focus on the subtle colors and feelings associated with sunrise and sunset. Lee focuses not simply on representing the trees, the forest, or the river in these scenes, but on the light and the color changes that dominate that specific time period. The dynamic light and shades that color the sky and earth create a profound harmony that feeds our interest in the forms, and bring us closer to focus on the emotions they provoke. This means we are not primarily focused on the facts we can see, but on the emotions stirred within our hearts. ● Lee wishes to honestly lay forth the emotions we experience when faced with the greatness of Mother Nature and its many phenomena. He expands the uses of light-colored and deep-colored materials while enjoying the expressive range of India ink. Of course, this India ink contrasts sharply with the bright primary colors, and Lee manages to incorporate techniques to show dimensionality (pa-muk) and a watercolor-like spreading (bal-muk). Even so, the overall impression is extremely concise. As a compressed form, its natural beauty and its message combine to create a fantastical world. This world is not one of made-up emptiness, but of reality; and Lee does an unparalleled job of refinishing the old conventions into fantastical forms. In "Paintings," the new Mun-In-Hwa set forth by Lee is truly a world where he goes beyond old conventions. To an artist, drawings are no different from the manifestation of his or her own aesthetic ideals. It is only natural for the artist to want to break out from previous customs and traditions. After all, the modern generation's ideas, philosophies, and perspectives on nature are bound to be different from those of its forebears. Lee takes on the world with the realistic perspective of one who is living in this era. As a contemporary artist, he also works to fulfill his responsibility to express his artistic sensibilities in an honest manner. He works to reach a contemporary aesthetic ideal through his art. ● The rampant ideas of modern art that used to rock the art world now seem to be gradually running low. This is because it is now difficult to find art that showcases ideas in a way that surprises art lovers. Or is it? The young artists who used to be engrossed in thinking up novel ideas are now turning to ponder the origins of art instead. One way to answer this pondering is to take another look around at nature – because nature always has been, and always will be, the master copy for all the artistic molds we encounter. ■ Sin, Hang-Seop

Vol.20131031b | 이동일展 / LEEDONGIL / 李東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