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소리 The Sound of Time Passing By

제정자展 / JEJUNGJA / 諸靜子 / painting   2013_1031 ▶︎ 2013_1208

제정자_歲月의 소리_The Sound of Time Passing By_캔버스에 유채_59×71cm_1983

초대일시 / 2013_1031_목요일_06:00pm

이브갤러리 기획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브갤러리 EVE GALLERY 서울 강남구 삼성동 91-25번지 이브자리 코디센 빌딩 5층 Tel. +82.2.540.5695 www.evegallery.co.kr blog.naver.com/codisenss

枯淡의 아름다움-諸靜子展에 붙여 ● 미술에 있어서의 동양과 서양의 차이는, 인간의 조형능력 보다는 오랜 세월, 환경에서 오는 특이성이란이든지 성격, 그리고 미학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많다. 즉, 동양은 비합리적이고 유현(幽玄)한 신비 사상을 바탕으로 해서 미술이 탄생되고, 서양은 합리적이며 구축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해서 독특한 미학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에 살고 있는 화가 제정자(諸靜子)의 경우는 동양적인 것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 받아들인 서양의 미학을 조화시켜서 독특한 미의 세계를 실현시켜야 할 입장에 서있는 것이다. ● 한마디로 동양적이라고 하지만 화가 제정자는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한국적인 미의 특성이 그의 미술에 성격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화가 제정자는 오래 전부터 자기 예술의 길을 닦아왔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얘기해서 한국적인 요약과 단순화 속에서 사변적(思辨的)인 것을 극대화 하는데 있는 것이다.

제정자_歲月의 소리_The Sound of Time Passing By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1996
제정자_歲月의 소리_The Sound of Time Passing By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1983

구체적으로 말해서 그의 작품에는 서양의 회화에서 보는 것과 같은 다채로운 색채가 없고, 고담(枯淡)한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서려있다. 특히 공간 설정에 있어서, 화면 가득히 메우느니 보다는, 결정적인 선과 점으로 꼭 있어야 할 그곳에 흔적을 남긴다. 그러기에 그의 작품에는 우주와 같이 시원스럽게 트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 공간 속에 최소한의 형태와 최소한의 색채로써 형상을 이룬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형태보다는 선과 점, 그것도 그들의 움직이는 상태로써 회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오랜 세월 시간의 때가 묻어서, 퇴색한 것과 같은 그의 화면은 어찌보면 화가 제정자의 나이에 비해서, 무르익어가는 노경의 아름다움에 도달하고 있다. 사실, 동양의 아름다움이란 서양의 아름다움이 생명력이 솟구치는 젊음에 있는데 비하여, 모든것을 초월하고 포용하는 노경의 아름다움에 있는 것이다. ● 화가 제정자는 용케도 그러한 동양미술의 본질에 눈뜨고, 그것을 바로 자기의 것으로 해서 작품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그의 개인전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덤덤하고 소담하고 그리고 고담의 미에 가득 찬 그의 작품을 제시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 이경성

제정자_氣韻의 소리_The Sound of Energ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1996
제정자_歲月의 소리The Sound of Time Passing By_캔버스에 유채_31.8×40.7cm_1976

버선의 상징성과 조형성-제정자의 근작에 대해 ● 제정자의 작품은 그 모티브상에서의 특이함과 그것이 상징하는 정서의 환기에 있어 먼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아마도 그가 한국여인이 아니라면 버선은 그렇게 절실한 발견의 오브제로 등장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한국여인이기 때문에 버선의 선택은 단순한 개별적 기호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한국 여인의 정체성이란 차원에로 연결된다. ● 한복과 고무신에 맞추어 신어야 하는 버선은 생활의 편의에 밀려 전시대적 유물로 사라져 가고 있지만 오랜 세월을 격해서 한국여인들의 신체, 특히 은밀한 발을 감싸는 것으로서의 그 우아한 모양새와 더불어 때로는 에로틱한 정감을 불러 일으키는 대상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잠재되어 있다. 더욱이 한국미를 말할 때 항용 들추어지는 곡선미의 대상이 날렵하면서도 완만한 기와지붕의 곡선과 그윽한 선감과 볼륨감으로 버선이 꼽히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제정자_線과 面_Line and Si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130cm_1987
제정자_靜과 動Serenity and Dynamis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코튼_150×200cm_2013

제정자가 버선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시도한지도 벌써 15년에 이른다. 하나의 모티브를 이렇도록 오래 다루어 왔다는 것은 작가의 특별한 애착에서 비롯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동시에 개별적 기호를 앞질러 잃어져 가는 우리 것에 대한 연민과 애정의 결정이 아닌가 생각 된다. 그것은 곧 우리 것에 대한 발견의 기쁨을 동반하면서 여성성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을 불러 일으킨것이 되고 있다. 버선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그것으로 연결되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삶의 내면을 찾아가는 정신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기호에서 출발하면서 종 내는 한국 여인 전체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끊임 없이 확인하는 것으로서 말이다. ● 초기의 버선은 단순한 이미지의 표상으로 다루어지다가 점차 반 입체적인 꼴라쥬 형식으로 발전되고 있으며 최근에 오면서는 완전한 입체 물로서도 나타난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버선은 일정한 공간 속에 빼곡히 채워지기도 하고 일정한 띠를 이루면서 나열되기도 한다. 때로는 원형의 패턴 속에 서로 어깨를 비비듯 자리하기도 한다. 다양한 구성의 변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브제로서의 버선과 배경에 그려진 버선이 나란히 등장함으로써 실상과 허상의 공간구조를 시도해 보이고도 있다. ● 이미지에서 오브제로의 전이는 종 내는 완전한 입체 물로 구현된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시도된 조각이 그것이다. 흰 대리석 매체에 의한 버선의 입체적인 구현은 평면에서의 꼴라쥬와는 또 다른 차원의 아름다움을 끌어내 주고 있다. 하얀 버선발이란 말이 있듯이 대리석에 의한 버선의 입체화는 그 메스가 나타내는 탄력과 더불어 우아한 실체로서의 자신을 부상시키고 있다. 그것은 어느덧 버선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순수한 조형들로서 그 어떤 것에도 대위 시킬 수 없는 하나의 당당한 존재감을 획득해 보이고 있다. ■ 오광수

Vol.20131031g | 제정자展 / JEJUNGJA / 諸靜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