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SCOPE, 파랑에 들여다보다

조은필展 / CHOEUNPHIL / 趙恩畢 / installation   2013_1101 ▶︎ 2013_1117 / 백화점 휴점시 휴관

조은필_blue scope_뜨개천_17m 이내 설치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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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시 휴관

롯데갤러리 일산점 LOTTE GALLERY ILSAN STORE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784번지 롯데백화점 B1 Tel. +82.31.909.2688~9 www.lotteshopping.com blog.naver.com/ilsan_lotte

"나의 작업은 완전히 순수한 블루를 찾는 여정이다. 그리고 본능적인 추종의 블루는 나에게 전부이다." (조은필) ● 'O(파랑), 이상한 금속성 소리로 가득 찬 최후의 나팔, 여러 세계들과 천사들이 가로지르는 침묵, 오, 오메가여, 그녀 눈의 보랏빛 테두리여!' 프랑스 낭만주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1854.1.20-1891.11.10)의 시, '모음' 중 한 시구이다. 모음이라는 시는 원래 모음의 순서인 A, E, I, O, U순서를 A(검은),E(흰),I(붉은), U(푸른-녹색),O(파란)로 바꾸면서 모음에 덧대어진 고유의 색을 표한다. 왜 시인은 모음의 순서를 바꾸면서까지 O라는 기호적 언어 속에서 파란색을 음유했을까.

조은필_blue scope_뜨개천_17m 이내 설치_2013
조은필_blue scope_뜨개천_17m 이내 설치_2013
조은필_blue scope_뜨개천_17m 이내 설치_2013

'최후', '침묵' 그리고 '오메가(오메가)' 파랑을 대변하는 랭보의 언어들이다. 낭만주의의 비극적이 리만큼 천재적인 시인 랭보는 파랑을 시간의 종결을 내포하는 것으로 은유 하였다. 그만큼 파란색이 담고 있는 색조의 감성은 인간 정신을 넘어선 초월적인 저 세계를 향해 묵묵히 가리키고 있는 듯 오묘한 부름의 손짓이 있다. ● 조은필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초현실적 세계로 우리를 서서히 스며들게 한다. 그녀는 작품 속에 자신의 기억과 그곳에 머물러 있던 감성들을 구현한다고 말한다. 즉 지금 이순간까지의 자신의 존재를 가능케 했던 것들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시간의 탐구이다. 블루 빛과 같은 미지의 영역에서 비추어 내는 미래의 시간에서 과거로의 이행 그리고 그것의 현실화, 이것이 작품 세계의 시계 침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시간의 공존은 초현실 작품을 연상케 한다. 언뜻 그녀의 작업 방식은 현실을 부정하며 과거로의 낭만적 회피라 탓할 수 있지만 분명 작품 속 세계는 비현실이 아니라, 초(楚)현실이다. 시간을 넘어선 시간, 역설적이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이념과도 같은 시간을 품은 '블루'의 영역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그녀의 기억에 대한 쫓음은 단순히 개인의 나르시즘적 회상이 아니라 근원적 시간에 대한 탐구이다. 근원적인 시간에 대한 구현은 마치 비극의 절정이 쓸고 간 무대를 바라보는 듯 하다. 인간의 유한함을 인식시킴으로써 인간을 가장 절망시키면서 동시에 무한함의 표상으로 유한한 존재에 대한 긍정을 가능하게 하는 무한함의 한계, 그 지점이 바로 조은필 작가의 블루 세계와 맞닿아 있다.

조은필_inside blue_혼합재료_10m 이내 설치_2013
조은필_inside blue_혼합재료_10m 이내 설치_2013
조은필_inside blue_혼합재료_10m 이내 설치_2013

'순수한 블루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자 '본능적인 블루의 추종'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과 같이 블루라는 색은 단지 그녀를 대변하는 시각적 도구가 아닌 과거로부터의 '여정', 미래를 향한 '추종' 즉 그녀의 모든 시공간이 총체적으로 녹아있는 세계를 드러냄이다. 또한, '순수하고' '본능적인' 블루에 대한 탐구는 작가에게 있어 작위적이지 않은 생명의 활동 그 자체이다. ● 이러한 조은필 작가의 숙연한 깊이가 스민 블루의 세계는 저절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정신적 작업을 촉발시킨다. 하지만 추상에 그치는 정신이 아닌 살결을 건드리는 색조의 감성적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블루에 침잠하는 일렁이는 눈을 통하여 관람객들 자신만의 감성적인 시공간 즉 삶을 구성하는 실존적 미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

Vol.20131105j | 조은필展 / CHOEUNPHIL / 趙恩畢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