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훈展 / OHJEHOON / 吳帝勳 / photography.mixed media   2013_1204 ▶︎ 2013_1209

오제훈_Dear J 2013-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플레이크 보드_43×30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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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훈 홈페이지_http://www.ohjehoon.com

초대일시 / 2013_1204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3층 제1특별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해석된 시선 ● 작가가 사용한 재료를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나무; 작가는 작품의 재료로써 나무를 선택했다. 하지만 '나무'라는 공통점 너머로 여러 가지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나무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참나무, 호두나무, 단풍나무같은 종류의 것은 아니다. 그녀가 사용하는 나무는 '진짜 나무'와 '진짜 같은 나무', 그리고 '진짜 나무의 사진'이다. 거기에 그녀가 노리는 의도가 숨어 있다, ● 얼핏 보기에는 무엇이 '진짜 나무'인지 혹은 무엇이 '진짜 같은 나무'인지 알 수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표면상으로는 모두 나무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주된 재료로 '진짜 같은 나무'를 선택했다. 이것은 올 초에 그녀가 머물렀던 뉴욕에서의 레지던시 기간에 발견한 재료이다. 홈 디포에서 무료로 얻을 수 있었던 나무무늬 장판은 작업의 재료와 도구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그곳에서 작가에게 좋은 재료가 되었던 것이다.

오제훈_Dear J 2013-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플레이크 보드_43×30cm_2013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진짜 같은 나무'에 '진짜 나무'를 얹혔다. 마치 놀이를 하듯 진짜 나무를 진짜 같은 나무 사이에 은밀하게 숨겨 두었다. 그리고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이것이 진짜 나무일까 가짜나무일까? 무심코 나무라고 생각하던 관객들이 가짜 나무임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 다시 진짜 나무가 얼굴을 내밀며 과연 그럴까 하며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말이다.

오제훈_Dear J 2013-1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플레이크 보드_86×40cm_2013
오제훈_Dear J 2013-1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플레이크 보드_86×40cm_2013

그녀의 숨은 그림 찾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다른 층위, 즉 실제로 그녀가 자르고 결합해 만들어낸 대상들을 받쳐주고 있는 배경 공간에도 나무가 등장한다. 그 나무는 실제 나무이다. 그리고 동시에 실제 나무가 아니다. 왜냐하면 실제 나무의 사진이기 때문이다. 마치 조셉 코수스의 '하나, 그리고 세 개의 의자'나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연상케 한다. 단순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제안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나무무늬 장판도, 또 나무 마루가 있는 방의 사진도 우리들에게 아주 익숙한 방식들이기 때문이다. 장판이 나무무늬로 되어 있다고 해서 이제는 그것을 나무로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실제 나무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 또 사진과 실제 공간을 구분 못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제안이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 그것들이 아주 우리들에게 아주 익숙해져 있어서 그것에 대한 의심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나무냐 아니냐가 우리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시각적으로 그러하면 그만이다. 우리의 일상이 어느 때부터인가 진짜와 진짜 같음의 경계가 모호해 졌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진짜 같은 가짜들이 우리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 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우리를 둘러싼 시각적, 인식적 가벼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대상을 해석하는 관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일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이것은 시뮬라크르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실존마저도 위협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단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물음을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시작하여 점차 자신의 내부로 향하고 있다.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이 언제 끝날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겠으나 자신을 발견하려는 철학적 몸부림이 긍정적으로 비춰진다.

오제훈_Dear J 2013-15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플레이크 보드_86×40cm_2013
오제훈_Dear J 2013-16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플레이크 보드_86×40cm_2013
오제훈_Dear J 2013-17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플레이크 보드_86×40cm_2013

지난 개인전에서의 타이들이 'Intended sight (의도된 풍경)'였다. 무엇인가 왜곡되어진 형태들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지극히 그러하다. 그리고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해석된 시선'이다. 지난 전시를 통해서 의도된 무엇이가를 제시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서는 그것을 해석하려 한다는 생각이 든다. ● '진짜 나무'는 진짜이다. 그리고 '진짜 같은 나무'는 가짜이다. 하지만 '진짜 나무'가 진짜인 것처럼 '진짜 같은 나무' 역시 진짜 장판이다. 우리가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그것은 진짜이며 또 가짜가 된다. 작가는 세 개의 공간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서로 교차하고 충돌한다. 사진 위에 덧씌워진 나무무늬의 장판조각들이 그녀의 작업을 2차원의 평면으로 바라볼 것인지 3차원의 공간으로 해석할 것이지 어리둥절하게 한다. 층층이 쌓인 의자들의 시각적 안정감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것이 주는 불안전성에 시선이 흔들린다. 그리고, 어지러이 펼쳐진 집들의 조합에서 자신의 시점을 읽어버리는 순간을 경험 할 때 그녀의 작업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 해석에 대한 몫은 작가 자신에게도 또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에게도 해당된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집과 공간, 그리고 구조들의 혼란스러움이 그것들에 대한 해석을 부추기기 시작할 때 오제훈의 작업은 생명력을 얻어 스스로 말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살아 있음은 작가 스스로를 향해, 또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던질 것이다. ■ 하건주

Vol.20131208b | 오제훈展 / OHJEHOON / 吳帝勳 / photography.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