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소리

안정주展 / ANJUNGJU / 安正柱 / sound.installation   2013_1206 ▶︎ 2014_0111 / 월요일 휴관

안정주_무궁화 Rose of Sharon_가변설치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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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퍼포먼스 / 2013_1229_일요일_03:00pm

귀기울여봐_네 번의 사운드 아트 릴레이展 네번째전시

기획 / 양지윤

관람시간 / 09:00am~09:00pm / 월요일 휴관

서울특별시 시민청 소리갤러리 SEOUL CITIZEN HALL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0 B1 Tel. +82.2.739.5811 www.seoulcitizenshall.kr

옳은 말 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 노래를 불러보았을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이라면 어김없이 배우는 노래이니. 운동장은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이는 태극기가 있었고, 우리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움과 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의무를 교육받는다. 애국심이란 자기가 속해 있는 국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국가에 대하여 헌신하려는 의식이나 신념을 뜻한다. 애국심을 기르는 것은 초등학교가 수행해야만 하는 교육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만 한다. ● 안정주의『옳은 소리』展은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사용된 선거 홍보 노래를 사용한 사운드 작업과 그 가사를 적은 서예작품, 그리고 펄럭이는 태극기를 촬영한 영상으로 구성된다. 이 노래들은 당시의 유행가들을 개사하여, 아름답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안정주는 애국심이 어떠한 형태로 현실에서 구현되는지를 사운드로 기록한다. 무궁화를 상징하는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이상적인 국가를 노래하는 유행가의 가락들은 전시장에서 울려 퍼진다.

안정주_무궁화 Rose of Sharon_사운드, 오브제_2012

『옳은 소리』展은 반어적이다. 조지 워싱턴이 버찌 나무를 자르고 아버지에게 "나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항상 '정직'하고 '옳은' 이야기만 하는 신념으로 살았다는 일화는 정치인으로서 그의 성공적인 삶을 뒷받침하는 신화일 뿐이다. ● 오늘날 우리는 정직이니 애국심이니 하는 가치들이 무너진 세계를 산다. 2007년 가지각색의 옷을 입은 각 정당 후보들의 유세 현장을 담은 영상에서, 8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진실'과 '정직'을 정치인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알고 있다. 안정주의 이번 전시는 블랙코미디로 되어버린 애국심과 그 주변을 맴도는 현실들을 기록한다.

안정주_무궁화 Rose of Sharon_가변설치_2013

안정주는 한국적 모더니즘과 애국심과 같은 현상들을 비디오로 촬영한 후, 그 영상에 녹음된 소리를 일종의 음악으로 변환시켜 영상 편집의 기초로 삼는다. 안정주의 음악들은 비트가 강조되고,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일종의 박자들이다. 소주공장에서 소주가 병에 담겨 포장되는 과정들을 촬영한「The Bottles」나 5층 건물이 철거되는 과정을 촬영한「Breaking to bits」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현실의 소리들이 비트에 의해 '음악'이 되고, 현실의 장면들이 편집에 의해 '비디오 아트'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 안정주는 선거 홍보 노래들을 녹음하여 편집한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나라 만들어가요'식의 가사들이 전시장에 퍼진다.

안정주_무궁화 Rose of Sharon_서예_2012

『옳은 소리』展은 또한 중의적이다. 정직하지 않은 정치인처럼 예술가가 재현한 현실 또한 정직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예술이 현실세계를 편견 없이 관찰하여 표현한다는 리얼리즘에 대한 요청은 지나버린 오래된 추억일 뿐이다. 편집되고 조작되는 영상과 사진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앙드레 바쟁(Andre Bazin)은 영화를 가리켜 "예술가에게 허락된 해석의 자유와 시간의 역행 불가능에 의해 모든 제약에서 벗어나 이 세계를 원래의 이미지로 재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은 지각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순수한 것이라는 믿음에서 연유한다. 안정주는 리얼리즘의 근본적 한계를 넘어서, 일상적인 리얼리티를 비디오카메라를 통해 복제한 후 편집하는 '가공의 현실'을 재탄생시키는 '기술적 예술'에 종사한다. ■ 양지윤

Vol.20131208j | 안정주展 / ANJUNGJU / 安正柱 / sound.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