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생활하는 예술가

BONUP: Art as Livelihood展   2014_0115 ▶︎ 2014_0222 / 월요일, 구정 연휴 휴관

본업: 생활하는 예술가 BONUP: Art as Livelihood展_두산갤러리 서울_2014

초대일시 / 2014_0115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권용주_안데스_이수성_이우성

기획 / 이성희_장순강_홍이지

오프닝 퍼포먼스 / 2014_0115_수요일_06:30pm 안데스, 「듣기 싫은 노래 메들리 2014」 Opening Performance: Wednesday, January 15th, 2014, 6:30pm Andeath, Medley of Unbearable Songs 2014

관람시간 / 10:30am~08:00pm / 주말,공휴일_10:30am~07:00pm / 월요일, 구정 연휴 휴관

두산갤러리 서울 DOOSAN Gallery Seoul 서울 종로구 연지동 270번지 두산아트센터 1층 Tel. +82.2.708.5050 www.doosangallery.com

두산갤러리는 신진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3회 참가자들이 공동 기획한 전시 『본업: 생활하는 예술가(BONUP: Art as Livelihood)』를 1월 15일부터 2월 22일까지 개최한다.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은 한국 현대미술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신진 큐레이터를 발굴,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다. 매년 3명의 큐레이터를 선정하여 1년 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 강의·세미나·워크샵으로 현대미술의 이론과 현장을 깊이 있게 다룬다. 1년의 교육기간 후, 두산갤러리에서 3인이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해 봄으로써 1년간의 연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큐레이팅 기회를 갖게 한다. 2013년 제 3회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참가자로는 이성희, 장순강, 홍이지가 선정되었다. 상반기에는 전시기획의 다양한 방법론을 배울 수 있는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큐레이팅 워크샵을, 하반기에는 2014년 1월 두산공동 기획 전시의 기반이 될 주제 연구 워크샵, 작가와의 대화 및 글쓰기 워크샵을 진행했다. ● 이 전시는 한국의 20~30대 젊은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한다.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으로 불안정한 고용과 끝없는 경쟁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들의 팍팍한 일상은 예술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놓으며 미술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작품활동을 시작한 젊은 작가들은 '예술가'라는 고고한 이름으로 살아남기 위해 부업과 본업을 넘나드는 삶을 산다. 이런 삶의 모습은 개개인이 처한 현실과 맞물리며 다양한 형태의 작업으로 나타난다. 전시의 제목인 '본업: 생활하는 예술가'는 예술활동과 생계를 위한 부업 활동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삶의 조건을 독자적으로 해석하여 사회에 개입하고 예술활동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말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네 명의 작가, 안데스, 이우성, 이수성, 권용주의 작품은 작가 개개인을 둘러싼 조건에 반응하며 형성되는데, 그 가운데서 사회적 관계의 부분이 드러난다. ● 젊은 예술가들은 예술가이기 이전에 막막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를 견뎌야 하는 한 인간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한 팔자 좋은 사람들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기본 생활권 보장은 철저히 예술가 개인의 몫이다. 사실 요즘 국가가 장려하는 협동조합에도 국가의 사회보장의 책임을 개인들에게 떠넘기려는 신자유주의적인 이면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가들의 예술활동은 생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되고, 생계를 해결하는 일 자체가 자본주의에 함몰하지 않는 일이 되었다. 따라서, 냉혹한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자유롭게 예술활동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예술의 형식과 내용을 따지기 이전에 세심한 전략과 끈기를 요구하는 과제이자 예술작품이 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네 명의 작가들은 각자 오랜 시간 예술 활동과 생계의 문제를 동시에 고민해왔다. 이들에게 예술활동을 지속하는 일이란 경제적 노동과 예술활동의 노동 사이, 그 직업적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형상을 가시화하는 일이다. 즉, 이들의 작품은 생활과 예술활동 사이에 존재하는 모호한 지점을 건드리며 그들만의 생존방식을 보여준다.

권용주_만능벽_혼합재료, 비디오 설치_251×122×122cm, 00:05:00_2014

권용주의 작업 '만능벽'은 작가의 부업활동인 전시 디자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작가는 자신을 먹여 살리는 이 '일'이 한국 미술기관의 기묘한 인력 편제에서 파생됨을 알게 되었다. 대다수의 미술관에서는 좋은 큐레이터를 채용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질을 갖춘 전시 기술자를 고용하는 일에 인색하다. 이런 연유에서 작가는 타인의 작품을 위한 간이벽이나 각종 작품들을 설치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술 생산자인 동시에 전시를 돕는 보조인력이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직업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호한 감정, 작업과 생활이 담담히 마주보게 된 상황에서 종종 느끼는 쭈뼛함이 그의 작업에서 드러난다.

이우성_붉은 벽돌 위에 앉아있는 사람들_천에 과슈, 페인트_345×1200cm_2014

이우성은 작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춰 작업을 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고자 금전적으로나 일정에서나 작품의 크기면에서 다소 무리한 계획을 세운다. 이번 작업에서는 작가 자신에 대한 도전이자 일종의 육체노동인 '큰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익명의 사진 조합으로 그린 전작의 사람들의 모습과는 달리 작가는 그림의 모델이 될 사람들을 직접 만나 자료를 모은다. 동창들, 군대 친구,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사람들, 친구 생일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 작가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제작한다. 「붉은 벽돌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작가의 작업실 앞에 있는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붉은 벽돌 벽에서 시작된다. 그는 촘촘히 쌓아 올린 견고한 벽돌의 벽 이미지 위에 가변적이고 불안정적 상황을 그려내어 그 힘을 무력화하고자 한다. 사람들의 얼굴은 벽의 높이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이들의 자세를 통해 이 벽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안데스_XX클럽_비디오_00:05:10_2011

이 작가들이 예술을 지속하고자 다양한 부업 활동을 찾아온 반면, 안데스는 디자이너로서 활동을 시작해 '매일매일 다르게 옷입기'라는 자신의 취미를 예술로 확장한다. 몇 년 전부터 안데스는 벼룩시장에서 싼 값에 구입한 옷들을 색다르게 구성하여 입고, 그 코디의 결과물을 웹사이트에 매일매일 기록해왔다. 이를 통해 안데스는 새롭고 비싼 상품들을 소비하느라 잊고 지낸, 생활 속에 흔하게 존재하는 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을 다시금 발굴한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작가는 이제까지 모은 옷들을 판매하는 옷가게를 시작하려고 한다. 두산 기획전은 안데스에게 새로운 패션사업을 위한 쇼케이스가 될 것이다. 안데스는 헌옷에서 아름다움을 발굴하는 한편, 잊혀져 가는 구전 동요의 사운드를 현대적 문구와 결합하는 작업도 해왔다. 구전 동요를 기반으로 매년 TV, 라디오, 지하철, 버스 광고에서 귀에 박히도록 반복되는 문구와 사운드를 이용해서 제작한 '듣기 싫은 노래 메들리'는 유쾌하지만 씁쓸한 미소를 남긴다. 안데스는 이 전시를 위해 2014년 버전 '듣기 싫은 노래 메들리'를 제작하여 전시 오프닝 퍼포먼스로 발표한다.

안데스, 이수성_패배를 위한 기념비_혼합재료_520×350×380cm_2014
이수성_노동예술_2012-13_종이에 혼합매체_각 21×29.7cm×50_2014

이수성은 설치와 조각 작업으로 활동하며, 미술 생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미술 주변 노동, 즉 미술 작품의 운송·설치, 전시 디자인, 작품 제작 보조와 같은 일들을 부업으로 해왔다. 최근에 그가 만든 전시 디자인 사업자 이름이 buup(비유유피)라는 것은 본업과 부업의 관계와 그것의 균형에 대한 그의 고민을 짐작하게 한다. 미술가로서의 작업과 미술가의 작품을 위한 디자인 작업에서 가장 큰 차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느냐 그것을 지우느냐 하는 일일 것이다. 이 전시에서 이수성은 미술가로서의 존재감을 지우고, 다른 참여작가인 이우성과 안데스의 작품 설치를 위한 디자인과 제작을 본인의 작업으로 삼는다. 이수성의 작업은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조하거나 잘 보이게 하는 기능을 하지만 아무래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부업으로 하는 노동을 증명하는듯한 메모와 드로잉들이 그에게 할당된 벽면에 걸려있을 것이다.

본업: 생활하는 예술가 BONUP: Art as Livelihood展_두산갤러리 서울_2014

이 전시는 사회적 관계와 작가 개인의 내면 사이를 오가며 그 둘의 관계를 시각화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시각화는 작가들이 무언가를 '수행'하는 그 과정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참여 작가들은 의도적으로 현실을 풍자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이 생존을 하는 과정에서 현실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수행적'이다. 『본업: 생활하는 예술가(BONUP: Art as Livelihood)』는 다양한 층위로 작가들의 삶의 방식을 기록하고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현재를 가늠해 보고, 더 나아가 우리를 둘러싼 사회의 지형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두산갤러리 서울

Vol.20140114d | 본업: 생활하는 예술가 BONUP: Art as Livelihoo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