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apeutic Photography & PhotoTherapy

간지展 / GHANZI / photography   2014_0115 ▶︎ 2014_0128

간지_잉크젯 프린트_100×66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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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3번지 성지빌딩 3층 Tel. +82.2.725.2930 www.gallery-now.com

만남, 보는 것, 그리고 발견 ● 흔히들 우리는 사진을 말할 때, 사물을 '찍는다'는행위보다 '본다'라는 측면에서 생각한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비친 세상을 우리는 보는 것이며, 무수한 필름 컷들 중, 몇 장의 사진들을 솎아 내고, 이를 인화하는 과정에서도,우리는 사진을 보고 또 본다. 그렇다면 우리가 늘 보는 것은 무엇이고 찍는 것은 무엇일까? 왜 우리는 굳이 이 세상을 눈이 아닌, 카메라에 기댄 사진이란 것에서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여기서 사진이란 근본적 속성이나 미학성에 대해이야기나누는 것은 잠시 접어두자.요즘 시대에 사진이라 말 할 수 있는 종류는 무한대에 이르렀으니까 말이다.누군가에게 사진은 예술이고, 기록이며, 증명이자, 과학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진은 치유가 되기도 한다.

간지_잉크젯 프린트_26×40cm_2014

간지는 사진작가이다. 지난 7여년 동안 그녀는도시 속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소비현상을 풍자한 『욕망DesireⅠ-Masterpiece』(2008)에서 자연과 인공의 빛이 교묘히 맞물리며 바다의 거친 속살을 드러낸 『욕망의 바다-The sea of temptation』(2009), 그리고 수평선 너머 끝자락의 바다풍경을 찍은 『바다 耽色(탐색)』(2011)으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도시로 향해 있던 그녀의 시선은 안에서 바깥으로, 치밀하고 숨막히는 좁은 터에서 탁 트인 자연으로 옮겨졌으며, 냉소적이고 차가운 분위기의 색감은 단순하지만 화려한 빛을 띄기 시작했다. 그러나여전히 도시의 끝자락에매달려 바다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그 척박한 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방황하는 듯 하다. 이 때 욕망이란 단어가 그냥 지나쳐 지지 않는 건, 간지란 작가가 작품 제목에 붙인 예술의 덫 때문만은아닐 것이다. 그건 그녀가 유랑하듯, 도시와 자연을 오가며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못하는 도시인의 모습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간지_잉크젯 프린트_53×80cm_2014

우리는 매우 익숙한 방식으로 사진을 본다. 그러나 그 안에 기록된 대상만이 사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은 어쩌면 진정한 의미에서는 사진을 본다고 말할 수 없는 지도 모른다. '무엇을 보고 있는가, 어디로 향한 발걸음인가, 왜 찍었는가'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보는 사진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시선을 연구하는 것에서 우리는 그 사람의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다. 이는 관찰자의 내적 경험이 현실의 형상에서 갖는 '인상'으로서 (그것이 신비주의적 일체감이든 순간적인 감응이든 간에), 또는 현실에 대한 심리적 표상으로서 사진 안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이가'에 대한 고민은 어찌보면 관찰자가 보는 사물에 대한 인식을의도적으로해석하고표현하려는 몸짓이 아니던가?적어도 소위 전문 사진작가라는 건, 그 '인식의 차이'를시각이란 감각의 차원으로 온전하게 전달하는 자라고 보는 것이 옳다.

간지_잉크젯 프린트_80×53cm_2014
간지_잉크젯 프린트_100×66cm_2014

물론 이 글에서 필자는 사진의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이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간지 작가의 가장 최근 작업인 『Therapeutic Photography & PhotoTherapy』(2014)는 이러한 잣대를 놓고 평가하기란 힘들다. 다시 말하면, 먼저 이 시리즈는 전작들과는 다른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간지 작가는 최근 2년 남짓동안 미술심리치료학을 연구하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사진교육을 해왔다. 학생들 중에는 사진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들부터 청소년, 정신질환자들까지다양한 층을 대상으로 사진 실습과 이론을 병행했다. 그리고 이들과의 밀접한관계는 여타아카데미 수업처럼 강의실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 더욱 빛났다. 그녀는 출사라는 명분으로, 학생들과 함께 산,바다, 도시로 향했으며, 사진을 본다는 것보다 찍는 다는 행위란 매력에 빠지게 했다. 바로 이 점은 사진이 경험이란행위적 측면에서 독특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말한다. 때로는 척박한 현실세계의 탈출구로, 만남이란 인간적 교류로, 낯익은 풍경에서의 새로운 발견으로 말이다. 카메라의 뷰 파인더로 세상을 바라 본다는 것은 결국 이런 종합적인 현실세계의 관여를 통해 이뤄진다.

간지_잉크젯 프린트_66×100cm_2014

간지 작가의 이번 전시는 풍경사진이 대부분이다. 오롯이 자연이란 품으로 들어간 그녀의 사진 속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 현대 예술로서의 사진으로 이 작품들을 평가하는 것은 왠지 의도에 맞지 않은 사진읽기인 것 같다. 그러나 여유없는 우리들 삶 속에서 바쁘단 핑계로 미처 발걸음 하지 못한 풍경을 마주하게 하는 그녀의 사진은 한편으로마음의 치유가 된다. 이 전시는 요즘 현대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위로, 치유라는 것을 사진을 통해 시도해 보려는 작가의 의도로 만들어 졌다. 그것이 관람자의 심리상태에 얼마만큼 영향력을 주느냐, 또 다른 사진의 주관적인 해석이냐는 숙고해 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말이다.

간지_잉크젯 프린트_66×100cm_2014

아직 국내에는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연구는 미개척 분야나 다름이없다. 어찌보면 이와 관련된 전문 서적조차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사진치료Photo Therapy를 시도하는 것은 무모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추측보다는 시도를 해 보는 것이 낫지 않은가. 그 일례로 간지 작가가 정신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치료 실험을 위해 사진수업을 감행했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다.당시에 주변에서는수업 중에 예끼치 않은 사고나 돌발상황이 발생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예상과 정반대로 그들은 막상 카메라를 떨어트릴까 싶어 손에 꼭쥐고 다니며 사진촬영에 임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진치료가미술심리와는 다른 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사진이론만큼이나 사진 찍는 행위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이기도 하다.사진은 보고 찍는 행위를 통해 세상과 만나고 이를 재발견하는 경험적 소산물이기 때문이다. 간지의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러한 사진의 가능성을 염두한 첫 행보이다. 그리고 벌써부터 우리는 그녀의 다음 시선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진다. ■ 김정은

Vol.20140116b | 간지展 / GHANZI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