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한展 / KIMKWANGHAN / 金光韓 / painting   2014_0117 ▶︎ 2014_0212 / 월요일 휴관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45×45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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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117_금요일_04: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아트팩토리 서울 ART FACTORY Seoul 서울 종로구 효자로 7길5(통의동 7-13번지) Tel. +82.2.736.1054 www.artfactory4u.com

자연의 현상적 표면을 넘어-빛과 색, 그리고 공간의 어울림 ● 김광한의 작품세계를 굳이 정의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빛과 공간'의 어우러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가 선택하는 소재는 모과 열매나 목련 등 다분히 평범한 사물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그의 작품 역시 자연물을 충실하게 묘사하는 요즈음의 트렌드에 속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 그러나 그의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관찰해보면 그가 결코 묘사주의에만 집착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미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빛과 공간성, 그리고 회화적 표면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어떤 화가가 사물의 외양을 실물 그대로 그려낼 수 있는 자신의 기량에 탐닉할 뿐이라면, 그는 재현주의(representationalism)의 달콤함에 현혹된 상태일 것이고 더 나아가 곰브리치가 지적했던 사진주의의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를 보여줄 뿐이다.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70×120cm_2013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65×65cm_2014

이런 의미에서 김광한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의 리얼리티를 이용하지만 그 중에서 자신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리얼리티를 선택하며, 더 나아가 그 리얼리티의 의미를 해명하고 재해석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이 추구하는 목적중의 하나는 미(美)를 창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은 리얼리티의 모방에만 그칠 수 없고 화가는 리얼리티에서 동기와 주제를 발견하여 그것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변형시키고 수정한다. ● 여기서 필자는 세네카가 언급했던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실물 그대로(quod similius)'라는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예술가는 더욱 깊은 의미에서 '훌륭한 것(quod melius)'을 좋아했다." 이 글에서 '훌륭한 것' 또는 '뛰어난 것'이란 사물의 현상적 외관이 아니라 현상의 표피 내면에 존재하는 정신적 아름다움 또는 현상을 넘어선 초월의 세계이다. 이런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빛의 성질에 대한 이해와 현실 공간을 회화적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안목, 그리고 회화의 표면이 발하는 다양한 뉘앙스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 요구된다. 김광한이 목련을 그리고 모과와 대추를 그리는 이유는 그런 사물 자체가 매력적이기도 하겠지만, 그는 사물을 통해 바로 그 빛의 세계를 정의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70×120cm_2014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65×65cm_2013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33×33cm_2013

빛은 실로 다양한 의미를 담아낸다. 주로 색으로 표현되는 빛은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 요소로 이용되어왔다. 빛은 종교적인 의미를 전달하기도 했고(중세의 스테인드글래스) 인간의 내면과 영혼(르네상스, 바로크)을, 그리고 세속적인 욕망(로코코)과 자연의 찰나적인 아름다움(인상주의)과 일그러진 내면세계의 고통(표현주의)을 표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 그러나 김광한이 추구하는 빛은 매우 소박하고 사색적인 빛이다. '향기가득' 또는 '하늘보기' 등 그의 작품 제목이 암시하듯이, 그는 빛을 통해 향기를 맡고 빛을 통해 하늘을 본다. 그의 화면은 휘황찬란한 요즈음 미술계의 경향과는 달리 담담하고 따뜻한 심성을 느끼게 한다. 때로는 서늘하기도 하고 때로는 양지 모퉁이에 앉은 듯 환하고 산뜻한 인상을 자아내는 그의 빛 속에는 계절과 시간이 있고 바람과 공기의 흐름이 있다. ● 김광한은 빛이 연출하는 이런 다양한 뉘앙스를 의식하면서도, 회화의 다른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인 화면의 공간감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사실 그가 묘사한 사물들은 공간을 암시하는 바탕 효과가 없었다면 별 의미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한지를 붙이고 자유분방하게 물감을 칠한 흔적들은 바로 그 자신의 마음속을 부유하는 비현실적 공간이다. 배경 공간과 묘사된 물체 사이에 존재하는 조화 또는 긴장감 때문에 그의 그림은 보다 풍성해진다. ● 김광한은 이러한 회화적 표면의 긴장감이 주는 매력과 물체를 치밀하게 재현하는 묘미 가운데에서 갈등하는 듯하다. 작품을 제작하면서 화가는 언제나 갈등과 선택의 순간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며, 그 갈등의 깊이에 따라 작품의 밀도는 한층 깊어질 것이다. 학창시절 사회적 현실과 예술이라는 무게 때문에 고민했던 경험도 그에게는 오늘의 작품을 제작하게 된 좋은 경험이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경북 의성의 어느 마을에서 바라보았던 하늘과 갖가지 사물들도 그의 뇌리에 각인되어 그의 작업에 무의식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간과할 수도 없을 것이다. ■ 최기득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82×227cm_2014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45×45cm_2013 김광한_향기가득_캔버스에 유채_65×65cm_2013

나의 작업은 유년시절 고향에서 바라본 하늘과 따뜻하고, 풍요로운 빛과 자연이 전해주는 향기를 담은 풍경이다. 초록 들판의 과실들은 햇살을 머금을수록 서로 다른 색과 향기를 지닌 열매로 무르익어 가고 눈을 감아도 느낄 수 있는 향기로운 풍경으로 변하여 간다. 작업의 소재로 삼은 과실은 이러한 풍경의 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빛 과 향기를 회화적 표현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모과, 대추 등의 대표적 과실을 사용 하였다. 노란빛과 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짙은 향과 깊은 색을 내며, 대추는 햇살의 깊이만큼 색과 형태가 바뀌어 간다. 마치 인생이 무르익을수록 더 진하고 깊어지듯 내 작업의 과실 또한 인생의 한 부분과 닮아 있다. ● 햇살 과 향을 지닌 과실들은 한 가득 담아 캔버스에 옮겨 놓으면 예전 고향에서 바라본 풍경이 바람을 타고 전해져온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까지 두루 비추는 햇빛의 따사로움과 부드러운 향기가 가득 담겨 이내 마음이 풍요로워 진다. 나의 작업은 과실의 충실한 묘사이기보다는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 과 감사의 표현이기도 하다. ■ 김광한

Vol.20140117a | 김광한展 / KIMKWANGHAN / 金光韓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