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rkling breeze

노정희展 / ROHJUNGHEE / 盧貞希 / painting   2014_0118 ▶︎ 2014_0128

노정희_fragrant cuddle_캔버스에 과슈_53×45.5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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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 홈페이지_www.paintingpeople.blogspot.com

초대일시 / 2013_0117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10:00pm

복합문화공간 반쥴 BANJUL 서울 종로구 관철동 삼일대로 17길 23 Tel. +82.2.735.5437 www.banjul.co.kr

당신에게 반짝이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 Sparkling Breeze 노정희. 사방에 물방울이 가득하다. 그 물방울들은 순간 맺혔다가,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그런 것 일게다. 그들은 그렇게 하나하나 다른 방식으로 매 순간 다른 환경과 조명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었다가, 사라지고 만다. 너는 누군가의 눈물이니? 존재로서의 물방울. 그 맺혔던 찰나.

노정희_sweet breeze_캔버스에 과슈_194×130.3cm_2013

(반쥴-샬레) 1월의 작가 노정희이다. 그녀의 작품은 하얀 캔버스 위에 다양한 물방울들이 호젓이 맺혀져 있다.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그 순간을 그녀는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물방울들은 그녀의 붓끝에서 요란하게 춤을 추며, 유려하게 캔버스에 떨어졌을 테다. 붓질은 화려했던 동작과 움직임을 멈춘다. 작업의 열락(悅樂)이 끝나고 기억된 그 방울방울들은 그 움직임이 끝나서일까. 그저 가슴 먹먹하게 서 있을 뿐이다. 캔버스에 기억된 자국들은 눈물로 보인다. 이 화려한 색채감과 아련한 물방울은 감정의 아이러니를 만들어낸다. 현란함 속에서 느껴지는 막연한 우울함. 이 흔적들은 우리를 이름 모를 우주로 끌고 가기도 하고, 싱그러운 새벽의 숲 속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노정희_sparkling breeze_캔버스에 과슈_318×458cm_2013

노정희의 작품을 단순히 심미적 취향의 추상회화로 분류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작품 안에서 자신의 감수성을 오롯이 작품의 정체성으로 승화하여, 노정희만의 세상을 존재론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에서 출발한다. 아련하게 수북이 쌓인 물방울들은 우리를 먹먹하게 만들고, 그 순간 속에서 영겁의 시간을 경험하게 한다. 물방울이 맺히는 순간은 찰나이지만,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시간은 영원함이다. 순간과 순간을 겹쳐 만든 영원의 시간. 그 속에서 맞이하게 되는 존재의 현현(顯現). 우리는 그곳의 아스라함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떤 '환희- Sparkling Breeze', '판타지아' 를 느낀다.

노정희_drawing for sparkling breeze_캔버스에 파스텔, 과슈, 스티커_97×130.3cm_2013

이번 (반쥴-샬레)에서 노정희 작가는 회화와 함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Sparkling Breeze」의 오브제들은 모두 작가의 일상적인 물건들이다. 다 쓰고 난 화장품 병, 한쪽만 덩그러니 걸려있는 귀걸이, 그 옛날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을 법한 목걸이, 지금은 하나밖에 없지만 화려한 세트였을 것 같은 단추 등. 그녀의 물건들 하나하나는 그렇게 사연이 있는 것들이다. 여기에 빛이 들어온다. 그 사연과 함께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은 그것들은 빛을 받자마자, 반짝이기 시작한다. 이제 자신의 쓰임을 다 소진한 그것들은 스스로 발광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가 비춰주는 빛을 반사할 수는 있다. 그렇게 서로는 서로를 비추고, 그 빛 속에서 서로 알아봐 주고, 반짝인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공간이 현란하고 몽환적인 시공간으로 변화하는 마법의 순간이다. 그 마법의 빛은 작가의 시선이고, 우리의 시선이다.

노정희_Dreaming_캔버스에 과슈, 아크릴채색_112×145cm_2013

전 작업에서 노정희는 도시의 쓸쓸한 인간 군상들을 작업해왔다. 우리는 그렇게 얼굴도 없고 몸짓도 비슷한 평범한 하나의 이름없는 물방울이자, 개체이다. 모두 그렇게 일상적이고 평범한, 그렇기에 외로운 사람들이다. 서로의 모습을 보지 못한 채, 그 건너편 어스름히 자리잡은 당신을 짐작할 뿐이다. 어쩌면 이런 무심하고 일상적인 인간들을 작업하다보니, 작가는 그 평범함 속에서 당신의 독특함을 이야기해주고 어루만져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연히 생의 에너지가 충만하고, 바라봐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언제나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해주는 자연의 이미지로 돌아가게 된 것 아닐까.

노정희_sparkling cloud_혼합재료_240×275×220cm_2014

호-야레호-, 그리워를 영어로 말하면, 아이 미스 유, 라지. 내 존재에서 당신이 빠져있다. 그래서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 그런 의미라지. 안나, 호-레, 호-레의 여동생 신도, 너도, 모두 그럴테지...「꿈의 노래」, 쓰시마 유코.

노정희_starry confetti_혼합재료_200×81cm_2014

무릇 그런 것이다. 혼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누군가가 옆에서 나를 지켜봐주고, 알아봐줄 때. 그때 서로에게 반짝여지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 우리의 삶도 서로의 관심 속에서 긍정적인 삶으로 빛나게 된다. 제 능력이 보잘 것 없는 것. 자신의 쓰임이 다한 것. 너무나 일상적인 것. 그것에 시선을 주기. 그 작은 관심은 우리의 일상을, 그리고 도래할 미래를 바꾸는 생의 에너지로 당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황홀한 그 마법의 순간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 이생강

Vol.20140121b | 노정희展 / ROHJUNGHEE / 盧貞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