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수, Showcase

허은수展 / HUREUNSOO / installation   2014_0114 ▶︎ 2014_0225 / 공휴일 휴관

허은수_허은수, Showcase展_Stage3×3, 북스테이지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3 사회적경제 학습동아리 운영지원사업

후원 / 서울시_사회적경제지원센터 주최,주관 / 미팅룸(meetingroom) meetingroom.co.kr/90179927367 기획 / 권혁규 영상 / 김인근

관람시간 / 월_12:00pm~06:00pm / 화~일_12:00pm~09:00pm / 공휴일 휴관

Stage3×3, 북스테이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1-67번지(대학로10길 17) 대학로예술극장 www.hanpac.or.kr/hanpac/html/03_dat/dat07.jsp

가상 인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허은수, Showcase』는 예술창작과 전시의 과정에서 작가 혹은 큐레이터가 경험하는 모순과의 타협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얼룩처럼 번지는 상실의 지점들을 더듬어 보고자 기획되었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Stage3×3은 대학로예술극장 1층 서점 옆에 위치한 약 1평 남짓한 윈도우 공간이다. 여러 공연과 이벤트로 혼잡하고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대학로에 위치한 작은 윈도우 공간 Stage3×3은 주변과 비교해 이질적이니만큼 조용하고 정허하다. 최근 전시공간으로 거듭난 윈도우 공간은 기존 미술관 갤러리와는 다른 공간적 특수성을 드러낸다. 기존 전시공간의 규범과 기능으로부터는 독립했지만 여전히 예술적 보여주기에 종속된 대상화된 전시공간인 것이다.

허은수_허은수, Showcase_단채널 영상_00:31:00_2014 / 영상_김인근
허은수_허은수, Showcase_단채널 영상_00:31:00_2014 / 영상_김인근
허은수_허은수, Showcase展_Stage3×3, 북스테이지_2014

『허은수, Showcase』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이질적이고 양면적인 공간의 특수성을 공유하며 예술의 양가적, 모순적 가치와 그 충돌을 상연하는 연극적인 전시이다. 붉은 무대커튼이 윈도우 반 쯤 내려 앉았고, 정리가 덜 된 연극 무대처럼 만들어 놓은 단 위로 모니터가 놓여있다. 그 모니터 위로 가상의 인물 허은수의 작가 인터뷰 영상이 무성으로 반복 재생된다. 작가와 큐레이터간의 역할 바꾸기를 통해 사전 제작된 약 30분 길이의 인터뷰 영상은 시종일관 여러 상반된 지점을 오가며 희미한 단어와 문장들을 자막으로 나열한다. 허은수 작가(큐레이터 권혁규)는 큐레이터(작가 김인근)가 묻는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회피하고 여러 지점들-사회적 실재와 예술적 허구, 드러내는 주체와 보여지는 객체, 내부와 외부, 방인과 이방인- 사이의 간극이 조성하는 추상적 범주의 어설픈 전달과 재구성만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공존하기 힘든 양가적 가치들을 희미하고 야릇하게 병치시키고 그 뭉개진 가치의 단어와 문장들을 반복적으로 나열한다. 인터뷰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는 지극히 상투적이고 내용의 농도는 답답하리만큼 희미하다. 작가는 인터뷰 내내 양도 불가능한 개인의 영역 안에서 허둥대고, 자신과 작업에 관한 솔직한 공유를 망설인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또 다른 자기모순과 충돌하고 이내 타협하며 스스로를 숨기고 지워간다. 인터뷰는 이렇게 자기모순과의 습관적 타협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아와 예술의 상실을 연속적으로 드러낸다.

허은수_허은수, Showcase_단채널 영상_00:31:00_2014 / 영상_김인근
허은수_허은수, Showcase展_Stage3×3, 북스테이지_2014
허은수_허은수, Showcase展_Stage3×3, 북스테이지_2014

작가 인터뷰를 근간으로 하는 본 프로젝트는 실험적 미술의 소개도, 비상한 예술가의 자아 탐구도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상실한 오늘날의 평범한 작가(큐레이터)의 초상을 그리고 이를 대면하는 주체에 관해 이야기 하려 한다. 예술계에 가속화되는 경쟁논리는 예술가들에게 성공을 향한 단편적 욕망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이 욕망은 낙오의 불안과 공포를 부여하였고, 예술가들로 하여금 던져진 질문에 단호하고 분명하게 답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투명한 유리를 경계로 마주한 허은수는 우습지만 쓸쓸한 우리들 상실의 초상이다. 비어있는 무대와 상연된 인터뷰를 보고 있으면 내부와 외부의 불완전한 시점들이 유리들 투과하듯 상실에 어찌하지 못하는 나의 무능력을 대면한다. 그리고 이내 명백한 우울함이 몰려온다. 이 무능력함과 우울함으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허은수, Showcase』는 이런 나를 마주보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우리는 마주한 자아로부터 느낀 최초의 불편함과 낯설음에 충실해야 한다. 대면하는 자아의 불편함을 고통스럽게 인지해야 하고 이를 지속해야 한다. 프로젝트는 이렇게 마주보는 주체들이 뒤섞이고 충돌하고 서로 좌절시키고 해체하고 재구성 되는 고통의 과정을 지지한다. 불편한 마주봄을 기어이 지속하기 위한 자발적 토론이 열리길 기대해 본다. ■ 권혁규

Vol.20140129b | 허은수展 / HUREUNSOO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