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 廊

박경묵_정희석 2인展   2014_0204 ▶ 2014_0324

REST 廊-박경묵_정희석 2인展_갤러리 AG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4_0204 ▶ 2014_0313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AG GALLERY AG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993-75번지 안국약품 1층 Tel. +82.2.3289.4399 www.galleryag.co.kr

2014_0314 ▶ 2014_0324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 휴관

서울시창작공간 잠실창작스튜디오 SEOUL ART SPACE_JAMSIL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5 잠실종합운동장 내 하늘연 Tel. +82.2.423.6674 www.seoulartspace.or.kr/G10_jamsil/main.asp

REST廊, 마음의 평온이 머무는 사랑방 - 기업 문화마케팅, 선택 아니라 필수 ● "한국의 놀라운 산업기술 발전 배경은 '한국의 문화'에 기인한다. 지금 기업인 여러분들이 보여주시는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노력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기업과 예술의 상생이 좀 더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 이는 작년 12월 초 한국메세나협회의 '2013 기업과 예술의 만남' 결연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이 한 말이다. 그만큼 기업의 문화마케팅 활동이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직원간의 네트워킹 향상 그리고 기업이윤창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친다는 얘기다. ● 이처럼 최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 사이에 문화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유행처럼 보편화되었다. 또한 일부의 전문가들은 물리적인 경비지출을 통한 기업 이미지 광고는 제한적이고 한시적이지만, 문화마케팅을 활용한다면 지속적인 부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 특히 세계적인 석학이자 문명비평가인 프랑스의 기 소르망 역시 "앞으로 국가 간, 제품 간 경쟁에서 승패는 문화적 부가가치가 있는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이젠 문화적 독창성이 경제 발전에 필요한 시대이다. 선진국일수록 예술과 언어 등 문화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며, 강한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강한 경제는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안국약품(주)가 운영하는 비영리 갤러리인 갤러리 AG 역시 매우 모범적이고도 성공적인 대표사례라 할 수 있다.

REST 廊-박경묵_정희석 2인展_갤러리 AG_2014
REST 廊-박경묵_정희석 2인展_갤러리 AG_2014

갤러리 AG, 정신건강 돕는 문화명소 ● 갤러리 AG는 그동안 기성작가의 초대 및 기획전,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공모전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더구나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아트를 포괄하는 전시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정서적 교감을 제공하는 문화명소로 자리 잡았다. 제약회사의 특성에 맞게 국민의 신체건강은 물론 지친 마음을 미술로 치유함으로써 정신건강까지 챙기는 셈이다. 더불어 갤러리 AG가 미술계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비주류 작가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까지 꾸준히 재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원 대상 작가들의 나이와 자격 등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지원방침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더구나 갤러리 AG는 특별한 계층만을 위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주변 지역의 시민들이 언제든지 오가며 쉬어갈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문화쉼터'를 표방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정겨움이 묻어난다. ● 이번 갑오년 첫 기획전인『REST廊(사랑채 랑)』은 갤러리 AG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전시로 여겨진다. 말 그대로 '휴식'의 의미를 담고 있는 "REST"와 집안에서 가장 편안한 휴게공간인 "사랑방"을 재조합한 합성어이다. 아주 기발한 설정이다. 묘하게도 유사한 발음의 '레스토랑(restaurant)'의 유래와도 통한다. 레스토랑 역시 본래 '회복하다(restaurans)'라는 라틴어를 기원으로 하는데, '휴식을 취해 건강을 유지하고 회복하여 본래의 상태로 돌아오게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현주 큐레이터의 "입춘을 기념한 이번전시『REST廊』은 갤러리 AG의 중심 키워드인 '위안'과 '치유'를 가시화한 복합적이고 장르융합적인 전시형식이다. 관람객이 되도록 편안하게 마음을 내려두고 '일상에서 꿈꾸는 작은 파라다이스'의 감흥을 받아, 본래의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라는 말에 전시의 취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박경묵_송운만동해 松韻滿東海_종이에 먹, 채색_241×2148cm_2014
박경묵_송음 松陰_종이에 먹, 채색_18.5×22cm_2013
박경묵_무진풍 無盡-風_한지에 먹, 채색_40×109cm_2013

REST廊, 박경묵과 정희석의 환상하모니 ● 갤러리 AG의 이번 신년 첫 기획전『REST廊』은 한국화와 목공예라는 다소 동떨어진 장르의 엉뚱한 조화를 선보인다. 전형적인 한지에 전통수묵화 기법의 한국화가 박경묵, 나무소재를 활용해 거의 모든 종류의 가구를 재현해내는 목공예가 정희석! 전혀 다른 두 장르 작가의 작품을 같은 전시공간에서 하모니를 이루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할 정도다. 하지만, 전시결과는 매우 신선한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우선 도로변과 마주한 쇼 윈도우 박스 갤러리 바닥엔 솔방울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고, 왼쪽 편엔 직경 40cm가 넘는 제법 큰 솔방울 구체(球體) 10여개가 매달렸다. 그 뒤의 벽면엔 좌우로 길게 늘어진 바닷가 해송(海松) 군락 그림이 펼쳐져 걸렸다. 마치 솔방울 장식물로 솔향기 가득한 어느 방안의 긴 창문을 통해 저 너머 소나무 숲을 감상하는 정취가 느껴진다. ● 그러나 전시장 들어서면 정반대의 반전이 기다린다. 까마득한 지평선에 맞닿았던 소나무 숲이 어느새 전시장 벽면을 따라 가득 메워 장관을 연출한다. 세로 약 250cm 높이에 가로 21m가 넘는 초대형 화면의 박경묵 작가 작품엔 크고 작은 10그루의 해송(海松)이 춤을 추고 있다. 이에 질세라 청명한 드넓은 바다에선 생동감 넘치는 파도의 음률이 끊임없이 넘쳐오고 있다. 인기척이라곤 전혀 없는 질박한 황토마당 무대엔 오로지 소나무 가족만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광대한 전시벽면의 소나무 그림에 눈이 익을 즈음, 조도(照度)가 낮아 어둑했던 바닥 여기저기에 또 다른 주인공이 등장한다. 목공예가 정희석의 원형 솔방울 덩어리 작품들이다. 지름이 작게는 40cm, 크게는 90cm가 넘는 솔방울 구체 수십 개가 바닥에 자연스럽게 흩어져 있다. 해풍에 쓸려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방울들이 뒹굴고 있는 듯, 신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외부에 노출된 쇼 윈도우 갤러리가 근경의 솔방울과 원경의 소나무 숲을 보여줬다면, 실내에선 소나무 숲을 관람자에게 메인으로 앞당겨주며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처럼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박경묵의 전통수묵 풍경화와 정희석의 솔방울 설치물은 통일된 하나의 주제로 기가 막힌 호흡을 보여준다. 가장 간결하게 군더더기를 걷어낸 심플한 기획의 묘미가 돋보이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정희석_테 시리즈_혼합재료_지름 40cm_2014
정희석_테 시리즈_혼합재료_지름 40cm_2014

장인정신 돋보인 초대작가 박경묵 & 정희석 ● 이번전시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작품의 제작과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부수적인 효과를 위해 메인 전시장 주변에 몇 점의 소품들을 덧붙였지만, 이번전시는 크게 보면 회화 한 점과 설치 한 점, 단 두 점으로 이뤄진 셈이다. 그런데 작가적 노동력으로 따지자면 수십 점에 버금간다. ● 우선 박경묵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작년 무더운 여름에 국토종단을 감행했다. 이때 수백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동해안의 모진 삭풍(朔風)을 이겨낸 해송(海松)들은, 그 자체가 인생역경을 극복하고 있는 자신의 축소판이었을 것이다. 또한 아직 젊은 연령임에도 먹을 유려하게 조율하고, 문기(文氣)어린 서예실력을 겸비한 것은 그만큼 치열한 작가적 삶을 천착해온 결과이다. 실제 6년간 서예수업에 매진했는가 하면, 꽃을 잘 그리기 위해 꽃꽂이를 배우고, 하루 동안 인물 크로키를 400장 이상 그릴 정도로 프로 근성이 넘친다. 다음으로 정희석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에 선보인 설치작품에 쓸 솔방울을 구하기 위해 강원도 양구의 소나무 군락지를 여러 청년들과 다녀왔다. 그렇게 해서 무려 40kg이 넘는 자루로 31포대나 되는 솔방울을 구해왔다. 그 중에 양질의 솔방울을 골라 일일이 낱개를 붙여 속이 텅 빈 구체(球體) 35개를 만들어낸 것이다. 마치 수많은 비늘 조각들이 겹겹이 탑처럼 쌓여 솔방울이 만들어지듯, 수천 개가 넘는 솔방울을 이어붙이는 과정 자체로 수행의 경지를 보여줬다. ● 이번 기획전에 맞춤형으로 출품한 작품 이외에 박경묵 작가와 정희석 작가 원래 작품의 가장 큰 공통점은 친자연적이란 점이다. 자연의 실경을 내면의 관념적인 풍경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박경묵 작가나, 모든 목가구의 제작과정에서 되도록 인위적인 인공미보단 제각각의 나무재질의 자연미를 존중하는 정희석 작가 모두 그 출발점과 끝점엔 여지없이 자연을 모태삼고 있다. 특히 정희석 작가는 처음에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목공예가로 전향한 케이스다. 결과적으로 이런 특이이력은 오히려 큰 장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의 목가구 작품들은 절제된 요리에 적절한 양념을 더하듯, 단순히 기능성을 넘어 원재료인 나무가 지닌 태생적 정체성을 되살려 고유의 향기를 지켜주려고 무던히 애쓴 흔적들이 역력하다. 곧고 반듯한 나무가 꼭 좋은 나무가 아니라, 휘고 왜곡된 모양 자체도 충분히 존중할 만하다는 인생의 지혜를 나무로 이야기해준다. ● 이번 갤러리 AG의 기획전『REST廊(사랑채 랑)』은 장르 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문화융합이 보편화되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새로운 전시 트렌드의 한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어떤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지도 확인시켜 주는 계기였다. 이번 기획전은 갤러리 AG의 전시를 마치고, 잠실창작스튜디오 하늘연갤러리에서 연장전(3월14일~24일)으로 이어진다. ■ 김윤섭

Vol.20140203h | REST 廊-박경묵_정희석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