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오윤경展 / OHYUNKYOUNG / 吳侖璟 / mixed media   2014_0314 ▶︎ 2014_0402 / 월요일 휴관

오윤경_Fold Ⅰ_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0×78cm_2013

초대일시 / 2014_0314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69(화동 127-3번지) 2층 Tel. +82.2.735.1036 www.gallerygabi.com

음색의 층위 ● 색은 시각적 요소만은 아니다. 색은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 색을 다루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작가가 생각하는 색(표현되기 이전의 색) 그리고 결과로 나타난 색(표현된 이후의 색)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실상 이러한 차이 때문에 색을 사용하는 작업은 상당할 정도로 조형적 긴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색과 함께하는 작업은 예술적 과정을 체감할 수 있는 즐거운 행위이다. 오윤경 작가는 단적으로 말해 색을 잘 다룬다. 색들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화면 전체의 이미지로 제시하는데 능숙한 솜씨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 어떤 분위기이다. 어떤 분위기인가? 바로 시각적인 이미지에서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음악적 분위기이다. 이 분위기는 작품에서 환기되는 음색(tone colour)의 층위들에서 나온다.

오윤경_Fold Ⅱ_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93×74cm_2013
오윤경_Fold Ⅲ_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5×55cm_2013
오윤경_Flow_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7×54cm_2012
오윤경_Meadow_캔버스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90×117cm_2013

음색은 말 그대로 소리의 색깔을 뜻하는 말이다. 음색은 형식(선율, 박자, 셈여림 등) 이전에 존재하는 본래적이고 원초적인 감각의 소리이다. 오윤경의 작품에 나타난 색은 이러한 음색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형식 또는 구성을 위한 색이라기보다는 음색처럼 섬세하고 미묘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색을 화면에서 구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Fold」나 「Woodland」 연작들은 얼핏 보기에 패턴의 형식과 구성에 치중한 작품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보면 색의 이미지들이 음색의 층위들로 변용되어 다양한 음악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다양한 기술매체(사진, 컴퓨터 프로그램, Archival Pigment Print 등)를 작업 과정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작품의 이미지에서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갖게 되는 이유를 바로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오윤경_Woodland Ⅱ_종이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5×150cm_2013
오윤경_WoodlandⅠ_종이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42×57cm_2005

오윤경은 일상이나 자연의 이미지들을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형식과 구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 나타난 이러한 단순과 반복은 음색의 층위들을 형성하고 경험의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미적 표상이 된다. 그러기에 작품을 보다보면, 마치 필립 글래스의 「해변의 아인슈타인(Einstein on the Beach)」과 같은 미니멀리즘 음악을 듣는 것처럼 미묘하면서도 흥미로운 감정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이미지의 색이 조형적 반복을 통해 음색의 차원으로 변용된다. 색의 이미지, 그 음색의 층위들은 서로 우연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흔적을 남기거나 감정의 균열 혹은 심적 동요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시간을 두고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점점 더 다양한 이미지들을 보고 듣게 된다. ■ 임성훈

Vol.20140310e | 오윤경展 / OHYUNKYOUNG / 吳侖璟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