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는 픽션이다. This exhibition is fictional.

최형우展 / CHOIHYUNGWOO / 崔炯宇 / mixed media.installation   2014_0301 ▶︎ 2014_0318

최형우_work No. 1~8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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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301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이레 GALLERY JIREH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405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1.4115 www.galleryjireh.co.kr www.facebook.com/galleryjireh

이 전시는 픽션이다. / This exhibition is fictional. ●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을 강조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제일 어려워하는 건 소통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당면한 상황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 소통은 어렵다. 때로 사람들의 사이는 너무 멀어 보인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 보자. 소통이란 게 원래 가능한 것인가? 극단적으로 보자면 소통의 가능성 자체가 뜬 구름 같은 것은 아닌가? 소통에 존재하는 건 과정뿐이다. 소통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결과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더군다나 소통의 과정에서 소통을 명목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저질러지고, 이는 더 큰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최형우_work No. 16,17_혼합재료_90×90×35cm, 180×90cm_2014

'Choi Hyung Woo WITH Han Chang Ho, Kawakura Iwachi, J. Lighthouse'(이하 'with') 展은 가상으로 기획된 전시이다. 즉, 이 전시는 픽션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전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여타 전시와 다름없이 갤러리와 협의 하에 전시장을 섭외하고 기획에 맞춰 작품도 제작하고 전시장에 관람객들도 초대하였다. 물론 이 모든 게 가상이라는 기획의 틀 안에서 행해지는 허구의 행위들이긴 하였지만 전시라는 실체는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전시는 픽션이어야 했는가?"

최형우_work No. 11~12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최형우_work No. END_단채널 영상_2014

가상으로 기획된 전시 'with'는 "work for communication, communication for work(소통을 위한 작업, 작업을 위한 소통"이라는 슬로건에 타 장르의 예술가들과의 협업(콜라보레이션)이라는 컨셉으로 타 장르의 예술가들과 소통의 어떠한 전제도 두지 않고 의견을 주고받고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과정자체가 미묘하게 폭력적으로 변화함과 동시에 협업의 결과물들도 소통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되어 전시의 슬로건이었던 "소통을 위한 작업, 작업을 위한 소통"에서 '소통'은 증발하고 작업만 남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집중한다. 또한 과정을 통해 제작되어진 작품들에 제목을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작업'만 남게 되는 상황을 부각시켰다. 물론 이 전시에 참여한 타 장르의 예술가들은 모두 이름, 나이, 국적, 직업 등도 모두가 주체자인 작가의 상상력으로 창조해낸 인물들이며 그들과의 소통의 과정이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여타 전시와 다름없이 전시회를 열고 전시장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한다. 그리고 전시 당일 "이 전시는 픽션입니다."라는 헤프닝을 벌이고 그 순간을 촬영한다. 오픈식에 참여했던 관람객들은 일방적으로 편입 당하게 되고 작가는 관객들에게 미묘한 차원에서의 폭력을 실제로 행사하는 퍼포먼스를 함으로써 가상 전시의 주제 (소통의 폭력성)와 일맥상통하는 진짜 작품을 제작한다. 그리고 이 작품을 가상으로 기획된 전시장안에 설치 상영하여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최형우_이 전시는 픽션이다.展_갤러리 이레_2014

소통에 대해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되었다. 안되었다"로 표현을 한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소통이란 가능한 것 인가?"에 대해 소통은 존재하지 않고 단지 과정의 반복이라는 전제하에 다시 한번 이야기 해보자. 소통은 과정의 연속일 뿐 결과가 아닐 수도 있고 좋은 과정을 '되었다'로 좋지 않은 과정을 '되지 않았다'라는 식으로 쉽게 이야기 하는 것 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우리가 느끼는 소통의 인식 이란 게 자신의 만들어 놓은 허구 속에서 자신의 일방적인 관점으로만 해석해 놓은 또 다른 불통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소통이란 단어가 우리 주변에서 많이 오르내리는 만큼 우리는 불통의 사회에서 살아간다. 어찌 보면 쉽게 결론짓고 재빨리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요즘의 우리에게 소통의 진실과 허구의 문제는 그리 중요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좋은 결과를 위해선 좋은 과정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Vol.20140317d | 최형우展 / CHOIHYUNGWOO / 崔炯宇 / mixed media.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