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정담

2014_0320 ▶︎ 2014_0419 / 백화점 휴점시 휴관

오견규_쌍청_장지에 수묵 채색_45×38cm_2013

초대일시 / 2014_0320_목요일_06:30pm

참여작가 김화영_박성완_박태후_백종휘_오견규 이혜리_장용림_최진우_한희원

관람시간 / 10:30am~07:30pm / 4월19일_10:30am~06:00pm / 백화점 휴점시 휴관

롯데갤러리 광주점 LOTTE GALLERY GWANGJU STORE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 225(대인동 7-12번지) 광주은행 본점 1층 Tel. +82.62.221.1807~8 blog.naver.com/glotteart

봄볕 그윽함에 시린 날 보내고-'신춘정담 新春情談' 展을 열며'춘하추동 春夏秋冬' 으레 절기의 시작에는 봄을 앞세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기운 탓도 있겠지만, 봄날의 흥취는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기에 참으로 절묘한 힘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의 신년보다 새봄, 새 학기, 새내기로 어우러지는 봄은 여느 생명으로 하여금 언제나 반가운 절기일 터이다. 자연이 선사하는 상서로움만큼이나 본시 생의 아름다움을 투영하는 예술도 이 계절에는 복작거리는 모양이다. '신춘 新春'이라는 용어에서도 느껴지듯이 예술인들 또한 나름의 창작 환경을 바로 세우기 위해 다시금 노력하는 때이기도 하다. ● 기운생동의 봄을 알리는 경칩(驚蟄)을 앞둔 어느 날, 이제 갓 불혹을 맞이한 지인으로부터 받은 질문을 떠올려 본다. 그는 미술인들의 창작활동이 시대 안에서 가치 있는 흐름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 한다. 이러한 사유는 시절의 부박함에서도 기인한 것이지만, 생활을 위한 작업을 고려할 법한 그 이면에 창작의 가치와 역할까지 고민하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이내 먹먹함을 느꼈었다. 당연한 의문이기도, 또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 시대를 먼저 경험한 이들은 어떠한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다양한 매체와 더불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라는 척박한 환경이 창작자들의 암중모색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세대 간의 단절은 작가들을 더욱 좁은 위치에 서게 한다. 하나의 논리와 목적으로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어가기란 뜻 그대로 어려운 시절이며, 형식의 다채로움과 함께, 소위 '열린 가능성'이라는 매력적인 기치는 때로 사상누각(沙上樓閣)의 과오를 범하게 한다. ● 금번에 롯데갤러리에서 봄맞이 기획으로 준비한 『신춘정담 新春情談』展은 세대 간의 조우이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윗 세대의 미술인이 청년세대의 작업세계를 추천하고 함께 조망하는 자리이다. 평소 인상 깊게 다가왔던 2인의 작가를 추천, 그들의 작품을 향유하고 서로의 작업관을 이야기하는 장이다. 본 전시에는 오견규, 박태후, 한희원 화백이 그 추천을 담당해주었고, 장용림, 최진우, 이혜리, 김화영, 박성완, 백종휘 작가 등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회화와 설치, 공예 장르의 작품을 고루 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윗 세대 미술인과 유사한 작업 성향이 아닌 추천인 나름의 가치와 의미로 해석된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깊다. ● 작가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윗 세대 작가들의 조언과 격려 속에는 공통적으로 창작자로서의 존립 여부, 다시 말해 작가로서의 생존 여부에 관한 우려가 주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새로울 것 없는 이러한 근심 안에서 '존립'이라는 단어의 속뜻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나아가 바로서기의 가능성에는 지속할 수 있는 작업세계의 힘과 더불어 현실적인 창작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로움까지 포함되었다. 함께 작품을 선보일 작가를 고려함에 있어, 화단에서 알려진 이름값이나 작품의 재화가치, 혹은 그 구축 가능성의 여부보다는 창작태도와 작업세계의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듯하다. 새시로 조명되기를, 열악한 환경에서 나태함을 걷어내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주기를 바라는 '선험자'의 간절함일지도 모르겠다. 봄을 양춘(陽春)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볕의 기운이 왕성한 때이기도 하지만, 널찍한 응달에서도 싹 틔우는 소생의 생명력처럼, 지난한 창작의 길을 더불어 걸어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 고영재

장용림_꽃이 핀다-사랑이다_한지에 석채, 분채_97×130cm_2012
최진우_봄이 오는 소리-무등산_수묵 담채_47×78cm_2014

오견규 추천작가 / 장용림_최진우 장용림 ● 장용림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꽃들이다. 매화, 개망초, 찔레꽃, 동백 등인데 단순히 아름다운 꽃이 아니다. 옷고름 같은 고운 띠로 묶은 한 움큼의 매화, 횃대에 걸린 어머니 저고리 자락 뒤로 드러난 청매의 향기, 하얀 눈 위에 떨어 진 선연한 동백꽃 등은 신이 작가에게만 내민 은밀한 선물처럼 느껴지게 한다. 왜냐면 스스로 피고 지는 생명의 존엄을 증명하고 있는 꽃들의 엄숙한 비밀을 작가는 이미 눈치 챘기 때문이다. (중략) 본디 삼가하며 맑으며 고요함으로 자신을 일궈내는 작가의 고움은 꽃의 은은한 향기처럼 나에게 슬그머니 다가온다. 최진우 ● 작가는 처음 서양화를 전공했다가 한국화로 진로를 변경했다. 수채화와 공필법도 익혀서 세밀화에도 능하다. 그런 그가 한국화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인의 얼, 강과 산, 그 땅에 사는 우리네 삶을 표현하기 위해선 우리 전통회화인 한국화가 적절했으리라. (중략) 삶의 고귀한 가치는 아주 높은 곳에나 멀리 있지 않다. 때로는 부대끼고 때로는 다독이며 밥 먹고 사는 세상 속에 있듯이 예술이 사람보다 우선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다행히 최진우의 그림에는 그림도 있고 결핍과 상실의 시대에 안부를 묻는 세상 이야기도 있다. 이런 것들이 최진우를 기대하는 이유다. ■ 오견규

박태후_자연 속으로_화선지에 먹과 채색_190×120cm_2013
김화영_꽃이 피면_광목에 먹, 동, 원석, 칠보_가변설치_2014
이혜리_파란 잠_장지에 채색_163×130cm_2013

박태후 추천작가 / 김화영_이혜리 김화영 ● 금속공예가 김화영은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광주에서 오랫동안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작업이 반짝반짝하고 세련되어 '아하! 금속공예도 저렇게도 풀어갈 수 있구나' 하고 가끔 감탄하게 만들고, 소신이 뚜렷해 묵묵히 저만의 길을 간다. 해외 아트페어에 나갈 때마다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반응이 더 뜨겁고, 중앙의 명문대학이나 프리미엄, 화려한 공모전 타이틀 같은 그럴듯한 포장지만 덮어 씌어놓으면 중앙에서 수표 세느라 바쁠 것 같은데, 불행히도 지방이라는 광주의 변두리에서 동전을 가끔 줍고 있다. 이혜리 ● 경기침체로 거품이 빠지며 수많은 화가들이 전업(轉業)하거나 대학에서도 미술과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되며 더더욱 한국화는 지망생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인 요즘, 이혜리는 한국화를 전공하고 석사학위 청구권으로 채색 한국화를 발표한다. 「파란여정」, 「꿈」, 「파란 잠」 등 몇몇 작품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이 강하게 엿보인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그리고 위기는 곧 기회임을 염두에 두고 부디 이혜리가 중도에 붓을 놓거나 게을리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작업을 계속해 가길 하는 깊은 바램이다. ■ 박태후

한희원_퇴락한 도시의 일기_캔버스에 유채_84×167cm_2013
박성완_구 도청 분수대_캔버스에 유채_123×213cm_2014
백종휘_천리마_한지_가변설치_2014

한희원 추천작가 / 박성완_백종휘 박성완 ● 박성완 작가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재료로 보여지는 미술판에서 가장 전통적인 회화적 요소로 작업하는 작가이다. 물감과 붓, 캔버스 그리고 소재 자체도 우리 주변의 널려있는 풍경을 그리는 작가이다. 가장 평범함을 놓치지 않고 직시하는 자세는 요즘 젊은 작가들이 잘 보여주지 못하는 작업의 태도이다. 이러한 작업은 분명히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구태의연함일 수도 있고 가장 견고함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물감과 붓 그리고 풍경은 회화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평범함 속에 창조적인 형태와 철학을 불어 넣은 생명력은 실제로 가장 어려운 작업일 수도 있다. 박성완 작가가 이러한 작업의 형태 속에서 이 시대를 뛰어넘는 자기만의 철학과 표현으로 감동을 주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그동안의 박성완 작가의 건실한 작업의 태도를 보면 분명한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백종휘 ● 백종휘 작가는 조각가이다. 201광주국제아트페어에서 공중에 매단 한지종이로 제작한 말 작품으로 많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던져주었다. 연극 에쿠우스에 나오는 비극적인 요소가 있는 말은 아니지만 독특한 한지의 동양적 사유와 현대적인 작품의 모습을 동시에 갖추어져 있어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백종휘 작가의말에서는현대적인느낌과고전적인감성이묻어나고있어작품의깊이를느끼게해준다. 작품에서 사람의 마음을 흔들게 하는 요소가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백남준이나 김환기의 현대적인 작품이 감동을 주는 것은 현대와 첨단의 추상성 속에 인간의 근원적인 감성을 흔드는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와 고전 이러한 상반적인 요소가 조합되어 다가오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킨다. 백종휘 작가의 앞으로의 작업 속에 더 천착되는 사유의 세계를 기대해본다. ■ 한희원

Vol.20140322h | 신춘정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