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공작소-關係

안창홍展 / AHNCHANGHONG / 安昌鴻 / painting.installation   2014_0326 ▶︎ 2014_0525 / 월요일 휴관

안창홍_남과 북 드로잉 제작 중_천에 아크릴채색_500×25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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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홈페이지_ahnchanghong.com

초대일시 / 2014_0326_수요일_06:00pm

2014 개관10주년 봉산문화회관 기획展

워크숍 / 2014_0430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제4전시실 Tel +82.53.661.3500 www.bongsanart.org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 A spot of recollections)'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독특한 해석과 그들의 다른 기억을 공작하라! 또 다른 기억, 낯선 풍경을... ●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안창홍_남과 북_천에 아크릴채색_500×250cm_2014

남과 북 ● 안창홍의 전시를 찾은 관객들은 보통, 당혹스러운 장면 속 인물의 냉소적 시선에 사로잡히는 사태(事態)를 기대하겠지만, 이번에 전시되는 드로잉 속의 인물들은 서로에게 시선을 마주하고 있어 다소 싱겁다. 벽면 가득히 세로로 길게 설치된 드로잉 속, 남자와 여자 인물의 시선은 작가와 지금 현재 우리의 시선과는 아랑곳없이 서로에게 대항하듯 마주보면서 동시에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응시하고 있는 듯하다. 관객의 시선은 스스로의 기억을 깨우고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하려들겠지만, 작가의 설정은 어설픈 정황 설명 대신 오히려 관음적인 욕망이 섞인 관객의 시선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안창홍_개_캔버스에 유채_54×65cm_2009

지금까지 발표해온 안창홍 작가의 주요 대표작 60여점의 스틸 이미지를 비디오설치 형식으로 보여주는 반대편 벽면의 영상 아카이브와는 달리 광목 천위에 검은 색 선으로 그려진 드로잉 '남과 북'은 소박하고 담담한 걸개그림 형태로 5미터 높이 벽면에 설치되어있다.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뭔가 예사롭지 않은 마주하기이다. 얼룩무늬 군복 상의만을 어깨에 걸친 여자의 자연 그대로 알몸과 그녀의 배꼽 아래에 장식한 작은 크기의 파란색 문신(文身, tattoo)은 약자로서 거친 세상을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보통 인간의 생생한 존재감과 더불어 합의(合意)할 수 없는 뭔가에 반항하여 맞서는 당당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맞은편에 서서 여자를 내려다보며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 남자는 웃통을 벗고 얼룩무늬 군복 하의를 입고 있다. 슬리퍼를 끌고 있는 여자와는 다르게 남자는 제대로 갖춘 신발을 신고 있으며, 체격이 좋은데다가 양팔과 배에 넓고 화려한 문신을 새기고 있다. 서로를 바라보고 대등하게 서 있는 당당한 자세이지만 남자가 좀 더 우위에 있는 듯하며, 만약 두 사람 중에 하나가 권력을 가지고 지배하는 자라면 아마도 남자 쪽일 것이다. 한편, 이 드로잉과 일정 거리를 둔 벽면에는 다소 불편해 보이는 '개' 그림이 있다. 소외되어 방치된 듯 바짝 마른 개는 '남과 북' 드로잉을 보는 관객의 진실한 해석을 종용하듯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다. 짐작컨대 이 드로잉은 우리 개인의 삶과 지난 역사 그리고 인간 존재와 욕망, 기억에 대한 환기를 독려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기억을 위해 마련한 이곳, 기억공작소에서 작가의 태도를 다시 엿보게 한다.

안창홍_Bed couch'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50×450cm_2008 안창홍_영상 아카이브 스틸컷 중 일부_영상설치_00:07:45_2014

태도, 關係를 바라보게 하는 ● 19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안창홍의 작업은 동시대 인간의 사건(事件)들을 담고 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의 불편한 현실적 삶과 그 당당한 진실을 작품 속에 담아내면서 '노골적인 알몸', '즉물적인 몸', '현실 삶을 담은 몸' 등 인간 존재와 심리를 주목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 우리가 일관되게 이해하는 안창홍의 '태도(態度, attitude)'가 갖는 기능은 '권력'과 '지배'에 대해 이미 익숙해진 허위적 '합의'를 부정하고, 가려진 다른 존재 즉, 삶을 증거하는 '상처'와 '모순'의 가시화를 겨냥하며 냉소하고 '치유'를 생각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을 우리들 역사 속에서 진정한 주인으로 기억되게하려는 작가의 태도는 관객으로 하여금 불신의 사회적 관계(關係)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안창홍_1996년의 사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2cm_1996 안창홍_영상 아카이브 스틸컷 중 일부_영상설치_00:07:45_2014

작가는 주로 '몸'을 통하여 '관계'를 말한다. 성완경에 따르면 대체로 작가의 작업 속에서 세계 관계는 '고통을 주는 자'와 '고통을 받는 자' 간의 몸을 통해 읽힌다. 그리고 작가는 그 세계의 한구석에서 이러한 비극을 엿보면서 역사나 인간에 대해, 그 폭력과 황폐함에 대해 증오로 맞서고 침 뱉기를 서슴지 않는 존재로 설정된다. 안창홍은 화면 속 등장인물과 세계, 그들 서로, 예술가와 대상 사이의 끊임없는 저항 혹은 공격성에 주목하고 그 복잡하고 흥미로운 관계의 매력을 다루는 것이다.

안창홍_술과 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65cm_1998 안창홍_영상 아카이브 스틸컷 중 일부_영상설치_00:07:45_2014

작가의 태도는 가식이 없는 생존의 본능으로서 '야생', 가려진 원초적 '힘'의 관계에 대한 제안일 것이다. 그는 2013년 이중섭 미술상의 수상소감에서 "미술의 힘이 모순과 불합리로 가득한 세상을 바꾸는 절대적 힘이 될 수는 없다하더라도 지치고 피폐한 영혼을 일깨우고 사람들이 또 다른 세상으로 나가게 하는 출구로 인도하는 역할쯤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라고 했다. 또, 2001년 월간미술과 인터뷰에서 "내 인생의 방식은 집단이나 권력에 안주하거나 움츠러들어 던져주는 먹이나 받아먹는 그런 것이 아니다. 끝없는 치열함으로 자신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는 거다."라고 밝히고, 자신이 생각하는 그림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란 구원이자 절망이고, 순결이며 간통이고, 단맛 나는 빵이면서 배설이기도 한 극과 극의 존재이다. 해방과 자유인 동시에 감옥이며 저주이고 자기 성찰의 희열, 고독, 반역이다. 그런가 하면 미래에 대한 비전이고 나와 타자가 만나는 장소이며, 지적 여행을 위한 유일한 공간이다. 그리고 삶이자 죽음인 동시에 행과 불행의 갈림길에서 때론 스스로 자극 받고 채찍질하며 작업을 한다. 이런 것들이 나를 존재하게 한다. 세상에 대한 공격이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법이다. 나에게 있어 그림이란 이런 욕구를 분출시키는 도구이다. 이것은 의무감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이다."라고 자신의 태도를 서술했다.

안창홍_영상 아카이브_영상설치_00:07:45_2014

'남과 북'은 작가의 다른 작업과 마찬가지로 본래의 '야생'을 기억하는 담담한 미술 '태도'이며, 너무나 익숙해진 사회적 '합의' 관계에 반항하는 또 다른 '낯선 기억'으로서 우리의 태도를 환기시키고 있다. ■ 정종구

워크숍     전시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좀더 적극적인 감상방식으로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체험프로그램입니다. 안창홍의 작품세계 *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연계     안창홍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작가의 설명과 관객 토론     일정 : 4월 30일(수) 오후5시     대상 : 누구나(선착순 20명)     문의 : 053-661-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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