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 곁으로 오다 고가구

박소영展 / PARKSOYOUNG / 朴昭泳 / painting   2014_0319 ▶︎ 2014_0325

박소영_시간을 머금다Ⅰ_한지, 염료_55.3×73.55cm_2013

초대일시 / 2014_0319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紙 곁으로 오다 고가구 ● 가구는 일상의 소품이지만 그 속에는 삶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것은 사용자의 신분과 취향, 경제력은 물론 그것이 속한 시대와 민족, 나아가서는 자연환경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방대한 자연, 인문학적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러한 가구들은 사람들의 삶과 더불어 애환을 함께 하며 시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박소영_흔적을 밝히다Ⅰ_한지, 염료_139×71cm_2013

나는 가구, 그 중 우리의 전통 고가구를 통하여 그 속에 담긴 은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자 하였다. 우리의 고가구는 실용성과 미적 예술성을 동시에 지닌 아름다운 조형물임을 말하고 싶었다. 특히 오랜 시간의 축적을 통해 이루어진 목재의 독특한 맛과 멋을 통해 한국미의 아름다움과 시간을 통해 이루어진 고미술의 향기를 전하고 싶었다.

박소영_흔적을 밝히다Ⅱ_한지, 염료_137.5×71.3cm_2013

주거형태가 변하면서 더 편리하고 실용적이며 세련된 현대식 가구가 들어오면서 고가구는 박물관이나 소수의 사람들에게 취미로 수집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고가구는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생활 속의 가구가 아닌 그저 바라보는 유물이 되어버렸다. 그런 고가구를 박물관에서 꺼내어 나의 작업으로 담아내었다.

박소영_고요함에 잠기다Ⅱ_한지, 염료, 먹_140×72.4cm_2014

나의 작품 속 고가구를 비롯한 모든 가구는 견고한 네 개의 다리로 바닥을 딛고 서있는 안정감이 있다.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균형에서 비롯되는 기계적인 안정감이 아니라 직선과 곡선의 은근하고 미묘한 조화를 통하여 변화의 묘를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형태를 통하여 기능을 완성하고, 절제와 조화를 통해 심미적 쾌감을 전해주는 가구는 그 자체가 빼어난 예술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바로 한국미의 본질과도 맥이 닿아 있는 것이다.

박소영_시간을 머금다Ⅲ_한지, 염료_61.3×78.5cm_2013
박소영_부정(不正)을 청재(淸齋)하다_한지, 먹_121×167cm_2014

나의 작업은 바로 이러한 우리의 전통 고가구를 통하여 한국미의 본질적인 내용에 접근해 보는 시도이다. 굳이 한지를 이용한 부조작업을 택한 것은 한지 자체가 지니고 있는 물성이 고가구로 대변되는 한국미의 특질을 표현함에 효과적인 것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둔탁하고 거친 듯 한 질감과 표현은 붓을 통한 묘사로는 표현하기 힘든 것이며, 작업 과정에서 더해지는 손맛은 우리미술이 지니고 있는 본질과 일정한 연계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박소영_세월을 두다Ⅰ_한지, 염료, 55×119.5cm_2013

이런 나의 작품이 지금 이 글을 읽고, 그림 앞에 마주선 사람들에게 가구란, 단순히 우리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미적 예술성을 지닌 아름다운 조형물임을 느껴보고, 더불어 우리의 전통 고가구는 박물관에서 관람하는 지난 선조들의 생활도구가 아닌, 실제로는 함께 하지는 않지만, 그림으로만이라도 우리의 주위, 생활공간에 함께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 박소영

Vol.20140327b | 박소영展 / PARKSOYOUNG / 朴昭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