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미술관에 놀러오다

2014_0327 ▶ 2014_0629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4_0327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고낙범_김형관_박현주_배동기_설박_신성환_신수진 안종연_오유경_이경_이승조_이지숙_이현진

관람료 일반 5,000원 단체2,000원(20인이상) 무료_2세 이하,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및 장애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Goyang Aram Nuri Aram Art gallery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86(마두동 816번지) Tel. +82.031.960.0180 / 1577.7766 www.artgy.or.kr

우리는 눈을 뜸과 동시에 색과 마주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자기만의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다. 평상시 옷을 입고 나갈 때 그날의 기분에 따라 색을 맞춰 옷을 입기도 하고, 음식을 담을 때에도 음식의 색과 그릇의 색을 맞춰 먹음직스럽게 담고자 한다. 색은 우리가 "색이다"라고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공기나 햇빛처럼 자연스럽고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는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우리 삶에 밀접한 '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색은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터득하고 이해하게 되는 직관적인 분야이다. 빨간색 소방차, 검은색 상복, 하얀색 웨딩드레스와 같이 색은 사회적인 약속이자 기호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이렇게 색은 사회를 통합하는 힘을 가지고 있고,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미술 교과서에서는 시각 예술의 기본 요소인 색을 비중 있게 다루며 색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교과서에서 다루는 색 단원은 "빛과 색의 관계", "색의 요소", "색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 이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며, 이 분류를 토대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각 섹션별 작품과 함께 색이란 무엇이고 색에서 우리는 어떠한 것을 느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안종연_빛의 영혼_유리캐스팅, 스테인레스, programed LED Light_가변크기_2010
신성환_빛으로 세상을 그리다_휴대용LED 5가지색, 카메라 등_가변크기_2010~14
이지숙_Gem Series_합성수지 점토, 압출발포 폴리스티렌 폼, 폴리우레탄 폼_2010~11
박현주_untitled#1_캔버스에 아크릴, 금박_130×194cm_2013

"빛 Light""빛은 신체 기능을 조절함에 있어서 음식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환경 요인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리처드 우르트만Richard J. Wurtman) ● 색은 곧 빛이다. 빛을 발하는 광원과 반사하는 대상이 있을 때 우리는 색을 인지할 수 있다. 모든 물체는 일정한 파장의 빛을 반사하고 나머지는 빛을 흡수하게 되는데 이러한 파장 비율의 차이에 따라서 사람의 눈에 색이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색을 보기위한 기본적인 요소인 빛을 다루는 작가를 첫 번째 섹션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안종연 작가에게 있어 빛은 생명과도 같으며 빛을 활용한 그녀의 작품은 우리가 몽롱한 영혼의 세계를 마주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작가의 작품 만화경은 "빛점"에서 시작된다. 무한히 확장되는 빛을 근원으로 작가는 우리에게 삶의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신성환 작가의 "빛으로 세상을 그리다"라는 작품은 실제로 관람객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관람객은 LED 펜을 이용하여 빛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렇게 그려진 본인의 작품이 바로 모니터에 나타나게 된다. 현재까지 오천명이 넘는 관객이 이 작품에 참여하였으며, 관객이 빛의 궤적을 인식하는 사진촬영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며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이미지와 종이와 물감이 아닌 빛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두 명의 작가가 실제의 빛을 작품에 응용하였다면, 이지숙 작가와 박현주 작가는 빛을 조각과 회화로 표현하고 있다. 이지숙 작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젬(Gem) 시리즈는 바로 보석 안에서의 빛의 움직임을 시각화하였다. 작가의 상상에서 시작된 빛의 자취를 조각으로 보며 우리가 항상 보는 물체는 어떠한 경로를 통해 우리의 눈에 들어왔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박현주 작가의 작품에는 언제나 금박이 보인다. 일본 유학시절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1387-1455)의 작품을 모사하면서 금박에 매료된 작가는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 성스러운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금박을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킨다. 그녀에게 있어 금박은 곧 빛이며, 회화의 공간은 빛의 현상을 포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이다.

이승조_Nucleus_캔버스에 유채_129.5×500cm_1977_유족소장
오유경_Created mountain_종이컵_가변크기_2010
설박_어떤풍경1_화선지에 먹, 콜라주_244×122cm_2012

색 Color"다채로운 물감이 스며들어 있는 스폰지를 벽을 향해 던지면, 풍경화처럼 보일 지도 모르는 어떤 얼룩들이 벽에 남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에 따라 그런 얼룩들 속에 다양하나 구성물들이 나타나 보인다. 사람들의 머리, 다양한 동물들 전투장면, 바위, 풍경, 바다, 구름, 숲 등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 빛을 통해 우리의 눈에 들어온 색은 색채를 느낄 수 없는 무채색과 느낄 수 있는 유채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색은 명도, 채도, 색상의 요소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펼쳐진다. 두 번째 섹션은 색의 3요소와 색의 성질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며, 색의 구분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하여 무채색방과 유채색 방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 무채색 방에는 이승조, 오유경, 설박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승조 작가는 1950년대 중반 한국화단에 나타난 추상표현주의에 반(反)하여 조형질서로의 회귀를 지향하였던 오리진(Origin)그룹의 창립멤버로 참여하였다. 초기 그는 색의 대비가 뚜렷한 원통형의 이미지를 보여주었으나, 이후 한국 화단을 이끌었던 백색 단색화에 대비되는 블랙 모노크롬 회화를 추구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흰색과 검정색으로 투영된 아름다운 환영이 드러나는 대작을 만나볼 수 있다. 설박 작가는 우리나라의 수묵화를 현대화한 작가이다. 흰색 한지에 먹과 콜라주를 이용하여 우리의 강산을 단순화하여 표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단아한 마음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 두 작가가 한국의 색을 표현했다면, 오유경 작가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작품의 재료로 활용하여 관심을 두지 않던 사물을 새롭게 보게 한다. 실제로 오랜 시간 퇴적물이 쌓여 산이 만들어지듯 4만여 개의 종이컵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산을 만들었다. 작가는 관람객이 흰 산 속을 거닐며 깨끗한 마음과 마주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치유 받기를 원한다.

고낙범_진홍 scarlet-lake_1캔버스에 유채_112.1×93.9cm_1999
배동기_concealment-43_나무에 채색_54.5×57.5cm_2013
김형관_untitled#12_캔버스에 테이프_122×132cm_2013

두 번째 섹션의 유채색 방에는 다양한 색을 만나볼 수 있다. 고낙범 작가는 색채 연구를 통해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그는 명화에서 색을 추출하고 이를 색띠(color bar)로 환원 시켰다. 서양의 명화에서 시작된 그의 색채 연구는 우리나라의 고유색인 오방색으로 연결되었으며, 다섯 가지의 색으로 만들어진 초상화 중 세 점(청·적·황)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배동기 작가는 색채를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를 하는 작가이다. 그는 배색 대비, 명도 대비, 채도 대비로 이루어진 작품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 중이며 이를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김형관 작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테이프로 작업을 한다. 작가는 테이프가 가지고 있는 색깔과 성질이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았다. 따라서 우리가 소비하고 생활하는 도시를 테이프를 통해 다시금 재해석 하고 있다.

이경_CAA_두려운-설레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12cm_2012
신수진_Forest Sharing 공유하는 숲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이현진_encountering two times_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인스톨레이션, 스테레오 사운드_가변크기_2012

느낌 Atmosphere"색채는 거기에 상응하는 영혼의 진동을 만든다. 그리고 처음 단계의 물리적 인상이 중요한 것은, 영혼의 진동을 향하여 한 걸음 내디딜 때 뿐이다."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 마지막 섹션은 바로 느낌이다. 색채는 우리가 생각는 것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1878년 에드윈 베비트(Edwin D. Babbit, 1828-1905)의 『빛과 색의 원리』라는 책을 통해 세계적인 색채 치료 기술의 변혁이 있은 이후, 지금까지 색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마지막 섹션은 바로 우리가 색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가에 대한 공간이다. ● 먼저 이경 작가는 작가가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형용사로 떠올리고, 그 형용사에 맞는 색을 찾아가는 작업을 한다. 그에 딱 맞는 색을 찾아가기 위하여 작가는 수백 번 색을 섞고 이를 기록으로 남긴다. 한 가지 느낌을 며칠, 몇 주씩 되새기며 탄생시킨 하나의 색으로 덥힌 작품을 보며 우리 역시 그 감정을 대뇌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신수진 작가는 '색결'을 표현하고자 한다. 자연에서 보이는 결과 색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똑같은 모양과 색이 존재하지 않는 자연의 이미지를 작품을 통해 환기시키고자 하였으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과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한 관람객의 참여로 봄에 꽃이 피고 푸르른 여름을 지나 가을에 단풍이 물들듯 그녀의 전시장 또한 서서히 물들어가게 될 것이다. 전시의 마지막 방은 이현진 작가의 마주친 두 시간이라는 미디어 작품이다. 한 쪽에서는 해가 떠오르고 다른 한 쪽에서는 해가 지는 광경이 동시적으로 펼쳐지며 마주하고 있다. 생성과 소멸을 한 자리에서 보며, 자연과 조우하는 그 순간 우리는 큰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매일 보는 색이 가장 황홀하게 펼쳐지는 그 곳, 그 시간이 바로 바다에서 바라본 해돋이와 노을의 모습일 것이다. ● 색을 보기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빛", 그렇게 우리의 눈에 들어온 다채로운 "색", 다양한 색이 우리의 마음에 던져주는 "느낌"을 통해 너무나 가까이 있어 인식하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사소한 물건을 감싸고 있는 색의 의미를 전시장을 나가면서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

Vol.20140327h | 색, 미술관에 놀러오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