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 of Time

김종숙展 / KIMJONGSUK / 金鍾淑 / painting   2014_0401 ▶︎ 2014_0406 / 월요일 휴관

김종숙_기억풍경_실크에 혼합재료_60×180cm, 가변설치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 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25-13번지 Tel. 070.8830.0616 www.space15th.blogspot.kr

강릉 가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졌던 산과 나무들의 풍경, 내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이는 나즈막한 산등성이와 논밭의 아기자기한 모습들.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따사로움을 단순한 붓터치로 표현해보았다. 이들은 내 기억 속에 저장된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 기억풍경 ● 미셸 드 세르토(Michel de Certeau)는 '기억은 우리를 장소에 얽어매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는 흥미롭지 않지만 특정인에게는 기억을 담고 있는 바로 그 장소가 되게 한다. 기억할 만한 것은 한 장소에 대해 꿈꿀 수 있는 무엇이다.'고 했다. 김종숙은 자신 주위의 일상의 사물, 그를 둘러싼 풍경 안에서 시간, 추억, 기억, 꿈 등의 단어들을 읽어 회화, 드로잉, 사진, 꼴라쥬 등의 다양한 기법으로 풀어낸다. '나를 닮은 내 안의 본질로써의 자연'과 그 '내재되어 있는 근원의 색'과 리듬을 기록하고 드로잉하며 자신의 일상과 그를 둘러싼 풍경들을 시간에 따른 변화를 받아들이며 이를 담담하게 표현한다. 풍경을 그릴 때 그는 심상으로 본 색채로 표현되고 이어지는 자연의 변화와 각 계절이 갖고 있는 빛깔을 표현한다고 했다. 어떤 풍경에 대한 기억을 시간이라는 재료로 빚어 기억의 풍경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특히, 동양적 바탕제인 장지는 그의 말대로 시간의 흔적들을 담아 내기에 적절한 재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풍경과 정물이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시대의 외향적 취향이라면 김종숙의 그것은 내향적인 재료와 작가의 품성답게 그 안에 시간과 그 기억에 담아 리듬_춤으로 읽어내는 동양적인 여유를 지닌 내면 풍경으로 표현된다. 즉, 시간으로 빚은 풍경이자 그 시간의 리듬을 타고 천천히 변해가는 춤사위인 것이다. ■ 스페이스 15

김종숙_Dance of Time I, II_종이에 혼합재료_각 50×45cm_2014
김종숙_Dance of Time_종이에 혼합재료_각 11×10cm_2014

점점 시간의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얼마 전 우연히 듣게 된 폰 키엘리(Ponchielli)의 발레곡_시간의 춤. 시간의 춤은 폰 키엘리의 오페라 라 지오콘다(La Gioconda)중에 나오는 발레곡으로 새벽부터 한밤중까지의 시간의 변화를 막간의 춤으로 표현한 곡이다. 가만히 내 삶의 시간들을 생각해본다. 평소 악보를 보게 되면 음표들이 춤추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는 했는데 그 느낌을 화면에 옮겨 음표들을 배치하고 선과 색으로 꿈틀거리는 듯한 리듬감으로 표현해 보았다.

김종숙_To the Spring_장지에 혼합재료_100×100cm

봄이어서 일까? 기대와 설렘이 있는건... 요즘 아이가 음악에 푹 빠져산다. 피아노 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다가 문득 펼쳐 놓은 악보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치는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봄과 음악, 아이의 즐거움.

김종숙_기억일기1.2.3._장지에 혼합재료_각 50×45cm

어느 날 책상 한 켠에 모아둔-일부러 모아 두었는지 버리는 것을 잊어 버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의 책상달력이 눈에 들어왔다. 그 속에는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작고 사소한 일상들이 차곡차곡 적혀있었다. 그때 이런 일들을 계획 했었고, 이런 사람들과 만났었구나! 순간 그때로 돌아가서 하루하루를 다시 살아보는 기분을 잠깐 동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김종숙_일상의 기억_캔버스에 C 프린트, 연필드로잉_60×90cm_2010

지난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운 날들이 계속되었다. '이제 봄이 오는구나' 싶으면 다시 추워지고 '이제 햇빛이 좀 들려나' 하면 쌩뚱맞게 폭설이 내리기도 하고, 초봄에 한차례 눈이 내린 후에야 겨울의 동장군이 물러났다. 웬지 긴 터널을 빠져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번 여름도 유난히 더위가 떠나지 못하고 늦게까지 매달려 있다. 문득 내 자신이 벗어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작업은 지난 겨울 감탄해 마지 않았던 눈 오는 날의 창 밖 풍경이다. 거실에서 늘 바라다보이는 풍경이 눈이 내리면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왔었다.

김종숙_일상의 기억_캔버스에 C 프린트, 연필드로잉_60×90cm_2010

2년 전, 6년간 살던 같은 이름의 옆 아파트에서 현재의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틈틈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두 아파트가 같이 보이는 풍경. 101동과 202동에서 바라본 풍경을 양쪽에 두고 두 아파트가 같이 보이는 풍경에, 짧은 연필 선으로 처음엔 흐리게 하다가 점점 진하게 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표현해 보았다. 지나간 주변과 현재의 주변을 같이 봄으로써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함께 느껴본다. ■ 김종숙

Vol.20140405f | 김종숙展 / KIMJONGSUK / 金鍾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