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 HOMMAGE-여행과 오마주

조난기展 / CHONANKY / 趙蘭基 / painting   2014_0407 ▶︎ 2014_0411 / 일요일 휴관

조난기_HOMMAGE MAP 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2cm_2014

초대일시 / 2014_0407_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Hongik Museum of Art 서울 마포구 상수동 72-1번지 문헌관 4층 Tel. +82.2.320.3272 homa.hongik.ac.kr

사물과 기억의 복합적 이미지 콜라주 표현 ● 화가 조난기는 처음부터 구상과 추상표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로운 형상 회화에 몰두한다. 이러한 기법과 방법론은 사진 콜라주와 추상공간을 결합시키며, 사물과 개인적 기억의 단편들을 편집하는 독특한 회화적 표현으로 독자성을 확보한다. 사진과 같이 이미지 단편들의 콜라주와 배경의 추상표현은 구성의 부조화로 거칠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조화는 점차 다각적인 주제 의식과 모티브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이미지가 퍼즐처럼 구성되고, 화려한 색채의 아라베스크 표현으로 개성이 돋보이며, 원초적 표현의 무모함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처음부터 그가 꿈꾸는 회화는 기존의 미학적 관습과 거리를 두고 있다. 고상하거나 우아함보다 우리 시대의 특징인 가벼움과 덧없음, 또는 키치적이며 저속한 이미지를 거침없이 보여주고자 한다. 화면의 혼란스러움은 소박파와 같은 연대의식을 강조하며, 작가 스스로 회화의 '촌스럼움'에서 원시적 힘을 과시하고 독자성영역을 탐구해 나가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유희적 표현과 지극히 개인적인 이미지는 물론 춘화도까지 등장시킨 그의 시리즈 작품은 기존의 진부함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난기_HOMMAGE MAP 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2cm_2014

구체적으로 그의 회화는 기억의 이미지를 사진과 같이 콜라주하는 작업으로 일정한 형식이나 내용을 고집하지 않는다. 시리즈 형식으로 제작된 그의 회화는 사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개인의 불특정 기억들을 내용으로 연극처럼 전개된다. 현재까지 제작된 작업의 내용은 1)회상과 2)여행, 3)오마쥬hommage, 4)공포, 5)관음증 등 5가지가 있다. 이러한 내용의 이미지 콜라주 작업은 나름대로 내적 필연성을 갖추며, 자신만의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개인적 양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화면에 전개되는 이야기 시점은 현재와 과거, 상상적 미래까지 원근법이 아닌 체스판 같은 평면적 공간에 퍼즐처럼 짜 맞추어 나간다. 하나의 규범과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화려한 색채와 파노라마처럼 전개되는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이미지 콜라주로 제작된 작품은 인물사진을 이용한 「회상」 작업이다. 이 작업은 지나간 상황의 기억을 사진을 통해 찾아내려는 회상을 주제로 불특정 기억이 나타난다. "도시로 처음 왔을 때 나는 무척 촌스럽기만 했다. 그러나 점점 이 도시와 나는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로 시작하는 그의 회상은 사진첩에서 찾은 빛바랜 추억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작업한다. 그린다는 것보다 찾아내고 구성하는 이미지 콜라주는 도시와 일상적 삶의 표정을 밝게 그려나간다. 익명의 인물사진으로 변한 「회상」은 과거의 촌스러움을 부정하지 않고 현재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촌스러움을 감추기보다 드러내면서 자신의 속내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자 한다. "어린 시절 흑백사진과 화려한 도시건물 풍경들, 현재와 과거의 생경한 조합 이러한 접합이 내 현재의 초상이다...지나간 촌스러움이 그리움으로 넘실된다."라고 말하며 잃어버린 시간과 회상의 기억을 통해 자신을 찾아나서는 연극과 같은 회화적 연출이다.

조난기_PASSION MAP 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12cm_2014

「여행」과 「오마쥬(hommage-존경, 찬사)」는 이국적 풍경과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작가들에게 받치는 감탄과 존경의 표현이다. 새로운 도시로 여행은 신선한 이미지 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작가는 여행을 생각하며, "마치 복잡한 퍼즐을 맞추듯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나도 모른 채 설레는 마음으로 완성된 모습을 점점 즐기면서 그려나갔다."고 말한다. 일본이나 뉴욕, 파리 등 외국의 자연과 도시, 그리고 국내 거리 풍경이 원근감도 없이 파노라마처럼 평면적으로 펼쳐진다. 퍼즐처럼 조합된 화려한 색상은 여행의 단편적 흔적을 이국적으로 만든다. 원근법을 포기한 어린아이처럼 그려진 인물이나 도시의 상징물들, 이러한 평면적 표현은 의도적으로 순수성과 정겨움, 내지는 편안함을 더해준다고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오마쥬」 시리즈는 「여행」의 이국적 풍경 탐구와 같이 위대한 작가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만나면, 그것을 붙들고 싶고, 소유하고 싶어 한다. 오마주는 존경이나 찬사를 뜻하는 것으로 자연미와 같이 해외 미술관에서 만난 창조적 작가들의 예술적 가치에 감탄하여 차용하는 새로운 표현이다. 여행과 천재적 작가를 통해 발견되는 오마주의 유명 이미지 콜라주는 그의 화면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있다.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의 몽환,.. 보테르 뚱뚱함을, 다빈치의 천재성, 프리다 칼로의 고통을 나의 꾸밈없는 솔직함과 순수함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라는 작가노트를 남기며, 화면에 이들의 인상을 표현하고 있다. 「여행」과 「오마쥬」 시리즈는 이 세상 바깥이 아닌 내가 존재하는 곳의 탐구이다. 일상의 풍경처럼 과거를 현재 진행형으로 나타난다. 작은 이미지 조각들의 구성은 단조롭고 한없이 작아 보이는 현실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는 슬픔과 고독함으로 비쳐지는 일상의 탈출처럼 느껴진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 작품과 여행의 장소 특소성을 회상하면서 따듯한 삶의 찬가로 그려나가고 있다. 마치 보들레르의 「여행으로 초대」처럼 "질서와 아름다움, 호사와 고요와 쾌락"이 엿보이는 이미지 표현인 것이다.

조난기_PASSION MAP 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12cm_2014

그 외에 이번 연작에서 주목되는 「공포」와 「관음증」은 즉흥적 충격과 욕망의 본능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심리적 표현이다. 일본에서 지진과 해일의 피해는 대자연 앞에 인간이 이렇듯 무력한 존재였던가를 충격적으로 받아드려지게 되는 사건으로 자신의 작품 주제로 활용하면서 '공포심'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는 삶의 허무와 덧없음, 그리고 자연 앞에 무기력해지는 충격이 그대로 담겨지는 표현이다. 어두운 색채와 파괴의 흔적처럼 거친 붓자국이 난무한다. 작가는 독백처럼 "어둠속 타오르는 불꽃들을 뚫고 힘겹게 날아오르는 독수리가 우리의 희망이 되어줄까?"라고 읊조리며 「공포」를 그린다. 「공포」와 달리 「관음증」은 감춰지고 있는 성(性)과 이를 몰래 바라본다는 사회적, 본능적 제약에 반항하는 이단아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상상을 통해 그려지는 성의 세계를 사진을 이용한 현장의 리얼리티와 신체 이미지의 콜라주를 통한 실험적 표현으로 나르시시즘으로 비쳐지는 인간의 욕망을 그리고 있다. 때로 관음증은 호기심처럼 유머러스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그러나 「공포」와 같이 「관음증」 역시 심리적 독백으로 자아를 확인하고, 비판한다는 모더니즘 이론의 연장으로 해석된다. 5개의 시리즈 형식으로 출발한 조난기 회화작업은 사진을 이용한 이미지 콜라주로 표현의 깊이 탐구는 이제부터이다. 그의 표현력이 거칠고 부분적으로 지적되었던 리얼리티 문제에서 이미지의 단편적 의미만을 보여준다는 아쉬움이 극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리즈로 등장한 그의 작품들은 명확한 주제의식과 이미지 콜라주라는 독특한 표현기법으로 사물과 기억의 실재(real)를 모색하려는 의도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며 그 표현의 가능성은 매우 크고 넓다. 더욱이 시기적으로 모더니즘 이후 회화에서 추상이 아닌 새로운 이미지 표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의 새로운 표현 작품으로 시리즈 연작은 회화의 폐쇄적 자율성을 뛰어넘는 시도로 평가되며, 나아가 독자적 화풍으로 전개를 이번 시리즈 연작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유재길

Vol.20140407d | 조난기展 / CHONANKY / 趙蘭基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