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_0418 ▶ 2014_0424 초대일시 / 2014_0418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두들 GALLERY DOODLE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2가 14-59번지 2층(문래우체국 옆) Tel. +82.10.4940.3035 cafe.naver.com/gallerydoodle facebook.com/GalleryDudl dudl.kr
2014_0425 ▶ 2014_0430 초대일시 / 2014_0424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7:00pm
갤러리 풍경 경기도 수원시 행궁로 42-1 Tel. +82.10.6420.6696
대안공간 눈 초대展 2014_0501 ▶ 2014_053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5:00pm / 주말 휴관
정월 행궁나라 갤러리 경기도 수원시 신풍동 23번길 40 Tel. +82.31.228.7825
루부르 박물관의 돌 벤치에 앉아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거기에 있는 조각상들을 그리고 있었다. 불현듯 그리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박물관소개 책자 뒷면에 볼펜으로 바로 앞의 대리석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순간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꼈다. '아, 내가 살아있었구나!.' 지난 10년간 작업을 거부해 왔다. 내가 해서는 안될 일 같았다. 졸업 이후 쭉 해오던 작업들이 오로지 나만을 위한 것들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0년이 흘렀고 그냥 파리로 혼자 여행을 떠났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고 뭔가 정리해야 할 것이 있을 것만 같았다. 다른 무엇보다 파리에 있는 많은 그림들을 보고 싶었다. 결국 난 루부르에서 볼펜으로 조각상을 그릴 때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리고 이런 것들이 내게 허락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파리의 수많은 화가들의 그림들을 보면서 내가 그 동안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했던 것이 심히 부끄러웠다. 그들의 노력과 고뇌에 비하면 난 단순히 끄적거림의 수준에 머물러 왔음을 느꼈다. ● 또한 내가 나만을 위한 그림이 아닌 타인을 위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그림을 보고 편안함을 느끼고, 그 안의 메시지로 인해 내 안의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담을 수 있는 용기들을 연상했고, 나는 어떤 그릇일까, 어떤 것을 담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뭔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무척 흥분되고 행복한 일이다 난 그렇게 19개월간 작업하며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감사했다. 최소한의 움직임이 허용된 아주 단순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작업에 열중했다. 지난 나의 삶을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욕심이 아닌 단순히 작업을 하고 있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그림을 그려나갔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닌 그저 작업하는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담다, 닮다 ● 담을 수 있는 그릇과 쌀 수 있는 보자기들을 작품소재로 사용했다. 나 또한 담을 수 있는 용기라는 생각이다. 내 안에 새로운 것이 담길 때 난 더 새로워지고 또 담긴 것 들이 내 안에서 또 새로운 것으로 형질이 변환된다. 닮는 것은 목적성을 두는 것이다. 한 대상을 두고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변화과정이고 그것을 수용하며 견뎌내는 것이라 본다.
우리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예전에 판화작업으로 조각보를 표현하는 작업을 했었다. 동양에서는 모란은 복을 상징한다고 한다. 조각보 또한 "보"라는 복을 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조각보는 옛 여인들이 사용하고 남은 천 들을 배치하고 자르면서 한뜸 한뜸 정성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때 느꼈을 창작의 기쁨이 느껴진다. 게다가 복도 함께 싸서 간직하고 싶은 염원이 담겨있다. 아마도 여인들이 장롱 안에 고이 간작해 놓은 애장품 이리라.. 어찌 보면 담는 용기와 같은 맥락일수도 있다. 보자기는 싸서 담는 것이니 무궁무진하게 담을 수 있는 더 커다란 용기란 생각이 든다. 그 여인들의 조형미와 색깔들에 감탄한다.
두 개의 항아리 주변으로 접시꽃이 만개해 있다. 태몽으로 본 접시꽃은 내게 특별하다. 커다란 우주를 품고 있는 항아리.. 접시꽃으로 3개의 연작을 해 보았다. 무척 길고 긴 여정이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바뀌고 추가 되었다. 그러면서 나 또한 성장함을 느낀다. ■ 박정란
Vol.20140418g | 박정란展 / JUNGRAN / 朴正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