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 이미지로 소비되어 버리는 현대인 그리고 허상들

하리展 / HARI / 河理 / painting   2014_0429 ▶︎ 2014_0505

하리_시끄럽지만 조용한_캔버스에 유채_89.4×130.3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02:00p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www.cyartgallery.com

하리 작가는 도시 풍경을 통하여 현대인들의 소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작업해 왔다. 그의 작업에서는 두 개의 구조가 대비되어 보이는데 그 하나는 물질적 소유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도시 속 쇼 윈도우 혹은 광고판으로부터 느껴지는 욕망적 대상으로서의 이미지 구조와 또 하나는 도시 일상에서의 무관심해 보이는 사람들로 상징되는 욕망하는 주체에 관한 이미지 구조이다. 작품에서 작가는 그가 보았던 현실 속 도시 공간을 흑백 사진으로 퇴화된 듯한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는데 다만 그 중 몇몇 광고판이나 누드 상태의 특정 인물만을 컬러(Color) 이미지로 처리하고 있다. 이렇게 컬러로 처리한 부분은 아마도 작가 혹은 현대인들이 주목하게 되는 특정한 시선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밖의 대부분 도시 공간의 모습이 흑백으로 처리된 것은 그 특정한 시선에서 제외된 관심 밖의 영역일 것으로 느껴진다.

하리_#1_캔버스에 유채_33.4×53cm_2014
하리_중앙시네마·백병원-조용하게_캔버스에 유채_25×150cm_2014

사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는 현대인은 자신이 원하는 특정한 사항 이외의 정보에 대해서는 무관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 그 수 많은 모든 정보를 다 처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여기서 현대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그 많은 정보 중에서도 물질적인 것이고 현대인이 여기에 주목하고 있음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쇼 윈도우와 광고판에서 계속적으로 부추기고 있는 것은 그들이 보여주는 패션의류, 액세서리, 전자제품 등의 물질을 소유하면 더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자극적인 이미지로 광고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정작 그러한 물질로 치장된 바로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것이 현대인들의 아이러니한 실상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예기치 않게 누드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은 어쩌면 그 무관심의 벽을 허물기 위한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작품을 살펴보면 오히려 작가는 그러한 것 역시 도시 공간 속에서 눈길을 끌었던 광고판이 있다 하여도 조금 후에는 시각을 끄는 다른 광고판으로 눈길이 옮겨 가듯이 욕망의 미끄러짐처럼 일시적인 끌림에 불과하며 욕망의 연속 과정 중 한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누드의 인물은 인간이라는 소통의 대상으로서 보다는 광고판과 다를 바 없는 하나의 물질적 이미지로 다가오고 있음을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인들은 순간적으로 시선 안으로 들어오는 물질적 이미지에만 관심을 두기에 인간 역시 광고판처럼 이미지로서 순간적으로 소비될 뿐 절대적인 무관심의 영역에 함몰될 위기에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파노라마처럼 긴 화면에 연속된 장면을 그려내고 있는 것 역시 이미지의 연속 가운데 돌발적으로 들어오는 이미지에 대하여 시선의 흐름 속에서 발생되는 욕망의 프로세스에서의 순간적 현상들임을 보여주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리_시선 19_캔버스에 유채_53×72.7cm_2013
하리_시선 20_캔버스에 유채_50×250cm_2013

결국 작가는 이미지들의 넘쳐나는 도시 공간에서 소통의 대상은 찾아볼 수 없기에 욕망적 이미지의 연속 가운데 순간순간 몰입하게 되는 물질적 이미지의 신기루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이때의 물질적 이미지는 순간적인 일루젼(illusion)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 같다. 컬러에 의해 사실적으로 그려진 광고판과 인물이라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이내 흑백의 이미지로 바뀌어 버릴 한시적 이미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때 흑백의 화면 안에 그려낸 일상이라는 현실의 한 국면인 컬러 이미지들은 그만큼 불안정하고 한시적인 순간임을 깨닫게 되는 바로 그 순간 물질적 대상으로 타자화된 현대인의 직면해 있는 상황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에 대하여 분명하게 감지하게 된 것 같다.

하리_#2-1_캔버스에 유채_24.2×40.9cm_2014
하리_#2-2_캔버스에 유채_24.2×40.9cm_2014

하리 작가의 작업 속의 인물들을 자세히 보면 여기에 그려진 일상 속의 사람들은 그림자가 없다. 작가가 사실적인 도시공간을 그려가면서도 인물들의 그림자를 모두 생략한 이유는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일상 속의 인물들이 작가에게 있어서는 가장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하리 작가의 작업은 흑백의 도시 공간 안에 그림자 없이 부유하는 인물들과 도시 공간이 간혹 컬러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순간들이라는 것이 물질적 표피의 이미지에 머물러 있는 현대인들의 눈에 떠오른 욕망적 일루젼의 한 순간들일 뿐임을 확인하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작가는 그 현장을 담아낸 장소로서의 회화를 하리 작가는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며 이 지점에 대해 작가는 우리에게 말을 걸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이승훈

Vol.20140429b | 하리展 / HARI / 河理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