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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효숙展 / CHINHYOSOOK / 陳孝淑 / photography   2014_0607 ▶︎ 2014_0627 / 월요일 휴관

진효숙_숨을 죽이고 집중하여 보는_디지털 C 프린트_79.27×118.9cm_2014

초대일시 / 2014_0613_금요일_06:00pm

아티스트 토크 / 2014_0613_금요일_05:00pm 패널_정귀원 편집장 '건축 비평지 와이드'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2:00pm~08:00pm / 주말_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SPACE WILLING N DEALING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225-67번지 B1 Tel. +82.2.797.7893 www.willingndealing.com

이번 전시의 사진 작품들은 그 동안 내게 사진 작업을 의뢰한 건축가들의 작품을 촬영한 사진과 여행 중 마주친 공간에서 느낀 나의 감각을 담은 사진들이다. 건축 사진가로서 의뢰 받은 건축물을 처음 만나는 시간, 나는 대상을 보며 상상을 한다. 지금 이곳에, 이런 모습으로 세워진 건축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여기에서 살게 될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사람들이 이 건물의 존재에 대해 관심이 사라지는 순간이 오기까지 어떤 모습으로 어울리며 살아갈까? 등등. 어떤 느낌으로 그 존재를 담으면 좋을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은 작업을 마무리하기까지 계속된다.

진효숙_극장과 나는 만났다_디지털 C 프린트_79.27×118.9cm_2014

새로 지어진 청담동의 가구매장 건물 사진 「1월의 눈, 청담동」은 건축 사진을 찍기에는 열악한 날씨를 선택하여 촬영 되었다. 이 장면은 촬영장소의 여건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담을 수 없었던 아쉬움으로 고민을 하다가 '악천후를 활용해 눈 오는 날 촬영한다면 색다른 모습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눈이 흩날리는 1월의 추위 속에서 버티고 있는 듯한 건축물과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묘한 따뜻함이 전해졌고 그 느낌을 화면으로 옮기고자 하였다. ● 「새로운 시간이 스며드는 그 순간」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낡고 허름해 지붕을 제외한 건물의 대부분이 리노베이션 된 체부동의 한옥을 담았다. 나는 처음 그 공간을 만났을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한다. 작은 공간, 작은 마당, 작은 하늘. 그 곳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아늑함, 거실에 앉아서 바라보는 마당과 하늘의 모습에 언제까지고 그렇게 있어도 좋을 정도로 행복했다. 그렇게 사람을 통해 숨결이 불어넣어져 재탄생 한 체부동 한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곳을 채우는 빛과 공간의 켜, 그리고 사람을 통해 한 장의 사진에 의미를 담아 표현하고 싶었다.

진효숙_광주극장1_디지털 C 프린트_79.72×52.84cm_2014
진효숙_광주극장2_디지털 C 프린트_79.72×118.9cm_2014

체부동의 한옥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재탄생 되었다면 부암동의 윤동주 문학관은 오래 전 지어졌던 당시의 모습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에도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윤동주 문학관의 개관 기념 행사가 있던 날, 대부분의 사람이 자리를 뜨고 난 후 늦은 시간에 비로소 천천히 그 공간을 음미할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한 편의 시와 같은 느낌을 만났고, 이를 놓칠세라 재빨리 사진을 찍었다.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서로 교감하는 시선이 오가던 그 순간은 찰나였으나 영원히 남을 문학처럼 사진으로 남기를 바랬다. ●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방문했을 때 나는 실로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Now, we see」를 촬영한 바로 그 때는 그곳에 있었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간질간질하게 있는 느낌을 보여준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큰 스케일의 공간에 들어섰을 때 위압감에 가까운 감동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공간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놀랍도록 새로운 모습에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그 안과 밖을 속속들이 보고 알고 싶은 궁금함은 누구에게나 있다. 과거 다른 건축물이 존재했던 공간에 나타난 완전히 새로운 존재,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싶다. 나는 「Now, we see」에 그런 마음과 분위기를 담고자 했다.

진효숙_광주극장3_디지털 C 프린트_79.72×52.84cm_2014
진효숙_광주극장4_디지털 C 프린트_79.72×118.9cm_2014

이번 사진전에서 Part 2 의 개념으로 전시한 「광주 극장」시리즈는 광주 극장에 대한 기록 작업이다. SNS에서 우연히 본 광주극장에 대한 사진을 본 순간 계시를 받는 듯한 강한 감동을 받았다. 우리가 건축물을 대하는 태도, 시간 속을 살아가는 건물의 의미가 잘 드러나 있었고 그런 의미를 사진으로 담고 싶은 열망을 불러 일으켰다. 과거 낡고 스러져 가는 건축물에 대한 기록 작업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 세상의 모든 존재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낡고 남루해져 간다. 우리가 입는 옷이 그렇고, 우리가 쓰는 가구들도 그렇다. 그러나 낡고 남루해져 간다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몸에 편하게 어울리고 깊이가 있으며 시간이 담겨 익어가는 것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황폐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몸에 걸치거나 사용하는 작은 것들뿐만이 아니라 사람이 살고 쓰는 공간이 그렇다. 단단하게 지어진 건축물도 어떻게 쓰여지는가에 따라 짧은 순간을 살다가 소멸해 버릴 수도 있고 혹은 관심과 보살핌에 따라 지속 가능하게 유지되거나 혹은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화하여 존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진효숙_새로운 시간이 스며드는 그 순간_시트지 프린트_231.2×354.4cm_2014

광주극장은 1935년에 개관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만큼 많은 사람들의 흔적과 당시만의 스타일이 남아있다. 극장의 처음 취지를 잊지 않기 위한 운영을 하고 있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늘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열려있는 광주 극장은 새로운 것을 좋은 것으로, 낡은 것은 반드시 새것으로, 과거의 것은 미래의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 대해 반성하게 한다. ● 내가 광주 극장을 촬영하며 더욱 절실히 느낀 것은 우리가 사는 공간인 건축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낡아져 가는 과정을 피할 수 없으나 애정과 관심으로 사랑하듯 쓰고, 때로는 몸에 맞추어 가듯 고쳐가며 어루만지면서 생명의 숨결을 지속적으로 불어넣는다면 얼마든지 그 모습대로 혹은 새로운 모습으로 현재처럼 존재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진효숙

Vol.20140607g | 진효숙展 / CHINHYOSOOK / 陳孝淑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