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8

박희자_이진 2인展   2014_0611 ▶︎ 2014_0630 / 일요일,6월28일 휴관

초대일시 / 2014_0611_수요일_05:00pm

박희자『RED-ROSE CHAIN』展 이진『Layers of Time』展

주최,주관 / (사)캔파운데이션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6월28일 휴관

오래된 집 Old House 서울 성북구 성북동 62-10,11번지 Tel. +82.2.766.7660 www.can-foundation.org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는 캔 파운데이션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로, 성북동에 위치한 오래된 가옥 두 채를 작가들에게 작업공간으로 개방하고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6년째 진행중인 본 프로젝트는 이번 8기 작가인 박희자, 이진 작가의 전시를 오래된 집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희자_Red Rose Chain 01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63×42cm×3_2014
박희자_Red Rose Chain 04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63×42cm×3_2014
박희자_Red Rose Chain 07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2×63cm×3_2014
박희자_Red Rose Chain 11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63×42cm_2014

이번 작업은 전작「The Women of Island」를 잇는 것으로, 같은 공간 다른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전 작업을 통해 나는 서른 즈음의 여성에게 찾아오는 삶에 대한 정체감, 이로부터 파생되는 감정적 충돌을 드러내고자 했었다. 서른 무렵 높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 그리고 감지되는 미래에 대한 한계,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삶을 살아가는 '권태'로운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 나에게 서른은 물리적인 환경도 감정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기였다. 삶에 대한 이상의 좌절은 접어두더라도 한 집에 30년을 넘게 살아온 가족의 행동과 가치관이 이해되지 않기 시작했다. 특히 두 살 터울의 언니는 나와 어떻게 이렇게 사사건건 다른 가치관으로 사건을 대하는지, 빨래를 하는 것도, 음식을 먹는 일도, 집에 들어오고 나가는 일까지 마찰도 늘고 짜증이 쌓여갔다. 자매, 여자들의 관계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일이 되곤 한다. 오래된 집에 머무는 동안 마당앉아 텅 빈 집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나는 주로 이곳에 살았을 사람들이 희미하게 그려지는 듯 했다. 방에서 거실로, 부엌으로 안방으로 좁게 이어지는 공간 안에서 어쩌면 북적북적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방문을 걸어 닫지 않았을 까라는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면서, 이곳에 살았을 서른 무렵의 여자들을 상상하며 이번 작업을 진행하였다. ● 지난 작업은 사진 속 인물의 실제 거주 공간에서 촬영하였기 때문에 나의 심리를 반영하는 동시에 관찰자의 입장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면 이번 작업은 온전히 오래된 집에 머무는 동안 나의 현실의 심리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슷한 환경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우리에게서 보여지는 차이들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보고 싶었다. 책상만 놓여도 움직일 곳 없을 것만 같은 좁은 공간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습들이 무기력하면서도 신경질적으로 드러나길 바랬다. 이번 전시명『Red Rose Chain』제프리 무어의 소설의 제목이다. 가시 돋친 장미와의 관계를 맺는 일은 지금 내게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이다. ■ 박희자

이진_Layers of Time展_오래된 집_2014
이진_Layers of Time展_오래된 집_2014
이진_Layers of Time展_오래된 집_2014
이진_Layers of Time展_오래된 집_2014

나는 최근 10년동안 공간 속의 cut paper 드로잉 설치 작품을 제작하는 통해 상반된 개념들 - 성장과 소멸, 응축과 폭발적 팽창, 반복적 질서와 혼란, 덧없는 일시적임과 영속성, 자연과 인공, 디테일과 전체, 그리고 추상과 구상 – 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며 작업 속에서 통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위의 상반된 개념들은 함께 우리 삶을 구성하고 있지만, 우리가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고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반대적인 속성으로 파악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내 작업 중 중요한 모티브중 하나인, 무언가가 생성하고 자라는 과정을 스톱모션으로 정지 시킨 듯한 이미지를 관객이 봤을 때 그것을 통해 생명의 에너지를 찾을 것인지 소멸의 허무함을 읽을 것인지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또한, 내 작업의 주재료인, 세밀하게 잘라진 종이도 금방 망가져 없어질 것 같은 아슬함을 나타내지만, 나무로부터 나온 종이의 부서지기 쉬운 속성은 역설적으로 자연의 영원한 순환을 드러내기도 하므로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2중적인 속성을 반대로 바라보지 않고 하나의 연결된 원 (circle) 놓고 바라 봤을 때 삶과 환경을 더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한다. ● 오래된 집 안에서는 시간이 멈춰 있어 과거 속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에 빠져 있게 되다가도, 어느새 빠른 물살처럼 흐르는 시간에 휩쓸려 가고 있음을 불현 듯 느끼기도 한다. 오랫동안 쌓인 시간이 만들어낸 지층을 한없이 바라보다가 갑자기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을 타고 함께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면, 나는 마치 내가 탄 배가 물결이 인도하는 대로 천천히 흘러갔다가, 섰다가, 풍랑에 휩쓸리다가, 고요한 바다위에서 쉬다가를 반복하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 드로잉 설치는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나만의 방법인데, 그 과정 안에서 축적된 시간과 그 결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다. 나는 미리 그려놓은 섬세한 드로잉 속의 선들을 모두 칼로 디테일 하게 잘라서 공간 (낚싯줄 grid를 이용) 위에 층층이 겹쳐 나열하고 확장하여 한 공간을 꽉 채워 설치를 하는데, 관객들이 보는 과정 안에서 그 축적된 시간에 빠져 들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압도된 순간이후에 관객들이 작품을 더 자세히, 더 가까이, 더 천천히 살펴보기를 유도한다. 추상적인 이미지들 사이에 하나, 둘 씩 심어 놓은 친숙한 구상적 이미지들은 관객들을 조금 더 작품 안 깊숙이 관여하도록 초대하고,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관객이 인지할 수 있는 이미지를 계속 해서 찾아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곧, 결국 관객들은 완전히 추상적인 이미지들 속에서도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구상적이면서도 실재적인 이미지들을 각자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창조해 내곤 하기도 한다. ● 그 내용은 집, 시간, 물, 사람... 등 공간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의 어떤 흐름들이다. 오래된 집에서는 시간을 물의 형상을 빌어 표현하려고 하고 있고, 또 과거의 것이 되고, 없어지기도 하고, 바꾸어지기도 하며, 또 보존되기도 하는 집들의 여러 모습도 조형물로 만들고 있다. 기존의 작업인 공간속 드로잉 작업과 석고 조형물로 만든 집들, 그리고 물의 모습들은 쌓였다가 흘러가는 시간의 형상들이다. ■ 이진

Vol.20140608a |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8-박희자_이진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