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원예 SPACE GARDENING

김도균_이지연_전가영展   2014_0612 ▶ 2014_0711 / 일,공휴일 휴관

김도균_w.pl-03_플렉시글라스에 고정, C 프린트, 나무 틀_100×78cm_2011

초대일시 / 2014_0612_목요일_05:00pm

기획 / 정소라

관람시간 / 10:00am~06:30pm / 토요일_10: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플래닛 GALLERY PLANET 서울 강남구 논현로 175길 93(신사동 531번지) 웅암빌딩 2층 Tel. +82.2.540.4853 www.galleryplanet.co.kr

시각예술은 기본적으로 공간예술이다. 현대미술에서 시각예술은 예술가들의 여러 시도 속에서 시간예술로도 변모했지만, 모든 작품은 공간 속에 놓이고, 놓인 그 장소에서 관람자와 만나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전시’란 작품과 관람자 사이에 공간을 설정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시는 꽃이나 농작물을 가꾸고 돌보는 것처럼, 공간에 대한 면밀한 연구와 깊은 애정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공간은 전시와 작품의 존재 요건이지만, 동시에 작품의 주요 소재이기도 하다. 오래 전부터 예술가들은 공간 그 자체에 주목하여왔다. 이번 『공간원예』에 참여하는 작가들 역시 각자 다른 방식이지만 모두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회화, 드로잉,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소개될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의 재해석, 체험 공간에서 추상적 공간으로의 전환, 공간 개념의 구현 등을 만날 수 있다.

김도균_w.pl-08_플렉시글라스에 고정, C 프린트, 나무 틀_100×78cm_2011
김도균_w.pl-66_플렉시글라스에 고정, C 프린트, 나무 틀_100×78cm_2011

이번에 전시되는 김도균의 작품들은 지금까지의 여러 시리즈 중 w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그는 a, f, lu, sf 등 계속해서 알파벳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그의 작품 세계를 넓혀오고 있다. wall, wrinkle, white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w 시리즈는 일상적 공간의 한 부분을 포착함으로써 그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사진의 대상은 흰 벽의 천장 모서리, 맞물려지는 틈 등 건축 내부의 부분들이다. 주체의 시선으로부터 잊히고 버려졌다고 할 수 있는 이들 공간은 작가의 관점으로 재해석된다.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들은 작가의 해석과 관람자의 시선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된다. 작가는 결코 균질적이거나 중성적일 수 없는 공간을 미니멀하게 담아냈고, 이것을 바라보는 관람자는 자신의 개인적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해석한다. 어떻게 보면, 작가는 관람자의 시선이 줌-인(zoom in)을 하듯 주변부로 떠밀려졌던 공간을 끌어당기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공간의 숨겨져 있던 미학적 요소들은 드러나게 된다.

이지연_공간을 헤매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라인, 테이프_49×77cm_2013

이지연에게 있어 공간은 기억을 불러내는 매개체였다. 오래된 기억은 어떤 공간에 대한 경험으로 남겨져 있기에 그것을 가느다란 라인테이프와 파스텔톤의 색으로 형상화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게 형상화된 이미지들은 현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낯선 공간이다. 어차피 기억의 완벽한 재현은 불가능한 것이고 또한 하나의 공간에 대한 기억 역시 단일하지 않기에 작가가 구현해내 공간은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현실적 공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된 이지연의 작업은 이차원의 평면으로 전환되면서 기하학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기둥, 계단, 문, 천장, 벽 그리고 모서리 등 익숙한 건축적 요소들을 흥미롭게 한 화면 안에 배치하여 실제의 공간 저 너머의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점점 더 공간 개념 그 자체를 연구하면서 실제의 공간으로 향하는데, 현재는 공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설치작업을 통해 공간 속에 실현 해내고자 한다.

이지연_공간을 헤매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라인, 테이프_116.5×95cm_2013
이지연_기억을 그리다#1-861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라인, 테이프_53×33.4cm_2011

전가영의 작품은 일종의 순환 구조 속에 놓여 있다. 먼저 공간 속에 질서를 만들고, 그 질서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형성된 관계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형태는 그 자체가 곧 공간이 된다. 여기서 공간은 작품의 시작점이자 결과물이다. 먼저 입체작품의 경우, 한지로 만든 LED조명은 공간 속에 빛과 색을 균질적으로 퍼트리고 공간 속 다른 사물 그리고 관람자와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공간에 개입하고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의 드로잉에서 발견하게 되는 공간은 입체 작품에서의 공간보다 좀 더 추상적이다. ‘가영드로잉’으로 이름 붙여진 그의 작품은 ‘스펙트럼 드로잉 망’과 ‘스펙트럼 드로잉 체크’로 나뉜다. 촘촘히 연결된 망처럼 곡선으로 이루어진 드로잉과 직선의 교차로 이루어진 드로잉은 섬세한 작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선들의 집합은 어떤 것의 규칙적인 반복으로 만들어진 질서화된 형태이며 여기에는 다양한 관계가 존재한다. 하나의 세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과 인간 간의, 인간과 자연 간의 또는 문화와 문화 간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개념적인 공간을 인식할 수 있다.

전가영_032 spectrum.drawing_모눈종이에 컬러펜_21×29.7cm_2012
전가영_043 spectrum.drawing_종이에 바느질_21×29.7cm_2012
전가영_008 소금결정_LED, 한지_200×200×200cm_2013

『공간원예』에 참여하는 세 명의 작가는 공간이 지닌 비밀스러운 특성을 개념적으로 또는 감각적으로 접근하면서 흥미로운 결과물들을 관람자에게 선사한다. 공간은 시간과 함께 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적 요소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시간과 공간을 양대 축으로 하여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공간에 대한 예술가들의 관심과 연구는 지속될 것이며 우리는 그 예술적 감성의 결과물을 계속해서 기대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 정소라

Vol.20140612e | 공간원예 SPACE GARDENING-김도균_이지연_전가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