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튀스 회화의 고찰 A Photographic Portrayal of the Paintings of Balthus

히사지 하라展 / Hisaji Hara / 原久路 / photography   2014_0613 ▶︎ 2014_0705 / 일,월요일 휴관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Portrait of Thérèse"_잉크젯 프린트_43.3×32.8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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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613_금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4_0614_토요일_02:00pm 이메일 예약_galleryjinsun@hanmail.net * 6월 5일까지 예약 필수, 전화예약은 받지 않습니다.

협찬 / 진선출판사(주)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갤러리 진선 GALLERY JIN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61 Tel. +82.2.723.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

안개 속에서 발튀스 찾기 ● 개성적이고 환상적인 상상력을 지닌 작품 활동으로 20세기 회화의 거장이자 이단자로 추앙받는 '발튀스'의 예술 세계가 '히사지 하라'의 사진 속에서 재창조된다. 발튀스의 작품을 자신만의 신비적 모노톤으로 재현해 온 일본인 사진가 히사지 하라 (原久路, 1964~ )의 사진작품이 한국에서 개인전으로는 처음으로 2014년 6월 13일부터 7월 5일까지 갤러리 진선에서 소개된다. 해외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테레스의 초상」을 비롯한 소녀를 중심으로 한 12점의 인물사진 등 모두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발튀스가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미의 상징'이라고 표현한 소녀들을 사진 미디어로 그려낸 하라의 매력적인 작품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라는 발튀스의 작품 세계에 일본적인 해석을 가하고 19세기의 프린트 기법을 구사하는 등 매 작품마다 작가만의 아우라를 가진 차별적인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무구함(innocence)'과 '에로티시즘'이라고 하는 구시대의 이중적인 관점을 드러냄으로써 '성(聖)'과 '속(俗)', 또는 '물질'과 정신'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이분법적 태도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 갤러리 진선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Thérèse"_잉크젯 프린트_43.3×32.8cm_2010

안개 속에서 발튀스를 찾다 ● 2005년이었다. 여느 때처럼 긴긴 어느 가을 밤, 잠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하다 까닭 모르게 발튀스의 그림 한 장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다. 나는 곧 컴퓨터로 검색을 시작했고,「꿈꾸는 테레즈」(1938)라는 작은 그림을 찾아냈다. 엘시디모니터 한구석에 뜬 이 그림에서는 이상한 광채가 뿜어 나왔다. 왠지 그 때까지 내가 마주한 예술의 모든 가치를 간단히 망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과거 내가 마음 깊이 우러러본 온갖 작품을 뛰어넘는 진실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순간부터 나는 이 진실성의 본질을 추구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품기 시작했다. ● 이 진실성은 나에게 그지없이 강렬하고 확실한 인상을 남겼지만, 변화무쌍한 직관에 휘둘리기가 너무나도 쉬운 나머지 신경을 쓰지 않으면 기억의 저 깊은 한구석으로 짜부라들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내가 경험한 것을 정확히 뭐라 표현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 흥분되는 감정을 확실하고 실체적인 증거로 고정해 두고 싶었다. 결국 그것을 사진 형태로 재현하자는 생각에 다다랐다. ● 사진은 한 사람의 작가가 터득할 수 있는 기법과 솜씨를 넘어서는 현대적 기술을 작가에게 안겨주는 매체다. 사진은 기술적으로 더 앞선 곳에서 출발할 수 있게 해 준다. 직접 카메라를 고안하여 만들 필요도 없이, 그런 장비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Window"_잉크젯 프린트_43.3×32.8cm_2010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가 발달한 기술을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양날의 칼이다. 그 뒤에는 모더니즘의 덫이 숨어있는 것이다. 산업 혁신의 결과로 만들어진 필름, 카메라, 디지털 이미지 장치 등은 일정 수준의 품질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발튀스가 사용한 기법에서는 현대성 이전의 확신이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필름이나 카메라는 생산 라인이 개선되면 품질의 변화가 바로 나타나지만, 유화 물감과 캔버스에서는 그런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작가는 더 나은 물감을 찾아내기 위해 기름과 색소를 어떻게 섞을지를 직접 결정해야 한다. 그 때문에 사진을 통해 발튀스의 작품을 탐구한다는 것은 모더니즘이라는 방패 밑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인 장비와 재료를 사용한다는 행위로부터 모더니즘의 미학을 배제함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세기 중반에 태어난 내가 스스로 떠안고 있는 일종의 도전이다. 어쩌면 정중한 배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나의 자아와 현대성을 모두 배반해야만 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않을 수 없다. ● 모더니즘을 배반한다는 것은 모더니즘의 진리를 뛰어넘는 동시에 모더니즘적 자아 관념을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아티스트)"는 오브제를 창조하는 개인에게 적용되는 모더니즘적 자아의 여러 가지 특질을 구체화한 말이다. 발튀스는 자신을 이 낱말로 정의하지 않았다. 일생동안 그는 자신을 작가라 부르지 않고 화가라 불렀다. 이 용어에서 그가 모더니즘이라는 틀 바깥에서 활동했음이 드러난다. ● 모더니즘의 자아 관념에서는 여러 세대가 관여하여 이루어지는 작업의 가능성이 배제된다. 예를 들면 고고학에서 1만 년 전에 만들어진 수 킬로미터 규모의 패총이 발굴됐는데, 이것은 대지미술의 증거로서 다수의 공동체가 여러 세기 동안에 걸쳐 집단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모더니즘적 사고에서는 그런 노력을 천재적 재능을 지닌 작가 한 사람의 것으로 격하하려는 경향이 있다. 광활한 역사를 통해 누적된 것의 가치를 소홀히 취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발튀스는 확실히 이런 위험한 경향을 알고 있었으며, 작가 개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대할 때 언제나 조심스러웠다. 그는 자신을 "봉건주의 화가"라 부르며,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진실성을 미술이 차별적으로 방어되는 존재가 되기 훨씬 이전 시대로부터 그러모아 자신의 작업에 담았다.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Happy Days"_잉크젯 프린트_95.1×111.8cm_2009

사진을 통해 발튀스의 작품을 탐구하려면 그의 마음가짐을 흡수하여 카메라와 감광재로부터 모더니즘적 관념을 몰아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그림과 사진을 구분하는 모더니즘의 자의식을 버리고 두 가지 매체를 동등한 위치에 놓아야만 가능하다. 그러려면 렌즈를 통해 얻는 광학적으로 정확한 직선의 시각을 다시 조정하여, 캔버스에서 보여주는 해석된 시각의 유혹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광학 렌즈로는 우리의 현실을 온전히 경험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한다는 근본 전제에서 출발하여, 나는 모사 과정에서 잃게 되는 부분을 보충하는 작업, 즉 필름과 그림 사이의 친밀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예를 들면 다중노출을 하면서 초점을 바꾼다든가, 인공 안개를 뿌려 대기원근법 효과를 강조한다든가, 실제 10미터인 거리의 시각적 깊이를 1백 미터로 만든다든가 하는 등 촬영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법을 선택하게 됐다. 안개가 왜 필요한가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연민의 감정을 더 진하게 끌어내기 위함은 분명 아니다. 그보다, 안개를 사용하면 탁자와 의자 사이를 지날 때 느끼는 공간을 명암이라는 어휘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된다. ● 그림을 사진 이미지로 옮겨놓을 때 무엇보다도 먼저 탈바꿈하는 것은 나 자신의 시각이다. 그림은 나에게 무엇일까? 사진은 무엇일까? 이 둘을 서로 구분하는 나의 의식은 어떤 것일까? ● 발튀스가 그린 인물의 자세를 살펴보자. 사진으로 옮겨놓으려 할 때에야 비로소 이들의 자세가 매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와 동시에 이런 이상한 자세가 캔버스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난다는 점도 깨닫는다. 그림 속 사람의 자세가 현실에서는 비정상적인 형태가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먼저 그림의 구성을 거의 기하학적으로 분석하여 추출한 다음, 그렇게 추출한 부분들을 사진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볼 때 그림 속 인물이 캔버스에서 대각선으로 배치돼 있다고 판단되면 나는 사진에서 이런 점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되살려내고자 할 것이다. 이 방법 때문에 자세가 신체적으로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그 자세가 완성된 이미지 안에서 하나의 구성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믿는다. ● 나는 오랫동안 사진을 사진으로 촬영해왔지만, 발튀스의 그림을 어떻게 하면 사진으로 변환시킬 수 있을지 심사숙고한 끝에야 이 방법을 만들어냈다.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Oil on Canvas 1939"_잉크젯 프린트_95.1×111.8cm_2010

작업 과정 ● 이런 작업에서는 배경 선정이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요소다. 내가 고른 장소는 광범위하게 뒤진 끝에 찾아낸 것이 아니라 사실은 운이 좋아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패션 디자인을 하는 어느 친구가 내게 카탈로그 촬영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때 그 작업을 위한 장소는 이미 선정돼 있었던 상태였다. 다이쇼 시대(1912~1926)에 세워진 이 사설 요양원은 1965년까지 운영됐다. 상담/대기실, 수술실, 방사선실, 그리고 하룻밤 머무르는 환자를 위한 별도의 병동 등을 갖춘 복합단지였다. 문을 닫은 뒤에도 설립자 가족은 40년이 넘도록 단지를 그대로 보존했다. ● 이 옛 요양원에서 작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발튀스 연작을 만들기로 했다. 건물을 관리한 설립자 가족은 고맙게도 1년이 넘도록 내가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들은 창고에 보관해 두었던 낡은 가구를 꺼내 바람을 쐬면 좋겠다는 나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내부의 가구 배치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요청도 수락했다. 연작에서 보이는 가구와 장식물, 도구는 대부분 이 요양원이 운영하던 당시 사용되던 물품이다. ● 종종 우리는 공연장에서도 쓸 수 있을 정도의 대형 장비를 사용하여 방 전체를 인공 안개로 가득 채웠다. 그런 다음 30분 동안 기다리면 그림에서 느끼는 깊이와 감각의 공간이 나타난다. 대기원근법 효과는 공중에 떠 있는 안개의 농도를 통해 조절했다. 발튀스가 그린 의자와 탁자 사이의 거리,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는 사람에게 전해지는 느낌은 안개가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로 바뀌었다. ● 모델을 지도하는 일은 유난히 어려웠다. 발튀스가 그린 자세 중에는 사람이 그대로 재현하기가 불가능한 게 많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큰 이유였다. 게다가 안개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겨우 2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 불편한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피곤한 일이었다. 결국 그런 자세를 10초 동안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장면의 촬영은 비교적 잘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 모델이 균형을 잃고 쓰러지거나 근육을 다치지 않으려면 노출 시간이 1초를 넘겨서는 안 되는 작품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안개 때문에 자연광이 어두워져 있었으므로 적정 셔터 속도는 적어도 수 초 동안이었다. 어둑한 실내에서, 정말 있을 법하지 않은 자세로 일그러진 신체의 윤곽을 선명하게 잡아낸다 ― 어느 모로 보나 상황은 우리에게 불리했다.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은 모델들의 초인적인 노력 덕분인 것 같다. (사진은 모두 자연광으로 촬영했다. 건물의 채광 설계는 건물 양식과도 잘 어울렸는데, 작업이 진행되면서 우리가 인공조명을 동원했더라면 그런 효과가 사라졌을 거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우리는 현장에서 최소한의 장비인 반사판에만 의존했다.) ● 진료실에서 작업한 여러 작품에서는 다중노출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 나는 렌즈에 사방 1미터 길이의 거대한 매트박스를 붙여놓고, 가리개를 늘어뜨려 필름을 부분적으로 가려가며 같은 장면을 중복 노출했다. 이 과정은 모델이 한 화면에서 두 가지 역할을 하는 장면을 작업할 때 자연스런 해법이었다. 발튀스는 작업할 때 모델을 많이 쓴 적이 없었다. 직접 선택한 사람을 오랜 기간 계속 쓰기를 좋아했다. 나는 연작 전체에 걸쳐 그의 방법을 따라, 내가 생각한 작업에 맞는다고 생각한 모델 두 사람만 사용했다. 따라서 나의 상상을 고스란히 현실로 옮겨주는 모델에 의지할 때 다중노출은 실용적인 방법이었다. 여성이 여러 명 등장하는 장면에서 특히 그랬다. ● 이 작업에서 다중노출이 많은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렌즈가 보여주는 "정확한" 시각을 흐릿하게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노출마다 초점을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안개를 조정하거나, 창으로 들어오는 광선이 갑자기 바뀌거나 하면 렌즈를 통해 기록되는 빛의 강도에 일정치 않은 변화가 일어난다. 한 장의 필름에 그런 이미지가 함께 나타나면 "정확한" 시각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 결과 방과 그 안에 있는 모델이 왜곡돼 나타난다. 나는 이런 왜곡, 이런 대기의 불규칙한 변화에 크게 흥미를 느낀다. 이것은 발튀스가 그림을 통해 공간을 다루는 방식과 닮았다. ■ 히사지 하라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But It Was One of Their Chief Amusements to Run Away to the Moors"_ 잉크젯 프린트_32.8×43.3cm_2010

에로티시즘과 이노센트가 공존하는 세계 ● 예술의 긴 역사에서는 한 미술작품을 모사하거나 모방해서 다른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드문 일이 아니다. 따라 하기를 통한 기법적인 숙련에서부터, 작품의 분석과 연구, 원작자에 대한 오마쥬, 작품에 숨겨진 의미나 새로운 해석을 찾아내기 위한 것 등, 목적도 구사되는 매체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디에고 벨라스케스의「라스 메니나스(Las Meninas)」, 살바도르 달리와 리처드 해밀턴, 조엘 피터 위트킨, 이브 써스만을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이 구상과 추상, 사진,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와 다양한 방법으로 원작을 재현했다. ●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인 파블로 피카소 자신이 '나를 흉내 내려는 어떤 다른 화가들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진정한 화가'라고 평가한 발튀스(본명 Balthazar Michel Klossowski de Rola)의 작품들을 몇 년에 걸쳐서 모노톤으로 재현해온 일본인 사진가 히사지 하라(原久路, 1964~)의 사진작품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발튀스가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미의 상징'이라고 표현한 소녀들을 사진 미디어로 그려낸 그의 매력적인 작품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많은 전시를 통해서 해외에서는 잘 알려진 그는 이번 한국 전시에서「테레스의 초상」을 비롯한 소녀를 중심으로 한 12점의 인물사진과 2점의 정물사진 등 모두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그가 발표한 작품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거의 모두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의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가운데 고전적인 알부민 프린트 3점이 들어 있는 것도 반갑다. ● 발튀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먼저 확실한 구성과 섬세한 묘법, 그리고 에로틱한 문맥 속에 그려진 소녀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무구한 상태에서 성에 눈뜨기 시작하는 과도기의 소녀, 아이에서 어른으로 이행되기 직전의 소녀의 불안정한 심리와 육체적인 변화가 만들어내는 혼란된 상태는 발튀스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하나였다. '에로틱하고 관음적인 포즈'를 취한 사춘기의 소녀들을 그린 그의 작품의 외설성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발튀스 자신은 '소녀를 그린 것이 아니라 천사를 그린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천사가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는「기타 레슨(Guitar Lesson, 1934)」에 대해서는 그 작품이 아동성애증(paedophilia) 적인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소녀들을 그린 자신의 다른 모든 작품들이 에로틱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마지막까지 굽히지 않았다. 예술계의 관례를 거부하고 베일에 싸인 채 생애를 마친 것도 그런 이유가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림은 보는 것이지, 읽는 것이 아니다'라는 신념을 가진 그는 자신의 그림이 어떤 식으로든 '해석'되는 것을 거부했다. 1968년, 런던에서의 회고전에 앞서 테이트 갤러리에 보낸 전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개인적인 경력은 없습니다. 아무 것도 알려지지 않은 화가 발튀스의 그림을 보십시오."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Salon"_잉크젯 프린트_95.1×111.8cm_2009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발튀스의 그림은 미술을 전공한 동양의 히사지 하라의 손에 카메라를 들게 만든 직접적인 동기를 만들어 주었다. 왜 발튀스를 선택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하라는 논리적인 대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어휘력이 부족하거나 확신이 없어서는 물론 아닐 것이다. 발튀스의 그림을 처음 접하고 2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발튀스의 강렬한 이미지가 돌연히 그의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라에게 사진이라는 미디어를 사용해서 발튀스의 작품을 재현하게 만든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그 '직감'이었다. 하라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그림물감과 캔버스 대신 광선과 감광재료와 화학약품을 사용해서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를 구상했다. 그렇게 2005년부터 시작된 작업은 2009년,「꼬메르스 상땅드레의 골목길('The Passage du Commere-Saint-Andre' 습작)」등 발튀스의 잘 알려진 회화작품 15점을 사진으로 재현한「발튀스 회화의 고찰(a Photographic Portrayal of the Paintings of Balthus)」이라는 타이틀의 첫 번째 전시로 완성되었다. ● 소녀를 주제로 한 발튀스의 많은 작품들 가운데에서 어느 것을 사진적 '재현'의 모델로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대신, 불필요하고 부당한 오해와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그리고 두 작품에 있어서의 미묘하고 중요한 디테일의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현실적인 계산이 필요했을 것이다. 발튀스 자신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하라가 발튀스의 작품이나 그 안에 담겨진 문화적인 함의에 대해서 재해석을 내리고 자신의 코드를 짜 넣으려고 시도했다. 그것은 그의 사진에 나오는 소녀들이 얼마 전까지 일본의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의 교복으로 채택되었던 '세일러복'을 입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가 발튀스의 그림이 가진 형식이나 분위기, 모델들의 포즈나 표정 같은 특성들을 모티프로 하고는 있지만, 단순히 그들의 외관을 본뜨는 것 이상으로, 모델과 그들이 놓인 장소와 의상과 실내의 가구나 집기 등을 통해서 유럽과 일본이라고 하는 두 개의 문화적인 차이와 경계점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 여학생의 세일러복, 그리고 딱딱하고 높은 옷깃과 번쩍거리는 여래 개의 단추가 달린 남학생용의 검은 유니폼은 일본의 어느 시기에 만들어진 독특한 의상 문화다. 대부분의 일본인 남성들에게 있어서 성년이 되기 전의 소녀들을 떠올릴 때 맨 먼저 머리에 그리는 것은 세일러복을 입은 여학생의 이미지다. 세일러복은 순결과 미성숙을 표상하는 소녀들을, 그리고 대중문화에 있어서는 남성들의 금기와 억제된 욕망의 시선의 대상으로서의 왜곡된 상징성을 키워 나왔다. 세일러복은 성숙한 신체를 가진 소녀들에게 신성한 특권적 위치를 부여하고 에로티시즘에 대한 욕망의 시선을 차단하는 제도로서 작용했다. 그러나 그 금기와 억지의 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은밀한 욕망의 시선의 강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 하라의 소녀들의 몸을 가린 세일러복은 적어도 그런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신체적으로는 미숙하게 보이지 않은 소녀들의 과도하게 드러난 다리와 한 손으로 바닥을 짚은 부자연스런 자세, 신체의 어느 한 부분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가느다란 끈을 위로 뻗은 손끝으로 잡고 있는 소녀('Oil on canvas 1939' 습작), 무릎을 꿇고 확대경을 손에 든 소녀의 엎드린 뒷모습을 바라보는 뒤쪽 소년의 시선이 소녀의 허리 깨에 꽂혀 있는 작품('Because Cathy taught him what she learnt' 습작)은 그 사진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세일러복이 가진 이미지의 상징성과 금기로서의 관념 사이의 어긋남으로 인해서 혼란을 일으키게 만든다. 그것이 하라의 의도적인 연출로 만들어진 장면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자신이 사진 속의 주인공으로 실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우연이 아니다. 성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쟁점이 된, 그리고 발튀스 자신도 그 점을 인정한 '기타 레슨(Guitar Lesson, 1934)'이나 속옷의 노출 같은 패티쉬한 요소들은 물론 그의 사진적인 해석과 재현의 대상에서 신중하게 제외되어 있다.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King of Cats"(self-portrait)_잉크젯 프린트_43.3×32.8cm_2009

에로티시즘은 인간의 신체적인 면을, 그리고 무구함은 정신적인 면을 반영한다. 이 두 가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실 대상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관념의 두 개의 서로 다른 측면이다. 우리는 항상 정신과 육체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즉, 이율배반과 모순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라의 사진에는 에로스와 타나토스라고 하는 두 개의 상반된 정동이 무의식 가운데 일체화 되어 있다. 무거운 세피아의 모노톤과 콘트라스트가 억제된 플랫한 광선으로 채워진 실내의 의자와 소파, 맨바닥에 던져진 것처럼 누워 있는 소녀들의 자태와 무표정한 얼굴에는 어느 구석인가 죽음의 예감 같은 것이 떠돈다. 소녀들은 짧은 스커트 아래로 흰 다리를 들어낸 채 책을 읽고 있거나, 방심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거나,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거나,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린 뒷모습으로 창 밖을 내다보거나, 팔을 늘어뜨린 채 활처럼 몸을 뒤로 굽히고 있거나, 죽은 듯이 소년의 무릎 위에 몸을 눕히고 있다. 극단적으로 과장된 형태로 굳어 있는 그들의 자세 속에 숨겨 있을 무엇인가를 읽어내려고 하는 관객의 시선은 모호한 공간 속에서 초점을 잃고 미끄러지고 만다. 화석처럼 경직되어 있는 소녀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희뿌연 스모크로 가득 찬 실내의 공기와 부드럽고 무거운 광선과 불가사의한 표정과 자세를 한 소녀들을 찍은 사진으로부터 시선을 돌려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소녀들의 불명료한 실체감은 단순히 자욱한 스모크나 화면에서 색채가 제거되었기 때문만이 아니고, 또 모든 사람들이 소녀들에 대해서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는 질문을 던진다. '에로틱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들이 벌거벗고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어떤 암시를 통해서 보는 사람의 머릿속에서 촉발된 상상력인가?' 19세기의 회화주의 사진에서처럼 아무리 짙은 안개로 형체를 애매하게 만든다고 할지라도 그 소녀는 구체적인 이름과 살아 있는 신체를 가진 누구인가 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진가의 지시에 따라서 연기하고 있는 사진 속의 소녀들은 지금 자신이 취하고 있는 자세가 관객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 것인지를, 의자에 반쯤 드러누워서 손에 든 거울을 바라보는 소녀는 자신의 신체와 표정이 어떤 의미의 코드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또는 관객들에게 어떤 성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하라 자신이 밝히고 있는 것처럼, 그 무렵의 소녀들이 가까운 친구 앞에서나 자신의 방안의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취하는 일상적인 자세나 무의식적인 행동인 것인가? 어쩌면 '세라복을 입은 소녀들의 무방비한 자태를 에로틱하게 느끼는 것은 어른들뿐'인지도 모른다. 소녀들이 보여주는 '흐트러진' 자세와 마찬가지로, 그런 어른들의 시선은 비난 받을 일인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어느 쪽인가? 그런 것들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소녀들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주어진 몫이다. ● 하지만 어느 쪽이 되었건, 그것은 하라의 의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일지 모른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발튀스가 굳이 소녀의 무방비한 지체를 그린 것은, 20세기의 편협한 에로티시즘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시리즈를 통해서 '무구함(innocence)'과 '에로티시즘'(또는 naive와 sinister)이라고 하는 구시대의 이중적인 관점에 대해서 의견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그의 사진행위는 '성(聖)'과 '속(俗)', 또는 '물질'과 정신'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이분법적 태도에 대한 고찰이며 문제 제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에로티시즘과 이노센스라고 하는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공존시킴으로써 성에 대한 구시대적인 도덕율을 객체화시키거나, 또는 '성'에 대한 보편적인 관념과 가치관의 배후에 자리 잡고 있는 어떤 근원적이고 실체적인 구조를 들여다보게 만들려는 하라의 계산된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바로 그 점이다.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Still Lifes 1_잉크젯 프린트_43.3×32.8cm_2010

발튀스의 작품과 오래 전에 세워진 낡은 진료소 건물은 불가분한 하나의 이미지로서 하라의 머리에서 동시에 떠올랐다고 한다. 그곳에 남겨진 고풍스러운 의자와 나무 책상, 얼룩진 벽과 흐릿한 유리창, 낡은 '다다미', 카펫이 군데군데 잘려나간 마룻바닥, 무겁게 내려뜨려진 두꺼운 커튼 같은 것들과 함께, 모델들이 취하고 있는 연극적인 포즈는 타이쇼(大正)와 쇼와(昭和) 초기라고 하는 시대의 독특한 양식미와 낭만적인 분위기에 젖어 있던 일본인의 문화와 정서를 표현하는 장치로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1920년대에 지어진 건물을 장기간 통째로 빌렸다. 그리고 마치 디지털시대의 흐름에 거스르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중형의 아날로그 카메라와 은염 필름, 영화용 대형 분연 발생기와 인공조명, 복잡한 마스크를 이용한 다중노출, 치밀한 포즈와 무대 설정과 장면 연출 등을 통해서 한 장면씩 촬영을 진행시켜나갔다. 긴 시간과 노동집약적인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그것은 시간이 멈춘, 또는 시간을 초월한 발튀스의 타블로의 세계를 사진으로 재현하기 위해서,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을 과거의 로맨틱한 어느 시간대로 타임 슬립 시키기 위해서 그가 생각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의 예술적 재능과 함께 미술과 영화 분야에서의 학습과 미국에서의 짧지 않은 생활 경험도 30점 남짓한 작품과 몇 차례의 전시만으로 그를 빠른 시간 안에 스타덤으로 올려놓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20세기의 걸출한 이단의 화가 발튀스의 세계에 일본적인 해석을 가한 것도, 19세기의 프린트 기법을 구사하는 것이나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에 토닝을 해서 매 작품마다 미묘한 차이를 만드는 것도 작가로서의 차별적인 스타일과 작품에 아우라 성을 부여하기 위한 전략적인 시도였을 것이다. 시장원리에 의해서 지배되는 현대예술의 장면에서 그것은 성공적인 위치를 얻기 위한 현명하고 가치 있는 시도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느리게 움직이지만,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아티스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작업의 내용과 미디어와 모티프, 소재와 방법의 선택의 어느 점에 있어서나 그는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잘 알고 있는 작가다. 그의 다음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 김승곤

ⓒ 히사지 하라_A Study of the Still Lifes 2_잉크젯 프린트_43.3×32.8cm_2010

Looking for Balthus in the fog ● The world of Balthus, worshipped as a heretical master of 20th century painting through his distinctive, fantastic imaginative work, is recreated in Hisaji Hara's photographs. Photographs of Hisaji Hara, a Japanese photographer who has represented Balthus' paintings in his own mystic monotones, are on show for the first time in Korea at Gallery Jinsun from June 13 through July 5, 2014. The artist of international repute displays 14 works including 12 figure photographs featuring girls, including Portrait of Therese. The exhibition is a good opportunity to look into Hara's alluring art-world in which he has portrayed in the medium of photography girls Balthus described as the "symbol of beauty that could not be more perfect". Hara has produced works with his own aura and in differentiated idioms through an interpretation of Balthus' works, in Japanese fashion and in the 19th century print technique. The artist shows his moments of introspection toward a conventional dichotomous attitude between the sacred and the profane, material and spirit, unveiling a twofold viewpoint of old times, innocence and eroticism. ■ Gallery JINSUN

Finding Balthus in the Fog ● In 2005, during one of those long autumn nights, I was slipping in and out of sleep, when a painting by Balthus suddenly and inexplicably flashed across my mind. I immediately began searching on my computer and discovered a small image of "Thérèse Dreaming" (1938). The painting, displayed in a corner of the LCD screen, emitted a strange brilliance. It somehow seemed to easily encompass the value of all art that I had encountered until then, possessing an authenticity that exceeded those of works that I had wholly admired in the past. From this moment, I began to foster a strong desire to pursue the nature of this authenticity in detail. ● Despite the intensity and certainty of my impression of this authenticity, so prone was it to the vicissitudes of intuition that I feared, without attention, it might shrink into the deep recesses of memory; I myself found it difficult to place a name on what I had experienced. I wanted to fix that flickering impression to solid, tangible evidence. Eventually, I arrived at the thought of reproducing it in the form of photography. ● Photography is a medium that endows the artist with modern technology beyond the technical skill of what he or she is individually capable of achieving. It affords me a more technically advanced point of departure. Without having to personally engineer and build a camera, I am allowed to use such equipment at my leisure. ● Yet enhanced technical abilities made common in our day are also a double-edged sword, hiding the trap of modernism. On account of the industrial innovations that support their production, film, cameras, and digital imaging devices are fated to maintain standards of quality. The techniques of painting that Balthus acquired, however, vividly reflect convictions that predate modernity. Oils and canvases as materials are hardly subject to the changes seen in film and cameras that result directly from improvements on the production line. It follows convention that in search of superior paint, an artist should decide to blend pigments and oils by his own hand. ● That is why the study of Balthus' work through photography implies the freeing of the equipment and materials of the practice -- hardware forged under the aegis of modernism-- from modernist aesthetics. It is a kind of challenge that I pose to myself, a child of the mid-20th century. It is also a courteous betrayal, if I may say as much. I am compelled to openly declare the necessity of a betrayal against both myself and the whole of modernity. ● To betray modernism means at once to exceed its truths, and to pass beyond modernist notions of self. An "artist" embodies the modernist parameters of the self applied to individuals who create objects. Balthus did not define himself with this word. Throughout his life he referred to himself not as an artist, but as a painter. The term speaks of a man who worked outside of modernistic delineations. ● Modernism's idea of self precludes the possibility of realizing transgenerational undertakings. For instance, the mounds of shells spanning several kilometers that have been discovered through archaeological digs to date back to ten thousand years ago, provide proof of a site of Land art, which a number of communities shaped collectively over the centuries. Yet as modernist thinking is inclined to reduce such efforts to the genius and talent of a single artist, it cannot help but neglect the value of what has been accumulated through vast expanses of history. Balthus was undoubtedly aware of this dangerous tendency, always cautiously negotiating his relationship with the view of the individual artist. Calling himself "the last feudalist painter," he conferred to his works an atemporal authenticity gathered from the ages before art became an entity to be discriminatorily guarded. ● The study of Balthus' paintings through photography requires one to absorb his mindset and liberate the camera and photosensitive materials from modernist conceptions. In other words, it requires one to disregard modernism's self-conscious distinction between painting and photography and place the two media on equal footing. This might involve recalibrating the optically correct linear perspective achieved by the lens to embrace the allure of interpretive perspectives shown on the canvas. With the fundamental premise that optical lenses can never fully experience and represent our reality, I arrived at the practice of compensating for what is lost in mimesis -- searching for methods to strengthen the intimacy between film and paint. ● These theories guided various technical choices made during the shooting process, such as shifts in focus during multiple exposures, the diffusion of artificial fog to emphasize aerial perspective, or the decision to grant the visual depth of a hundred meters to a physical distance of ten. Why, though, one might ask, would fog be necessary? It is not, to be sure, to enhance any appeals to pathos. Rather, it allows the space that one feels when passing between a table and a chair to be translated into the vocabulary of light and darkness. ● In transposing painting into photographic image, what transform first and foremost are my own perceptions. What, for me, is painting? What is photography? And what can be said of my consciousness that divides these two from one another? ● Take the poses of the figures depicted by Balthus; only when attempting a photographic translation do they strike one as remarkably odd. One also realizes simultaneously that these bizarre postures appear innocuous on canvas. That is to say that the pose of an individual within a painting can be an abnormal form for the body to assume in reality, while still appearing natural to viewers. It is therefore necessary to first abstract the painting's composition for an almost geometrical analysis, and subsequently restructure the abstracted parts for the photograph. For example, if I were to observe that the figures in the painting are arranged on a diagonal line through the canvas, I would strive to adhere to this particular guideline in the photographic version. Even if this methodology were to produce physically unnatural poses, I trusted that it would settle into the finished image as a compositional element. ● After years of taking photographs as photographs, I generated this approach only through contemplating the conversion of Balthus' paintings. On the Photographic Process ● The selection of the setting was a fundamental, determining factor for these works. My choice for a location was not the result of extensive research, but was in fact due to a serendipitous encounter. When I was asked by a fashion designer friend to collaborate on a catalogue shoot, it had already been screened as a location for the project. Erected during the Taisho era (1912-1926), this private sanatorium was operational until 1965, with a multi-compound facility including consultation and waiting rooms, operating tables, an X-ray room, and an additional wing for overnight patients. Even after closing its doors, the family preserved the buildings for more than forty years. ● Following my first experience at the old sanatorium, I decided to create the Balthus series. The family of owners who had maintained its condition generously granted me free access to the space for over a year. They accepted my request to air out old furniture that had been shuttered in storage, and accommodated the need to rearrange the interiors. Most of the furniture, decorative props, and tools that are shown in the series were once in use during the operating life of the original facility. ● With a machine large enough for a concert hall, we often filled entire rooms with thick, heavy artificial fog. A 30-minute wait would then reveal a space with the depth and sensory nuance of a painting. Aerial perspective was controlled by manipulating the concentration of fog hanging in the air. The distance between a chair and a table that Balthus had depicted, and the feeling it imparts to a person passing through, were converted into light and shadow designed by fog. ● Directing the models proved extraordinarily difficult. This was primarily due to the fact that many of the poses painted by Balthus were simply impossible to reenact with the human body. Adding to our challenges, the fog retained optimal conditions only for a brief couple of minutes. To hold an uncomfortable pose during that window of time was a wearing task. Eventually, a shot would come to be considered relatively well executed if the pose could be held for ten seconds. More than a few pieces were dictated by exposure times of less than a second, before the model would lose balance and fall, or any muscles could be torn. Yet with the natural lighting dimmed by fog, shutter speeds of over several seconds were to be expected. Capturing crisp outlines of a body contorted in the most improbable of positions in a darkened room: by all standards of logic, the odds were stacked against us. I feel that the superhuman efforts of the models were what saved the undertaking. (All of the photographs were shot with natural light. The lighting design of the structures communicated the style of their architecture well, and it became apparent as our work progressed that supplemental artificial lighting could efface this relationship. We resorted to the bare necessity of board reflectors while on location.) ● Multiple exposures were heavily employed on a number of works staged at the clinic. I attached an enormous matte box with one-meter sides to the lens, and hung shades to hide portions of a single sheet of film for separate exposures of the same scene. The process was a natural solution when an image called for the model to play two roles within a single frame. Balthus himself had never worked with a great variety of models, preferring instead to portray the same selectively handpicked individual over a long period of time. I followed his example and for the whole series worked exclusively with the same two models who had succeeded in matching what I envisioned for the project. Multiple exposures were thus a pragmatic method of relying on the model who consistently embodied my visualization, particularly while photographing scenes that required multiple female figures. ● Another significant reason for the frequency of multiple exposures in this project was my intent of dissolving the "correct" rules of perspective demonstrated by the lens. When the focus is manually shifted between exposures, or the thickness of fog is adjusted, or if the light filtering through the windows changes suddenly, irregularities occur to the strength of light registered by the lens. Such images sharing a sheet of film fail to maintain the integrity of "correct" perspective. Rooms and the lives within them appear warped as a result. I find that I am profoundly interested by these distortions, these irregularities of atmosphere, which resemble Balthus' treatment of space through paint. ■ Hisaji Hara

The World Where Eroticism Coexists with Innocence ● Creating another work by copying or simulating a work of art is not rare in the long history of art. The objective of and mediums for imitation and simulation vary: technical maturity for effective imitation; analysis and research of works; homage to artists who produced the originals; seeking a hidden import in and new interpretation of works. A typical work of such imitation is Diego Velazquez's「Las Meninas」. Numerable artists, such as Salvador Dali, Richard Hamilton, Joel-Peter Witken, and Eve Sussman have reproduced the original in a wide range of mediums and methods such as figuration and abstraction, photography and video. ● Hisaji Hara (1964- ) has recreated for a few years works by Balthus (real name: Balthasar Michel Klossowski de Rola) in monotone photographs. Picasso declared "Balthus is so much better than all the young artists who do nothing but copy me. He is a real painter." Such works by Hara will be introduced to Korea for the first time. This is a good opportunity to look into Hara's alluring art-world in which he has portrayed in the medium of photography girls Balthus described as the "symbol of beauty that could not be more perfect". ● Well-known internationally through many exhibitions in London, Berlin, Amsterdam, and New York, Hara displays at this show in Korea 14 works in total such as 12 figure photographs including「Portrait of Thérèse」and two still-life photographs. These are half of all the works he has made public so far, including most of his magnum opus. They are mostly digital pigment prints, but gladly include three albumen prints. ● When talking about Balthus, we first of all hark back to girls in a solid composition, minute depiction, and an erotic context. One of the critical themes in Balthus' works is a chaotic state deriving from unstable psychology and physical change in a girl who is in a transition period from a sexually innocent state to beginning to be aware of sex - from a child to an adult. Apparent obscenity in his works featuring pubescent girls in "an erotic, voyeuristic pose" is still a controversial subject. Admitting that his work「Guitar Lesson (1934)」might provoke pedophilic interest and concern, he held fast to his own views that his all other works portraying girls are not erotic. This was probably why he rejected the usual conventions of the art world and ended his life shrouded in mystery. He insisted that his paintings should be seen and not read about in any way. A telegram sent to the Tate Gallery as it prepared for its 1968 retrospective of his works read: "Balthus is a painter of whom nothing is known. Now let us look at the pictures. Regards. B." ● After many long years, Balthus' paintings motivated Hisaji Hara (who majored in fine arts) to hold the camera. He could not give any logical reply to the question, why he chose Balthus, though this probably had nothing to do with lack of vocabulary or conviction: it is more likely because Balthus' intense images came to his mind suddenly one day, 20 years after he first met the paintings. It was "intuition" that immediately motivated Hara to recreate Balthus' works by using the medium of photography. He conceived of how to realize his ideas by using light, photographic sensitive material, and chemicals in lieu of watercolor paint and canvas. His work - launched in 2005 - was completed with his first show titled A Photographic Portrayal of the Paintings of Balthus displaying 15 photographs that were recreations of Balthus' 15 well-known paintings including「The Passage du Commerce Saint-Andre (study)」. ● It took no appreciable amount of time for Hara to determine the Balthus paintings of girls he chose as models for his photographic representations. However, he probably needed real considerations to avoid any unnecessary misconception or moral reproach and to create the differences of subtle, significant details between works of Balthus and his own. Whether Balthus wanted it or not, Hara made an attempt to reinterpret Balthus' paintings and cultural connotations and apply his own codes to them, which is evidenced by the girls in his photographs in the sailor suit most middle and high schools recently used as a school uniform. Although he took the motifs of his photographs from the features of Balthus paintings such as their form, atmosphere, model poses and looks, Hara put importance on revealing the difference and boundary of two cultures of Europe and Japan through models, places where they inhabit, garments, and furniture. ● The sailor suit for girl students and black suit with a hard, tall collar and many glittering buttons reflect a Japanese garment culture formed in a certain period. The girl-image most Japanese male adults imagine is a girl student in a sailor suit. The sailor suit has become a symbol of virginity and immaturity and simultaneously a symbol of male taboo and repressed desire. It also has worked as a mechanism to lend a sacred, privileged position to physically mature girls and to cut off any gaze of desire for eroticism. However, it is quite natural the stronger the taboo, the more secret the gaze of desire. ● The sailor suit Hara's girls wear is also involved in this gaze. His photographs, such as a work featuring physically mature girls exposing their legs, a work capturing a girl's extremely unnatural posture placing just one hand on the floor, a work capturing a girl who holds a thin string that seems connected to a body part「Oil on canvas 1939 (study)」, and a work showing a boy who gazes at the waist of a girl lying with her face down from her back「Because Cathy taught him what she learnt (study)」arouse confusion in viewers due to the discordance between the sailor suit's symbolism and the idea as a taboo. There is no doubt that these scenes are intentionally staged by the artist. It is also not by chance that Hara himself appears in his photographs as protagonist.「Guitar Lesson」shows controversial issues in terms of sexuality which Balthus recognized for fetish elements like the exposure of underwear are deliberately excluded from Hara's photographic interpretation and representation. ● Eroticism is bound up with an individual's physical existence whereas one's innocence reflects his or her spiritual existence. These two factors refer to two differing aspects of our notion of reality. We always undergo conflict between spirit and body. We can say that the nature of man is characterized by antinomy and contradiction. We can also denote that two contrasting human instincts, Eros and Thanatos, appear unified in Hara's work. A sign of death is sensed in the chair and sofa in the interior filled with the monotone of heavy sepia, and flat light whose contrast is constrained, and the postures and deadpan faces of girls lying on the floor; girls reading a book with their white legs exposed under a short skirt, vacantly looking at a distant the hill, lying with their faces down, bending their body backward with dangling arms, or laying down on a boy's lap. The view of the audience reading something hidden under these exaggerated postures wanders in an ambiguous space. The girls who remain stiff like fossils would never rise-up again. And yet, it is not easy for us to divert our eyes from the interior filled with hazy smoke, gentle, heavy rays of light, and girls with mysterious looks in incomprehensible poses. ● The vague sense of substance of girls is caused neither by hazy smoke nor removal of colors. His photographs ask, "Do we feel eroticism due to naked bodies or due to our imagination triggered by implications?" As in pictorial photography in the 19th century, no matter how vaguely a girl is captured with thick mist, she could only be someone with a concrete name and a living body. Are the girls in his photographs who perform under the photographer's direction conscious of what their postures mean to viewers? Does the girl who lies on the chair and looks into the mirror she holds in her hand realize what meaning and code her body and look creates? Or is she conscious of what sexual signal she sends to viewers? If not, as Hara himself reveals, are such poses daily or unconscious actions the girls do before their intimate friends or without being conscious of the eyes of others in the room? As someone pointed out, only adults probably feel their defenseless postures as erotic. Like the girls' "loose" postures, should such adult gaze be reproached? What side should be blamed? Any judgment of this depends on those looking at the girls. ● This may be by nature a problem for a different dimension: "I think Balthus portrayed girls' defenseless postures as a defiance of 20th century prejudiced eroticism. Through this series I intend to display my own opinion on the twofold viewpoints of old times toward "innocence" and "eroticism", (or naive and sinister)." In other words, Hara's photographic action can be said to be an investigation into and presentation of a problem of a conventional dichotomous attitude, the sacred and the profane, or material and spirit. We can assume that Hara has intention to objectify outmoded views on sex or make us look into some underlying and substantial set in the universal idea and view of sex through the coexistence of contrasting concepts, eroticism and innocence. This is the point we have to read in his work. ● It is said that Balthus' works and an old dispensary built long years ago came to Hara's mind as one image: theatrical poses along with an archaic chair, wooden desk, stained walls, blurred windows, old Japanese floor mat, wooden floor where a carpet is cut out here and there, and a thick curtain hung heavily are effectively used as devices to represent the distinctive stylistic beauty of the early Taisho, Meiji and Showa period and Japanese culture and emotion in a romantic atmosphere. ● He rented an unoccupied clinic built in the 1920s and took shots one by one with a mid-sized analog camera, silver-halide film, smoke generator for movies, artificial lighting, multiple exposure, minute stage setting, and staged poses and scenes as if going against the trend of the digital era. Although this work demanded time and labor-intensive processes, it was the most efficient way he could conceive to represent the Balthus world transcending time and for the characters to slip to a past romantic time zone. ● His talent, knowledge of art and film, experience living in the United States helped him enter stardom in a short time, with only 30 pieces and just a few exhibitions. He moves very slowly but does not seem to stagnate. Interpreting the world of Balthus, 20th century heretic, prominent artist in a Japanese manner, applying printing techniques of the 19th century, arousing a subtle difference in each work by toning with a digital inkjet printer, are perhaps his strategic attempts to generate his own differentiated style and aura. Needless to say, these are worthwhile strategies for gaining a successful position in the contemporary art scene governed by a market principle. He is an artist who is well aware of what and how he has to work in choosing content, media, motif, subject matter, and method. It will be interesting to watch his subsequent movements. ■ KIMSEUNGKON

Vol.20140613b | 히사지 하라展 / Hisaji Hara / 原久路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