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모은 까다로운 순간들 PICKY MOMENTS GATHERED BY FINGERTIPS

김한나展 / KIMHANNA / 金한나 / painting.sculpture   2014_0626 ▶︎ 2014_0806 / 일요일 휴관

김한나_우두커니_캔버스에 유채_112.1×193.9×4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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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626_목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서울 SPACE K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01(신사동 630-7번지) 3층 Tel. +82.2.3496.7595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서울에서는 6월 26일부터 8월 6일까지 화가 김한나(b.1981)의 개인전『손끝으로 모은 까다로운 순간들』을 개최한다. 부산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한나는 대안공간의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에 발탁된 후 여섯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을 통해 특유의 자전적 회화 세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와 변함없이 함께 해온 마음의 죽마고우 '토끼'가 주인공 '한나'와 더불어 일상의 소사를 내러티브하게 엮여낸 회화와 조각 신작 34점이 선보인다.

김한나_앗! 간지러워_ed.4_합성수지, 스프러스 나무_65×17×12cm, 74×27.5×34cm_2014
김한나_진실속의 진실_캔버스에 유채_130.3×80.3×4cm_2014 김한나_땀_캔버스에 유채_145.5×97×4cm_2014
김한나_우아한 안정_캔버스에 유채_80.3×116.8×4cm_2014

포근한 색채를 바탕으로 서정적인 서사가 어우러진 김한나의 회화는 마치 어느 소녀가 써 내려간 그림일기와 같은 연작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스스로 작품의 주인공이 된 작가는 실명 그대로 등장하여 일상에서 피어나는 소소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다정다감한 필치로 회화화한다. 그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토끼는 대학 재학 시절부터 서른을 넘긴 지금까지 그의 그림에 한결같이 등장해왔다. 귀엽게 묘사된 토끼는 예의 의인화된 캐릭터라기 보다는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으며 삶의 방향을 공유하는 동반자이자 또 다른 김한나 자신으로 그려지곤 한다.

김한나_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_캔버스에 유채_130.3×97×4cm, 116.8×91×4cm_2014 김한나_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뜨지 못할지도_캔버스에 유채_19×33.4×4cm_2014
김한나_독립된 실천 2_세라믹에 아크릴채색, 무화과 나무_11×4.5×8cm, 55×45×42cm_2013~4
김한나_그 다음에는_캔버스에 유채_130.3×193.9×4cm_2014

전작(前作)이 작가의 청년시절과 궤를 이루며 성장통에 무게가 실려있었다면, 이번 전시는 한층 성숙해진 한나의 자아 성찰에 밀착한다. 특히 이번 개인전은 삶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게으름'이라는 관점에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의 사전에서 이 어휘는 나태나 태만의 유의어 혹은 근면이나 성실의 반의어로 규정되지 않는다. 굳이 청교도 정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과장되게는 죄악이나 적어도 인간적 결함으로 치부되곤 하는 이 게으름에서 김한나는 "아름다운 냄새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 같은 족쇄와 낙인에도 불구하고 게으름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삶의 중요한 가치이기에, 작가는『손끝으로 모은 까다로운 순간들』이라는 전시 부제로 그 어려움을 호소한다. 자기에로의 완전한 몰입을 위한 한나와 토끼의 게으름 수호 작전은 이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인 셈이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게으름은 그저 신화에 불과할 뿐, 작가는 게으름의 가치 중립화를 통해 온전한 자기 성찰과 관조의 시간을 얻고자 한다.

김한나_내가 좋지_캔버스에 유채_80.3×65.1×4cm_2014 김한나_숨막히는 따뜻함_캔버스에 유채_162.2×97×4cm_2014
김한나_기준 좀 바꿔라_캔버스에 유채_53×45.5×4cm_2014
김한나_ 잠이 오면 자면 되지_캔버스에 유채_65×30.3×2cm_2013 김한나_ 마음껏 비가 내려도 좋아_캔버스에 유채_53×33.4×4cm_2014

김한나는 항상 자기 자신에 충실히 몰입해왔다. "고립은 나의 존재 방식"이라고 말하는 그의 어투는 담담할 뿐 결코 처절하거나 슬프지 않다. 김한나 자신을 위한, 자신에 의한, 자신의 독백이건만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적잖은 공감대를 형성해오고 있는 점은 전혀 아이러니가 아니다. 누가 정해 놓았는지 모를 판박이 같은 사회화 과정–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물질만능주의와 일등지상주의로 요약되는-을 '게으름' 피우지 않으며 단계별로 밟아가는 사이에, 너무도 손쉽게 타협하여 이내 잊혀져 버린 우리 각자의 세계와 가치관을 상기하게 되기 때문은 아닐지. '한나와 토끼'는 보편적 다수에 속하지 않는 삶의 태도가 결국 다수로부터 낙인 찍히고 마는 현실과의 간극에서 그리고 그 불안과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리고 갈등했던 누군가의 젊은 날과 공명한다. ■ 스페이스K

Vol.20140626b | 김한나展 / KIMHANNA / 金한나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