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사·유 空間·思·遊

하이경_이은채_최재혁展   2014_0716 ▶︎ 2014_0802 / 일요일 휴관

최재혁_골동품(antique) #32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4

초대일시 / 2014_071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금산갤러리 KEUMSAN GALLERY 서울 중구 회현동 2가 87번지 쌍용남산플래티넘 B-103호 Tel. +82.2.3789.6317 www.keumsan.org

인간은 사적인 공간을 필요로 한다. 사적인 공간이란 심리학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공간을 의미한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은 50년 전에 이미 '개인적 공간(personal space)'을 명명하였다. 그는 개인 공간을 4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였는데 가장 가까운 친밀한 거리는 18인치(약 46cm) 이내, 사적인 거리는 4피트(약 1.2m) 이내, 사무적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사회적 거리는 30피트(약 3.6m) 이내, 그리고 이보다 멀어질 때를 공적 거리라 하였다. 모르는 상대가 사적인 거리인 4피트 안으로 접근하면 긴장하며 스트레스를 받지만, 연인이나 가족같이 사랑하는 사람이 4피트 이상 멀어지면 오히려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사적인 공간을 두 가지 면으로 변화시켰다.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CCTV의 발달 등으로 어디에선가 관찰되고 기록된다. 우리의 사적인 공간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기기를 통한 만남과 익명성을 보장받은 대화에 익숙해져 사적인 공간에서 대면하는 만남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즉 사적인 공간을 빼앗김과 동시에 스스로 거부하게 되는 현상을 낳은 것이다. ● 이러한 시대에 세 명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네러티브로 자신만의 사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이 공간은 실제 풍경이 아닌 작가가 만들어낸 인위적 공간으로, 나만의 안온한 질서가 사라진 혼란스런 현 시대 속에서 작가 스스로 인공의 사적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재혁_골동품(antique) #35_캔버스에 유채_24.2×34.8cm_2014

최재혁의 공간은 오브제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 것도 없는 흰 바탕에 놓인 오브제들은 작가의 기억 속 혹은 작가의 부모 세대가 쓰던 기억 속 물건들이다. 흔히 말하는 이 빈티지 오브제들은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자아의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실제로 오래된 물건이나 소품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공업용 재료와 오일 페인트로 그리면서 그 소품들은 철저히 작가의 것, 사적인 오브제로 변모한다.

이은채_늦은 밤 A Late Night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4
이은채_사라져버린 추억 Faded Memories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14

이은채의 공간은 따뜻한 공기가 느껴지는 온화한 추억의 공간이다. 실제 누군가 살고 있는 듯하게 완벽한 벽지와 가구와 조명을 갖춘 이 공간에는 항상 명화가 걸려있다. 명화는 이 공간을 슬픈 사랑을 추모하거나 사라져버린 추억을 회상하는 공간, 삶과 죽음을 고민하던 절망의 순간을 위로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든다. 작가의 작품 속에 또 다른 작품은 우리의 기억 속에 잊고 있던 추억을 촛불이나 램프의 빛과 온기로 수많은 기억들을 불러일으킨다.

하이경_오후 햇빛 A Afternoon in the Sun_캔버스에 유채_145.5×224.2cm_2014
하이경_전환 A Change_캔버스에 유채_121×121cm_2014

하이경의 공간은 복잡한 도시풍경에서 타인의 흔적을 지운 것이다. 오직 작가의 시선과 그림자만 드리운 나무, 고요한 돌담, 벽돌 만이 존재한다. 공적인 공간의 매우 사적인 승화이다. 움직이는 화자의 시선은 때로는 직선으로, 때로는 곡선으로 표현되며 진동을 느끼게 한다. 내 시선의 길을 따르는 사적 공간의 움직임은 묘한 만족감을 준다. ● 갤러리라는 매우 공적인 공간에 전시될 세 명의 작가가 만들어낸 공간 속의 이야기는 너무도 사적이기에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프레임의 한계를 넘어선 작가의 이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을 통해 관객은 또 다른 그들만의 공간을 꿈꾸게 것이다. ■ 금산갤러리

Vol.20140715b | 공간·사·유 空間·思·遊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