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

유정훈展 / YUJUNGHOON / 兪政勳 / painting   2014_0716 ▶︎ 2014_0829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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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훈 블로그_blog.naver.com/artfree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예송미술관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 242(삼전동 62-2번지) 송파구민회관 1층 Tel. +82.2.2147.2800 culture.songpa.go.kr

당신과 나의 이야기 우리의 담화 ● 작가 유정훈 작품의 흥미로움은 관찰을 통한 해석의 재발견이다. 가시적 형상을 통한 감정 이입과 공감의 빼어남 또한 그의 그림에서 느낄 수 있는 유의미함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 속엔 누군가의 기억을 더듬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부유한다. 그 이야기 내부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작가 자신이 보고 체감해온 여러 감정들이 녹아 있으며, 삶에 관한 소소한 기억과 단상들이 이입되어 있다.「urban episode sensibility」연작에서 드러나는 삶의 여정 속에서 겪는 여러 단상들,「나를 위한 변명-너를 위한 이해(2013)」시리즈 마냥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관계를 다룬 작품 등이 그렇다. 그러나 무엇 보다 예술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반추하고 그 본질을 고찰하는 것이야말로 유정훈 작업이 지닌 특징이랄 수 있다.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4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4

그의 그림에선 복잡한 커뮤니티 가운데 살아가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듯하나, 한편으론 고독하기만 한 군중 내 개인의 소외감, 분주한 문명 속에서 감내해야할 인간들의 절망과 슬픔, 우울함 등이 기표되어 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작가상을 일상의 중심에서 하나씩 상징화 시켜 화면에 옮기는 것에서 본질에 대한 작가적 태도의 한 예를 목도할 수도 있다. 이는 그의 그림에서 찾을 수 있는 표현이론(expressive theories)적 특징일 뿐만 아니라, 예술이란 결국 자의식이란 무대에서 나에게 혹은 나를 통해 바라보는 우리를 다루고 대중소비사회에서 일상이 어떤 방식으로 시각이미지화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해도 그르지 않다. 흥미로운 건, 이 모든 것들이 따뜻하게만 다가오는 외형과는 달리 대개 대중적인 의미와 비판적 현실주의라는 시선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내면성, 자의식, 존재의식에 대한 고찰이 이입되어 있으며, 표현에 있어 주관적인 심미성만이 아닌 어떤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의지를 내보인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의 그림들을 사회적 확장성으로 해석하는 건 의외로 자연스럽다.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14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4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4

내적 범주를 넘어선 사회적 확장은 경제적 궁핍함을 견디며 생을 영위하는 서민들의 애환을 엿보게 하거나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과 마음속에 똬리 틀고 있는 생각들을 시대적 아픔과 고민에 덧대는 데에서 수용이 가능하다. 또한 고속 성장의 이면에서 자라나는 부의 부당한 분배, 자유시장경제체제로 인한 새로운 계급사회의 도래와 같은 비정상적인 현상들을 은연 중 드러내는 시니시즘(cynicism)도 사회적 확장성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 허나 그것이 무거운 여운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육중하고 엄중하거나 딱딱한 감응을 심어주지도 않는다. 물질숭배와 자본주의 모순을 지적하며 예술가로써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뚜렷하지만 베일 듯 지나친 날카로움은 목도되지 않는다. 물론 우리 이웃들이 처해 있는 보이지 않는 신 계급사회를 비판하고 있음에도 급진론에 매달리는 것 역시 아니다. 작가는 동시대 현실을 모방하나, 되레 유쾌하게 표현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촉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백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그의 그림은 어떤 하나의 주장에 앞서 다층적 해석을 허락하는 경향이 크다.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4
유정훈_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4

사실 작가 유정훈의 작업은 개인과 개인의 마음과 마음 사이의 모방 속에서 찾는다는 사회학자인 가브리엘 타르드(Gabriel Tarde)가 제시한 사회적 사상의 정의에 가깝다. 재현성을 지닌 그림을 매개로 소통을 추구하고, 현실에 근본을 둔 미술 언어를 통해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을 동시에 아우른다는 점에서 일견 동일한 콘텍스트를 지닌다. 그리고 이는 발터 벤야민의 설명처럼 현실의 세계와 화면 내부로 침잠된 세계의 경계에서 자신만이 조형어법으로 곧추 된다. ● 하지만 그의 작업을 말하며 가치 있게 다뤄야할 부분은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더 나은 사회, 산업화, 현대화, 도시화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같은 여러 병폐들을 함유하고 있는 현실을 지목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행복하고 평등하게 사는 사회에 대한 촉구, 궁극엔 '휴머니즘'을 지정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개인의 책임과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며 현실의 모순을 딛고 일어서는 휴머니즘이 지금 여기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현실 속의 인간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지막이 읊조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분명 그의 밝고 명랑하게 다가오는 가시적 명료함 이상으로 생각할 화두를 제공한다. ■ 홍경한

Vol.20140715h | 유정훈展 / YUJUNGHOON / 兪政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