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경계 Invisible Boundaries

이강희展 / LEEGANGHEE / 李康姬 / painting   2014_0726 ▶︎ 2014_0808 / 일,공휴일일 휴관

이강희_여기 2_장지에 채색_180×18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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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726_토요일_02:00pm

2014 갤러리 엘르 초대개인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3:3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엘르 GALLERY AILE 서울 강남구 역삼동 652-3번지 혜전빌딩 B1 Tel. +82.2.790.2138 www.galleryaile.com

나의 행복의 경계를 위해서 ● 이제 계절은 예전의 계절이 아니다. // 하지만 삼라만상이란 본디 한번만 보여 지는 법이다. //그것들이 우연히 일어나는 과정에서 -존에쉬버리- ● 우리에게 누군가가 '너는 뭐 때문에 살아?'라는 범속하지만 뜻 깊은 질문을 하나 던진다고 가정해 보자. 이 짧은 문장에는 세 가지 질문이 함의되어 있기도 하다. 첫 번째 '너'라는 우리에게 던져진 존재적 의미. 그리고 '뭐' 라는 삶의 목표에 대한 고민. 마지막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방법적인 의미. 이 모든 총체적인 물음에 쉽게 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저 '행복해 지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별로 친하지 않거나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내밀한 것을 내보여야 할 자리에서 '행복'이라는 만져지지 않는 실체를 이야기 하면 더 이상 상대는 다른 질문을 던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질문을 던지지 않는 다는 것은 행복이 그만큼 우리 사회에 통용되고 설득력이 있는 실체라고 믿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강희_단순한 통로_장지에 채색_130.3×194cm_2014
이강희_앞으로_순지에 검은 인주, 채색_91.5×72.5cm_2014

그러나 이 행복이 과연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행복이라는 것은 실체인지 감정인지 우리는 구별할 수 없다. 행복이라는 것은 지극히 물질적인 것이어서 어제보다 나은 경제적 환경이 조성되면 우리는 행복하다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다른 사람이 느낄 법한 행복의 감정을 나의 행복이라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이강희 작가는 우리에게 선언한다. 우리는 행복 중독 시대에 살고 있다. 다시 행복을 정의 내려야 할 때라고 말이다. ● 작가가 이번에 선보인 「해질녘 2」에서는 꽃무더기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 그 사람이 건너는 꽃의 바다는 두 번 다시 돌아볼 수 없다. 그리고 그는 다시 돌아볼 생각도 없는 듯하다. 컴컴한 수경을 끼고 전진할 뿐이다. 과연 그는 앞을 보며 나아가고 있을까? '수영'이라는 행위에 집착해서 꽃이 수놓은 소중한 경계들을 놓치고 지나가고 있다. 꽃잎이 살결을 스치고 지나가는 촉감들을 느끼며 가고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모습은 비단 우리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어떻게 수영을 하며 살고 있을까? 목표를 향한 '경계'만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강희_초급반_장지에 먹, 채색_72.3×90.4cm_2014
이강희_갈 시간_장지에 먹, 채색_80.3×100cm_2014
이강희_무제_장지에 채색_50.2×62cm_2014

이강희 작가는 '자신만의 행복의 경계'를 만들라고 이야기한다. 최신작 「단순한 통로」를 주목해 보자. 벽돌이 층층이 쌓여진 미지의 벽 안에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개나리와 다양한 생명들이 들어있다. 어디까지가 숲인지 그 뒤에 더 얼마나 많은 이미지들이 들어있는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벽안을 뚫고 들어가 '안'의 이미지에 집중하게 된다. 벽돌이 만든 계단을 내려가서 그 속에 다양한 색채들을 만나고 싶은 것이다. 펼쳐져 있으면 시선이 분산될 테지만 작가는 벽돌 속에 착실히 이미지들을 가두어 우리를 유혹한다. 작가가 말하는 행복의 경계란 감정의 테두리를 결정짓고 그 속에 자신의 내밀한 것을 숨기는 우리의 '태도'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향유해야 한다. 행복은 그렇게 사소한 것이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경계는 없지만 마치 경계가 있는 것처럼 수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떠한 이들은 그 흐름을 역행한다. 모든 것을 거스르고 싶은 호기심의 발현, 그리고 그 사람과 조우했을 때의 짜릿함, 행복은 스스로의 경계를 정의 내린 사람들의 것인지도 모른다. ● 작가가 그린 이미지들은 모두 다르다. 모든 계절은 사실 우리에게 한 번씩만 다가오는 실체다. 늘 똑같은 봄은 없고 똑같은 여름, 가을, 겨울도 없다. 삼라만상은 단 한 번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녀가 그린 색채의 선물은 우리에게 다시 오지 않는 계절과 같다. 이강희 작가가 그리는, 다시 오지 않을 계절 위에 당신의 행복의 경계를 그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 김효진

Vol.20140726c | 이강희展 / LEEGANGHEE / 李康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