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e

남상수展 / NAMSANGSU / 南相秀 / installation.painting   2014_0801 ▶ 2014_0823 / 일,공휴일 휴관

남상수_The Liner_인조잔디, 오브제_가변크기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10825j | 남상수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0801_금요일_06:00pm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Emerging Artists: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오뉴월 Space O'NewWall 서울 성북구 선잠로 12-6(성북동 52번지) Tel. 070.4401.6741 www.onewwall.com

운동경기장에 규칙을 적용하기 위해 그려놓은 기하학적인 선들은 그 규칙의 속성과 매우 닮았다. 기하학의 선들은 정의상으로는 아무런 두께도 부피도 갖지 않는 관념적인 존재다. 예를 들어 선을 공간상의 두 점을 연결한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크기는 없이 오직 위치만을 갖는 점을 연결해 만든 선은 눈에 보일 수 없다. 다만 그것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 관념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을 눈앞에 그릴 뿐, 완벽한 기하학적 선의 정의에 부합하는 시각적 대상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규칙도 마찬가지다. 모든 가능한 경우를 통제할 수 있는 규칙이란 없다. 그리고 예외 없는 완전성을 갖춘 규칙도 없다. 그저 우리는 그 규칙을 절대적이라고 믿고, 그 규칙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처럼 보이는 기하학적 선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며, 스스로 '옳다'고 믿는다. 때로 규칙이 작동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규칙의 합당함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차이들을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맹목적인 믿음과 침묵에 있는지도 모른다.

남상수_The Liner_인조잔디, 오브제_가변크기_2014_부분
남상수_Corner Flags_인조잔디, 아크릴스프레이도색, 깃발, 깃대_가변크기_2014
남상수_Corner Flags_인조잔디, 아크릴스프레이도색, 깃발, 깃대_가변크기_2014_부분

남상수가 만들어내는 운동경기장의 기하학적 도형들은 완전성이 아닌 불완전성을 말하려 한다. 매끈하고, 정확하고, 일정한 도형들이 일반적으로 엄정성, 절대성, 위반불가능성을 '주장'하는 반면, 남상수의 도형들은 자리를 옮겨 다니고, 겹쳐지고, 임의적이며, 누군가에 의해 '그려졌음'을 감추지 않는다. 심지어 그 도형들은 직접적인 '위협'을 드러내기도 한다. 따라서 남상수의 기하학적 도형들은 오히려 기하학과 규칙의 감춰진 속성을 공공연히 드러낸다. 기하학적 정의에 부합하는 도형이 실존하지 않듯이, 완전하고 절대적인 규칙이 없음을 도형들의 자리 옮김, 확대, 변형을 통해 말한다. 이 도형들을 보면서 우리는 유클리드 공간이 특정한 전제 위에 만들어진 하나의 가설적 체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배운 순간처럼, 규칙의 본성에 대해 다시 원점에서 출발하여 생각하게 된다.

남상수_The Frame1_인조잔디에 아크릴채색, 액자_126×176cm_2014
남상수_The Frame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액자_126×176cm_2014

남상수는 이런 시도를 2011년의 개인전 『-장(場)』에서도 보여준 바 있다. 휘어지고, 불규칙하고, 심지어 전기력에 의해 반복운동을 하는, 즉 특정한 힘을 벗어날 수 없는 형태로 만들어진 운동경기장들은 그 물리적 속성만으로도 규칙의 무력함을 드러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힘의 공간을 선들의 반복과 부분의 확대로 대체했다. 이런 변주는 작가 특유의 정교한 조각적 매무새를 벗어나지 않기에 일관성 있는 문제의식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 일관된 문제의식에서도 조금 아쉬운 것은 작가가 좀 더 천착할 가치가 있는 교묘한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는 점이다. 남상수의 작품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조형적 완성도를 가지고 있고, 그 완성도는 기하학적 공간을 표현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전작들에서 작가는 엉뚱한 기하학적 공간을 만들어서 벗어날 수 없는 물리적 힘이 작용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만들어놓은 여러 규칙의 무력함을 보여주었다. 즉 특유의 조형적 완결성을 작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적 현상과 긴밀하게 연결시킨 것이다. 반면 이번 작품들에서는 기하학적 속성을 물리적 힘과 연관시키기보다는 기하학적 도형들의 완전성을 포기함으로써 규칙의 임의성을 드러낸다. 운동경기장의 선들은 불규칙하게 교차하고 반복되어 더 이상 완전하고 절대적인 인상을 주지 못하며, 인조 잔디 위에 거칠게 덧칠된 하얀 선들은 멀리서 바라볼 때처럼 매끈하고 정확하지 않으며 그 기하학적 속성을 상실한다. 그러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기하학적 도형이 가진 완전성이라는 허상은 그 자체로 규칙의 완전성의 허상과 닮아있기에 그 속성을 포기하는 것보다 오히려 천착할 가치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완전성의 포기를 통해 규칙의 무력함이나 임의성을 보여주는 것은 물리적인 불가항력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내던 기존의 방식보다 더 단순해진 것이다. 물론 의미의 전달 방식이 언제나 복잡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상수가 관심을 갖는 규칙들을 둘러싼 현실의 세계는 그저 '불완전하다'고 규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부조리하고 기만적이다. 하물며 현시점의 법과 규칙 들은 얼마나 허무하고 손쉽게 자기부정에 이르는가. 그리고 그 간단한 자기부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끔찍하고, 비참한 현실을 만들어내는지 깨닫는 요즘, 작가 특유의 매끈하고 정돈된 기하학적 도형이 그 형상을 유지하면서 더욱 복잡한 현실에 대한 반성을 증폭시키길 기대하게 된다. ■ 안소현

남상수_The Frame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액자_60×80cm_2014

The geometric lines drawn on the sports field to apply rules to sports are very similar to the nature of a line itself. By definition, geometric lines are concepts that do not have any thickness or volume. For example, if a line can be defined as something that connects two dots in a space, a line made by connecting dots which only have coordinates but no dimension cannot be seen. It may be possible to try to picture a shape similar to such concept, but no visible object that adheres to the definition of a perfect geometric line exists in reality. Same goes with rules. There are no rules that can control all possible circumstances. There are also no perfect rules that are without exception. We merely believe such rules to be absolute, move busily along the geometric line which seems to have visualized those rules perfectly, and believe that we are 'right'. Sometimes, it feels as if the most important condition for rules to work is not how reasonable rules are, but rather the blind faith and silence of the people who do not want to see the real differences that exist. ● The geometric shapes on the sports field Nam Sangsu creates speak of incompleteness rather than perfection. Whereas smooth, accurate, and uniform geometric shapes 'claim' strictness, absoluteness, and impeccability, the shapes created by Nam Sangsu are mobile, overlapping, arbitrary and do not hide that they were 'drawn' by someone. The shapes even go so far as to pose direct 'threat'. Therefore, it may be safe to say that Nam Sangsu's geometric shapes bluntly disclose the hidden nature of geometry and rules. Just as no geometric shapes that are consistent with the geometric definition exist in reality, no complete or absolute rules exist and this can be found through the movement, expansion, and transformation of the shapes. Just like the moment we learnt that Euclidean space is only a theoretical system created on a particular premise, these shapes send us back to square one and makes us contemplate on the nature of rules. Nam Sangsu has already shown such attempts at his 2011 Solo Exhibition 『-field(場)』. Sports field that is bent, irregular, and which even makes repeated movements by electric force is shaped in a way that it cannot escape from the particular force. This sort of physical nature itself exposes how powerless rules are. In this Solo exhibition, the area of power was replaced by line repetitions part expansions. As such variations do not deviate from the artist's own unique and exquisite sculptural style, it can be seen as the artist's unchanging awareness of problems. ● Nevertheless, it is a tad shame that the artist severed the link to which has the value to be further excavated. The artworks of Nam Sangsu have the formative perfection that can rarely be found elsewhere, and that perfection is optimized to express geometric areas. By making a bizarre geometric area that cannot escape from physical force in his past artworks, the artist shows how powerless rules we made are. He has tightly connected the formative perfection of his artwork to the social phenomenon that he is interested in. ● However, in this time's artwork, the artist shows the randomness of rules by forgoing the perfection of geometric shapes rather than connecting the geometric nature with physical force. The lines in the sports field cross each other in an unsystematic way and are repeated so that they no longer give the impression of absoluteness, and the white lines that are painted over the artificial grass lose their geometric nature and are not smooth or accurate compared to when they were seen at a distance. Still, as mentioned in the beginning, the delusion that geometric shapes are perfect is similar to the delusion that rules are perfect by itself, and thus, rather than forgoing that nature, there is more value to developing it further. That being said, expressing the powerlessness or randomness of rules by giving up perfection is a more simplified way of working than how he used to create meanings through physical force majeure. Of course, that doesn't mean the method of delivering messages should be complicated, but the real world which contains the rules that Nam Sangsu in interested in is too complex, multi-layered, irrational and deceptive. How easily and unashamedly do the current rules engage in self-denial? These days as I am realizing how those simple self-denials create extremely complicated, terrible and miserable reality, it makes me look forward to seeing how the artist's unique, smooth and organized geometric shapes amplify self-reflection on the ever more complex world while maintaining their forms. ■ Ahn Sohyeun

Vol.20140804d | 남상수展 / NAMSANGSU / 南相秀 / installation.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