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정展 / CHOIKIJUNG / 崔起貞 / painting   2014_0806 ▶ 2014_0812

최기정_비상(飛上)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90×18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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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80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최기정의 깃털은 단순히 자연의 모사가 아니다. 그에게 깃털은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우주를 해석하는 시학이다. 작가는 우연히 깃털에서 발견한 어떤 시적 감성을 자신의 삶과 우주의 비밀을 반추하는 계기로 만든다. 연약하고 작은, 마치 꽃잎처럼 바람에 날릴 것 같은 여린 존재인 깃털에서 그는 인생의 반복된 패턴과 삶에 숨을 불을 넣는 원시적 생명력을 본 것이다. 깃털을 반복해 그리는 과정에서 그는 바로 그 생명력을 시각화하기 시작한다.

최기정_Heart 1,2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120×60cm×2_2014
최기정_Flying 1,2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50×120cm×2_2014
최기정_Flying 3,4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50×120cm×2_2014

생명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연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무게가 실린다. 자연에 버금가는 색과 광채를 흉내내기 위해 세밀히 그 깃털을 관찰하고 그리는 동안, 최기정이 생각한 것은 깃털의 무게였다. 아름답고 작은 이 존재에게 작가는 자신의 삶의 무게를 싣고 싶어했다. 결국 그는 삶과 동일시되는 '존재의 무게'를 가진 깃털이 캔버스의 표면에 담기 어려운 표현, 즉 영혼의 깊이를 드러내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또한 그 영혼의 깃털이 머무는 공간은 깃털의 '비상(飛上)'에 대한 욕망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실제적 공간감을 갖는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작가가 투명한 아크릴을 중첩시켰을 때, 그것은 마치 하늘의 대기와도 같은 공간이면서 작가가 온몸을 던져 살아야 하는 세상과 어딘가 닮아 있었다. 그곳에 송곳으로 스크래치 한 깃털의 섬세한 선들은 수없이 파낸 홈, 즉 '생채기'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 상처의 흔적들이 백색의 아름다운 깃털을 완성시킨다. 실로 그것은 세상과의 대결 속에서 얻은 최기정의 삶의 나이테처럼 반복적이고 깊은 삶의 주름을 만든다. 중첩된 공간 속에서 그 깃털은 생명을 얻는다. 백색 혹은 알 수 없는 묘한 빛을 반사시키는 그 깃털은 이제 새의 육체를 떠나 작가의 삶을 투영하는 생명의 파일럿이 된 셈이다.

최기정_비움1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87×67cm_2014
최기정_채움1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87×67cm_2014
최기정_비움2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87×67cm_2014
최기정_채움2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87×67cm_2014
최기정_Miro1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72.7×72.7cm_2014
최기정_Love 8_캔버스에 아크릴패널, 스크래치_50×50cm_2014

최기정의 반복성에 대한 감성은 궁극적으로 작품 안에서 우주와 삶의 순환을 노래하고, 나아가 자기 극복의 나르시시즘을 구현한다. 영원히 반복되는 우리 삶의 행위들은 어쩌면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굴려도 굴려도 끝없이 제자리로만 돌아오는 무위한 되풀이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도 깃털을 모아 태양을 향해 비상하고자 하는 수많은 이카루스들의 날개와 같이, 깃털을 통한 최기정의 나르시시즘적인 반복은 더 큰 우주의 반복 안에서 독특한 자신만의 삶의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 유현주

Vol.20140807a | 최기정展 / CHOIKIJUNG / 崔起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