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Drawing 24_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

김은숙展 / KIMEUNSOOK / 金恩淑 / installation   2014_0815 ▶ 2014_0831 / 월요일 휴관

김은숙_Into Drawing 24_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展_소마드로잉센터_2014

초대일시 / 2014_0814_목요일_05:00pm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 / 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료 성인, 대학생_3,000원(단체 1,500원) / 청소년(13-18세)_2,000원(단체 1,000원) 어린이(12세 미만)_1,000원(단체 500원) / 단체 : 20인 이상 『Water_천진난만』展 관람시 무료관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소마드로잉센터 SOMA DRAWING CENTER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방이동 88-2번지) 제5전시실 Tel. +82.2.425.1077 www.somamuseum.org

현대사회라는 불안한 천국 ● 이번, 김은숙 작가의 전시는 사소하지만, 가볍지 않은 스토리가 있다. 파주 인근에 위치한 시멘트 공장을 배경으로 강아지 가족의 잔혹사(殘酷史)가 그것인데, 그 사건을 통해 작가가 표현 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작가 스스로 작성한 작가노트의 제목이 의미가 있는데, "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feigned innocence rather than negative, idle remarks rather than positive)가 그것이다. 나름대로 제목을 해석해보면, 현대인들은 편중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며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의견을 바꿀 준비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주는 함축성이 가히 시사적이며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서로를 믿지 못하며 아군과 적군의 경계가 모호한 사회에서 처신한다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다. 피로사회 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환경은 또, 어떠한가? 다른 나라도 별반 차이는 없지만, 한국사회는 유독 경제개발이라는 공동의 목표아래 피로가 누적되어온 사회이다. 그런, 난 개발과 부실공사로 인해 잊을 만하면, 대형사고 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버려진 강아지가족이 처해있는 운명이 현대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듯하다. 씁쓸하지만, 현대사회는 보험 가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된다. 작가노트에 서술된 내용을 토대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유추해보면, 다음과 같다. ● 난개발로 수도권 여기저기에 들어선 환경 파괴형 공장들, 그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와 극빈층들, 경제적인 고통으로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 외국인 다문화 사회,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발생되는 범죄,OECD회원국 중에 자살률, 교통사고 사망률 1위, 그 보다 가볍지 않은 고독사의 증가, 사회적 안전망 부실로 인한 대형사고, 이로 인한 불안과 공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사회적인 책임과 관심, 제도화된 복지, 치유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가는 이런 현상과 현실에 관심을 갖고 작업 개념의 소재로 받아들이지만, 보여 지는 방식은 사뭇 본질에서 거리두기를 시도하며 상징적이고 복합적인 구조로 이들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난해할 수 도 있다. 전시실 4면(외부포함)에 축구장에서나 볼 수 있는 광고판 형식에 알 수 없는 년도와 날짜가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대한민국에서 대형사고가 일어난 시점을 기록한 것들이다. 축구장 광고판에 유명 브랜드 광고가 나올법한 상황에 대형사고가 발생된 날짜를 기록한 것부터가 잔혹사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이다.

김은숙_Into Drawing 24_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展_소마드로잉센터_2014
김은숙_Into Drawing 24_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展_소마드로잉센터_2014
김은숙_Into Drawing 24_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展_소마드로잉센터_2014
김은숙_Into Drawing 24_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展_소마드로잉센터_2014
김은숙_Into Drawing 24_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展_소마드로잉센터_2014

그리고, 전시실 내외부에 움직이는 검은 비닐(강아지 놀이기구)은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상징이자, 은유이며 금괴 오브제는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의 권력적인 기념비로 보아도 무방하다. 전시실 내외부에 설치될 작품들을 상상해보면, 제목이 주는 시치미와 너스레란 표현이 매우 적절함을 느끼게 된다. 아니라고 생각할 때, 시치미를 떼고 좋다 라고 생각할 때, 너스레를 떠는 듯한 조형적인 조합이라고 보여 진다. 다양한 사고가 일어난 날짜를 기념하기 위해 축구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에 검은 비닐들이 무작위로 굴러다니는 풍경을 상상해보자. 물질만능주의와 난 개발, 사회적 병리현상과 불안, 자본과 제도에 관한 자기방식의 질문, 소통 방식으로 '시치미'와 '너스레'를 선택한 것이 아닌 가 짐작해본다. 그런, 선택은 낯설어 보이고 아름답지 않아도 작가만의 시각화, 맥락화에 성공적이고, 새로운 담론이 생길 여지가 보여 생산적이기 까지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품을 이해하고 즐기려면 사전작업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또한, 작가의 의도라면 할 수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이란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전시라는 시스템에서 시각화 및 감상자에게 정보제공이라는 체계를 생각해볼 때, 필요한 것들은 선택하여 집중할 필요는 분명해 보인다. 더욱 쉽게 설명하면, 작품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감상 포인트나 장치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개념적인 미술이 작가 자신과 일부 전문가 집단에게만 통용되는 것을 넘어 일반 대중들이 개념미술을 이해하고, 지적 호기심과 문화예술적인 욕구를 즐길 수 있도록 소통방식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 손성진

드로잉 단상 ● 시멘트 공장에 애완견들이 버려졌다. 엄마 개와 3마리의 새끼 강아지들이다. 엄마 개는 메리, 암컷 강아지는 똘이, 수컷 강아지들은 쿠쿠와 키키라는 새 이름표를 달았다. 그가 그들과 처음 만났을 때 똘이는 메리의 모진 괴롭힘을 받고 있었고 날이 갈수록 강도는 지나쳤다. 보다 못한 그는 똘이를 입양했고 그 후 시멘트 공장에 들려 남은 3마리를 보살폈다. 시멘트 공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그리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개는 귀찮은 존재이자 힘든 노동에 대한 장난감이었다. 쿠쿠는 시멘트 물에 던져졌고 그 속을 헤집고 나오면 또 다시 던져졌다. 키키는 그런 쿠쿠에게 장난을 걸며 위로했고 돈독하게 서로를 위해주는 버팀목이었다. 사무실 직원의 차에 치여 키키가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그는 신문지에 덮혀 대충 방치된 키키를 발견했고 곧장 동물 병원으로 향했지만 그날 밤 키키는 깊은 잠을 잤다. 그는 슬픔에 힘들어 했고 남은 메리와 쿠쿠를 그 해 겨울 자신의 공간으로 데리고 왔다. 쿠쿠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이 난다. 쿠쿠는 사람들을 격하게 피했고 반사적으로 먹이통을 쏟아 버리는 버릇과 주변의 물건들을 심하게 물어뜯었다. 자신을 학대했던 사람들에 대한 반발 심리와 키키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며 말 못하는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다. 해가 바뀌면서 쿠쿠는 자신을 아껴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연다. 하지만 어둠이 깔리는 시간이 시작되면 밤새 울부짖는다. 가냘픈 목소리로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아서 안쓰럽고 또 내내 가슴이 먹먹하다. ■ 김은숙

Vol.20140815b | 김은숙展 / KIMEUNSOOK / 金恩淑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