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해야 할 전시

정치구展 / JEONGCHIGU / 鄭治九 / printing   2014_0815 ▶ 2014_0915

정치구_대한민국 애완용_실크스크린_65×48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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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구 블로그_blog.naver.com/chiguda797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장소에 따라 관람가능

홍대 주변 상점 까페 에따야, 까페바인, 게티스버그, 섬, 이리까페, 두리반 등

이번 전시는 갤러리보다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상점에서 진행하려 기획했다. 갤러리라는 공간은 미술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공간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가까우면서도 먼 다른 차원의 공간과도 같다. 하지만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다른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기를 바라면서도 관객을 갤러리로 불러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스타작가가 아닌 이상 이러한 결과를 바라기는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점이 내가 이 전시를 기획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오지 않는다면 내가 가면 되는 것이고, 소통하기를 바란다면 직접 더 보여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쉬운 명제를 가지고 있지만 맘과 다르게 몸이 움직이기 쉽지 않아서 이 쉬운 해답은 언제나 공허하게만 느껴진다. 여느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소통되기를 바라며, 그 소통을 받아줄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전시를 하고, 그 공간 안에서 소통을 발판 삼아 함께 공감하고 이야기 나누기를 바랬다. 시간이 흘러 더 늦기 전에 시도해보는 것이고 작은 시작일지라도 나중의 더 큰 과정과 결과를 위해 이 전시를 준비했다.

정치구_장식, 타겟 그리고 신_실크스크린_65×48cm_2014

차마 입에 담기 어렵고 눈으로 봐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대한민국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들로 인해 아는 지인 중에는 이민을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몇 분은 자포자기하고 그냥 살자는 분들도 계시다. 꿈과 미래가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이 날로 커져가는 시기이다. 어린 학생들의 진학을 상담하면서도 정작 앞으로 벌어질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해주기에는 그들의 꿈이 너무나 순수해서 다칠까봐 걱정이 된다. 어린 대학생 친구들은 사회에 무관심하거나 자신의 안위를 돌보기 위한 행동을 쿨하다고 단정짓는다. 동년배의 친구들 사이에서의 술자리에서는 늘상 이야기하던 여자이야기보다 어두운 정치이야기로 욕설에 가까운 비판이 난무하다보니 집에 돌아가는 길은 항상 축 쳐진 어깨로 돌아가게 되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은 좋은 세상이라며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가시며 1번만을 무조건 맹신하는 분위기이다. 혹이라도 2번, 3번을 이야기할까봐 노심초사이신 모습을 보면 내 맘이 더 노심초사이다. 총체적으로 문제가 누적되어 가고 있어서 어디서 어떻게 고칠지도 모를 일이다.

정치구_저 동네 미친 개_실크스크린_30×40cm_2014

현재 사회가 흘려가는 모습은 못마땅할 따름이다. 더욱이 현 정부가 지속되어가는 현실은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아직까지도 세월호는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유가족을 범죄자로 취급해가는 모습은 진풍경이다. 아까 얘기했듯이 시골 어르신들의 맹신부터 젊은이들의 무관심의 미학까지 모든 것들이 현 정부가 지금까지 올 수 있게 만들어준 자양분같이 보인다. 모든 사건과 인재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우리는 그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고 훗날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처방전을 내놓는다. 난 이 지점을 눈여겨본다. 현 문제가 일어나게 된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배경, 그 배경을 발판으로 활보하는 문제들 그리고 그 문제에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 사회 변두리에서 미술을 하는 나는 어쩌면 사회계층에서 낮은 위치에 서 있는 사람 중에 한 명 일거라 생각한다. 너무나 큰 사회적 문제 앞에서 더욱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동네 유기견 같기도 하고, 탑골공원 안 할아버지 같기도 하다. 분노하지만 그저 쳇바퀴 안의 다람쥐처럼 그저 달리는 것이 전부인 소심한 표현일 뿐이다.

정치구_너를 볼 때, 넌 나를 본다._실크스크린_27.5×27.5cm_2014

그림 안에는 한 종의 동물이 자주 등장한다. 이 동물은 모든 사람들이 아는 그분일 수도 있고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우리들은 우리들의 시선에서 항상 비판의 대상을 향해 매서운 총구를 겨누지만 사실은 겨누는 우리들마저도 감시를 받고 있다. 언제 어디서 감시당할지 모를 두려움을 안고 산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겨 버렸지만 신체의 자유를 소유하고 있다는 안락함에 그저 웃으며 위안 받고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들은 이러한 시대가 올 것을 누누이 듣고 경고 받았지만 세상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 심각성을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나보다. 그러니 아직도 누군가는 이 동물을 신격화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애완용으로 봐주기도 하며 동정어리며 존경하는 눈빛을 보내는 것은 아닐까.

정치구_너를 볼 때, 넌 나를 본다.2_실크스크린_27.5×27.5cm_2014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가들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시대를 몸소 느끼며 작품으로 남겼다. 혹 그렇지 못한 시대가 있다면 폭군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빼앗긴 시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풍자와 해학이 대한민국이 갖고 있던 예술의 즐거움 중의 하나였지만 21세기인 현재 그렇게 즐기고 표현하면 끌려가거나 벌금을 물어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미 한 번 그런 시기를 겪었지만 애석하게도 그 시기는 다시 우리들의 선택에 의해 돌아왔다.

정치구_총성등불_실크스크린_35×21cm_2014

소규모의 전시지만 상점의 윈도우 및 내부 전시공간을 빌려주신 점주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더 많은 윈도우 전시에 도움을 주실 점주님들에게 미리 감사드립니다. ■ 정치구

Vol.20140815h | 정치구展 / JEONGCHIGU / 鄭治九 / pr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