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

김민기展 / KIMMINKI / 金旼琦 / installation   2014_0816 ▶ 2014_0830

김민기_나를 숨기다 (장미)_혼합재료_70×50×50cm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4 갤러리 푸에스토 영아티스트展

관람시간 / 11:00am~10:00pm

갤러리 푸에스토 GALLERY PUESTO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92 Tel. +82.2.765.4331 puestogallery.co.kr

난 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한 개인이다. 지금 거울에 비춰진 나의 모습은 일그러져 있다. 놀랍게도 저 거울은 내가 숨겨온 나의 내면을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름다운 것을 사랑한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쫓게 된다. 나는 나의 일그러진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 두렵다. 나약한 나는 자신의 추한 부분에서 눈을 돌려 타인의 일그러짐을 밝히고 논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렇게 난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라는 숲에 한 나무로서 규격에 맞추어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 두렵고, 나의 추한 모습을 언제 들킬지 불안하기만 하다. 사회 속에서 겪는 이 불안과 두려움은 나 자신을 더 작고 더 작게 만들어 간다.

김민기_세상을 향한 쉬운 선택_혼합재료_130×60×60cm_2014_부분
김민기_심장과 가까운 곳에서 향기가 난다._혼합재료_50×60×30cm_2014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은 이야기이다. 그 세상 속에 속해있는 먼지 같은 나는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고 주어 담는다. 공간이든 사물이든... 그 모든 것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래서 하나의 존재하는 대상이 된다. 우리가 모르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도 이야기는 있다. 오히려 그것들의 이야기가 더 엄청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야기는 만들어지고 있으며, 전 이야기 위에 지층이 쌓이듯 차곡차곡 쌓이며 풍성해 진다. 그렇게 이야기를 담고 살아간다. 앞으로도 난 그 사소하지만 엄청난 이야기를 알려고 노력할 것이고, 귀 기울일 것이며, 보호하고 이야기 할 것이다.

김민기_우리는 모두 기억의 틈바구니에서 헤매이고 있다._혼합재료_110×50×30cm_2014
김민기_숨을 죽이다_혼합재료_110×30×30cm_2014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참 귀찮은 일이다. 공연한 참견쟁이가 되어버리고, 상대방의 인생 속에 스며들어 서로 부딪히며 속상해지곤 한다. 내 안의 무엇인가 아쉬워 만남을 가지지만, 관계를 가지면 가질수록 더 외롭고 아쉽게 되어 버리고 만다. 이럴 때 괜한 짜증과 화풀이를 해버리지만, 오히려 더 아쉽고 외로워 진다. 하지만 상대방은 결코 그것을 이해해 주려 들지 않는다...단지 못된 성격의 소유자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할 말은 있지만 할 수 없다. 그저 잘못했고, 잘해야 한다. 이런 극단적 이기심으로 피해를 받지만, 어느 누구도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잘못보다 상대방의 잘못만을 지적할 뿐... 나 또한 항상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상대방의 잘못만을 지적할까? 이런 불완전한 자기 중심적인 마음 완벽하지 못한 불완전체...마치 나의 내면의 거울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이렇게 완벽하지 못한 나이기에, 부끄러워, 나의 마음을 숨기고, 나의 생각을 숨기고, 나의 모습도 숨긴다. 하지만 불완전한 나는 숨는 것 조차 완벽하지 못하다. 어제 완전한 나와 마주할까... 그저 숨기에만 급급한 난, 숨죽일 뿐이다.

김민기_나를 숨기다_혼합재료_15×20×20cm×4_2014
김민기_마주하다_혼합재료_200×390×30cm_2014

작가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내면과의 충돌과 괴리감, 외로움, 불완전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피조물로서 세상을 마주한다. 안정적이고 완벽해지고 싶은 욕망과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거나 숨고 싶은 심리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사회 속에서 개인의 욕망을 억압당하고, 개인으로서 지켜야 하는 규정 혹은 암묵적인 룰로부터 자유롭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갈등 속에서 '예술' 이라는 도피처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일까. 스스로 숨기를 시도하지만, 소멸되지 않는 이상 흔적을 완벽히 감추는 것이 가능한 것 일까.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질문들은 생각의 단편들로, 각각의 작품들에 대한 근거로 발전되었고,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보다 시적인 관점에서 여과 없이 압축적으로 고민의 단상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작품들은 비정형적 오브제를 통해 변형되는 신체들 혹은 어딘가에 숨어있는 인체 형상 위주로 표현될 것이며, 이 형상들을 함께 모아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직접적으로 대면하기 꺼려했던 무언가를 스스로 마주하기를 시도한다. ● 인생이란 '개인이라는 소우주를 탐험하는 여정'이듯,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듭한다. 예술을 하는 개인의 입장에서 창작물을 만든다는 것은 이러한 과정들에 보다 밀접하게 개입하고 실험하며 반응하며 관찰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자신의 주변과 환경 속에서 영향을 받고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현, 관객들에게 관점의 자극과 변이를 기대하는 것이다. 본 전시를 통해 작가는 관객들에게 본인 내면의 불완전함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이에 대한 불편한 말 걸기를 시도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키며 내면의 불완전함을 사회란 공간 속에서 감추려 하는 자신을 드러내며 어느 누구도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영원히 가질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갈망하게 되는 완전한 존재를 더욱 더 욕망하면서... ■ 김민기

Vol.20140816b | 김민기展 / KIMMINKI / 金旼琦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