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The house

박소영展 / PARKSOYOUNG / 朴昭映 / installation   2014_0820 ▶ 2014_0904 / 월요일 휴관

박소영_뜨는집 An Emerging House_투명필름_160×98×25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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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오핸즈 GALLERY 5HANDS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620-1번지 Tel. +82.31.774.5567 www.5hands.co.kr

박소영의 그 집.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 '인간의 삶'은 집에서 시작된다. 그 집에서 부모와 형제들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고 세상을 만난다. 집이란 외부의 자연적 재난이나 공격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장소이지만, 물리적 장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은 인간의 육체와 영혼이 모성적인 푸근함과 안정감, 혹은 은신처를 삼을 수 있는 정신적인 공간이자 가족, 가문, 가계, 혈통, 가업 등을 의미한다. ●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공간의 시학 (La)Poetique de l'espace. 2003」에서 "인간 존재의 확실성을 집약하고 땅 위에 거주하는 기쁨을 압축하고 있는, 원초적인 의미의 공간이며 누구에게나 바깥세상의 모든 괴로움으로부터의 피난처"를 집이라고 했다. 인간에게 집은 안정의 근거와 환상을 주는 이미지의 집적체이며, '인간적인 것으로 전치된 내밀하고 응축된 공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박소영_뿔난집 A Horned House_스테인레스 스틸, 사슴뿔_51×36×16cm_2014

집은 인간존재의 바탕이 되는 공간으로 집이 곧 사람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곧 우리 자신임을 의미하며 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우리가 생활하고 경험하는 집은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나 문화에 따라 다르며, 사람의 성향, 품성, 정서는 그 사람이 사는 집을 통해 가감 없이 드러난다. ● 박소영작가의 그 집은 현대적으로 무장된 견고하다 못해 완고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세련된 형상을 지녔다. 흡사 거울처럼 광을 낸(buffing) 그 집은 어머니 품 속 같은 고향 같은 집이 아니다. 고도성장을 일궈내고 풍요로움의 열매를 수확해낸 첨단 산업화 결실처럼, 빛나지만 냉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외면적 풍요로움과 함께 내면적 공허가 공존하는 그 집에는 위태로운 바람이 불어, 연기 나고, 암 덩어리 같은 혹이 달린 채 뿔이나 아프다. 그 집은 심리적, 문화적, 시대적으로 변모된 의미를 지니며 갈등의 근원으로 존재한다. 잘 다듬어진 스테인리스스틸과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그 집은 자아와 사회의 모순을 반영하고 모순의 근원지로 우리자신과 사회 그리고 시대를 은유하고 있다.

박소영_엮인집 A Tied House_스테인레스 스틸, 모조잎_55×62×21cm_2014
박소영_흐르는집 The House Flowing_스테인레스 스틸, 모조 잎, 알루미늄선_42×72×21cm_2014

현실 속에서의 집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참기 힘든 괴리감을 가져온다. 실제 삶의 현장인 집에는 부부간에, 부부와 자식간에, 때로는 형제간에 소통의 문제로 인해서 생기는 크거나 작은 갈등이 늘 존재하기 마련인데, 그 갈등이 커질수록 집은 안락한 은신처의 존재로부터 멀어져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안락한 은신처로서의 집에 대한 기대치가 클수록 현실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은 더욱 증폭하게 된다. 결국 숙주가 되어버린 형식뿐인 집은 갈라져 버리고 흐르는 눈물인지 강물인지 알 수없는 물결에 스스로를 놓는다. 안락과 보호의 상징인 집이 개인적, 사회적 요소로 인해 환멸과 희생의 공간으로 대립된다. ● 이러한 대립은 역설적으로 평화와 안락이 존재하는 낙원이자, 변하지 않는 이상적인 공간으로 지켜내야 하는 집과 집으로 대변되는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박소영 작가는 작업 과정을 통해 단순작업의 반복이 가져다주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을 경험하곤 한단다. 세상에게, 자신에게 상처받고 뒤틀린 그 모두를 작업과정을 통해 비워내고 풀어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치유 받곤 했단다. 껍질과 덩어리는 작가의 오랜 작업테마인데 이 두 요소는 하나이면서 두 개로 나눠지는 샴쌍둥이의 형국으로 이분법적으로 명료하게 규명하고자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진 테마이다.

박소영_혹달린집 The House with a lump_스테인레스 스틸, 모조 레이스 천, 알루미늄 망_ 21×31×20cm_2014

껍질과 덩어리는 성장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끊임없는 탈피는 본질을 외면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수용하는 지혜의 결과이며 아무리 화려한 껍질이라 할 지라도 시간의 영속성에서는 그저 껍질일 뿐인 것이다. 껍질과 덩어리는 하나이나 그 허물을 벗어낼 때 근원의 본질은 성장하고 껍질과 덩어리는 명료하게 이분법으로 나눌수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도 껍질과 덩어리는 유효한 테마이며 유일하게 스테인리스스틸이 아닌 필름으로 된 '뜨는 집'은 뱀이 허물을 벗지 않으면 죽듯이 성장을 위해 힘겹더라도 자기 자신이라는 집에서 나와 '나는 누구인지'를 깨닫고 진정한 삶으로 다시 떠오르는 길을 이야기한다. ■ 김성희

Vol.20140821h | 박소영展 / PARKSOYOUNG / 朴昭映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