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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나의 작업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 사이에 발생하는 존재의 형상을 반영한다. 생물체들의 형태와 질감 그리고 구조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그들의 독특한 신체 구조들을 재조립하고 구성하여 새로운 형태로 작업 속에 재탄생시켜왔다. 생물학적 상상력에 기인하여 제작된 근원을 알 수 없는 다양한 형태들은 그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또 다른 형태로의 생물학적 변태의 가능성과 다양하게 읽혀줄 수 있는 의미의 가능성을 암시해 왔다. 동시에 생명 그 존재 자체의 의미를 되짚어 봄으로써 자연의 순환 속에서 소멸되어지고 진화되어지는 생명체들의 삶의 단면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 나의 이러한 생물학적 탐구는 그 후, 근본적인 생물의 진화와 발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생명공학의 일원으로 창조되고 있는 유전자조작으로 변형된 동식물들의 새로운 발생과 진화, 그리고 이들 생명의 정체성은 무엇을 의미하며, 앞으로 미래의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되어 어떤 방식으로 태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자연의 무수한 생명체들의 발생과 진화는 자연계의 질서에 의해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오늘날 생명공학은 의료, 의약품, 식량, 농업분야의 필요에 의해 생명체들의 유전자, 염색체, 세포 등을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자연법칙으로 절대 생길 수 없는 생명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하여 종의 벽을 초월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기 위한 동물공장이나 SPF장기이식 동물, 식물세포공장 등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와 같은 단어는 식물이나 동물자체가 새로운 생물을 제조해내는 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모체가 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이다.
이와 같이 유전자가 변형된 생명체들의 발생과 진화, 그리고 생명의 의미에 대한 관심은, 전 작업에서 보여주었던 근원을 알 수 없는 형태에서 좀 더 구체적인 몸의 형태로 옮겨가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유전자 변형으로 발생될 수 있는 새로운 생명체의 형태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게 되었다. 동물이나 식물의 세포에 인간의 유전자를 삽입하여 얻어지는 결과물은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1차적인 것을 얻기 위해 자행되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은 보수적인 동시에 복합적이고 연쇄적이며 종합적이기에 인간의 손에 의한 생명개조는 언제든지 예상하지 못한 재앙을 초래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그 안에서 돌연적으로 가능하게 발생될 수 있는 돌연변이의 형체들을 작업 속에 표출시키고자 하였다.
작품 속에 나타난 변형된 형태들은 칼과 같은 예리한 날에 의해 단조로운 평면의 종이가 다양한 패턴을 가진 형상으로 해체되어나가면서 만들어진다. 이와 같은 행위는 마치 실험실에서 생명체들을 관찰하고, 묘사하고, 자르고, 모양에 맞춰서 또 자르면서 유전자지도를 재구성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사용된 종이에는 wax나 흑연가루로 완전히 도포시킴으로써 더 이상 수제 종이가 갖는 유기체로서의 과정을 억제 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하나의 인위적으로 변성된 모체의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변형된 몸을 매개체로 사용한 나의 작업은 실제적 존재로서의 생명의 정체성과 생명체의 본질적 형질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 송계영
Vol.20140827h | 송계영展 / SONGGYAEYOUNG / 宋桂英 / paper cut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