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만남, 친밀한 대화 Heart to heart with a stranger

이은정展 / LEEEUNJUNG / 李恩姃 / installation   2014_0828 ▶ 2014_0914 / 월요일 휴관

이은정_서식_도자_58cm_2014

초대일시 / 2014_0828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175 Gallery 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기억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굴절되어 무언가를 새롭게 환생시킨다. 파편적인 이미지들은 흩어지고 모아지기를 반복하며 기억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이은정의 작업은 '기억'이라는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텍스트에 의존하고 있다. 갤러리 공간은 작가의 기억을 공유하는 장소가 되며, 마주하게 되는 낯선 형태의 작품들은 타인과의 친밀한 대화를 기다린다. ● 작가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경험한 현장과 그 기억에 의해 소생된 형태들은 다소 추상적이다. 아프리카에서 본 여러 동식물의 기이한 형태들은 이번 작업의 모티프가 되었는데, 자동차를 건너 다니던 기린의 다리와 길가에 자라던 길게 솟은 식물들, 바오밥 나무의 형상 등이 그것이다. 「서식」과 「러스크 드로잉」은 아프리카 라는 특정 장소에서의 기억이 점차 흐릿해지는 도시 생활 속에서 그 움직임을 다시 경험하고 싶었던 작가의 의지를 반영한다. 숨을 불어 넣으면 살아 움직일 것 같은 형태들은 초현실주의에서 이야기하는 언캐니(uncanny)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양한 크기로 제작된 「서식」은 만들기의 과정에서 작가 자신으로부터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도 했던 기억의 변주를 함축하고 있다. 흙으로 쌓고 말리고 기다렸다가 다시 쌓는 제작 방식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바로 그 시간을 통해 작가는 비로소 형태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시간의 경과 속에서 '자라났던' 형태들은 어딘가 모르게 불완전하고 연약해 보이기까지 한다. 호안 미로Joan Miró의 회화 속 수수께끼 같은 미생물을 연상시키는 「러스크 드로잉」은 작품과의 거리를 좁히고 쭈그리고 앉아 보듬어 주는 듯한 관람 방식을 취해야 한다. 이는 희미해진 기억을 정성스레 매만지는 작가의 마음과도 연결 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은정의 작업은 기억에 의한 진화라는 소성 단계를 거침으로써 결과적으로 추상의 형태를 띠지만, 그 추상적인 요소로부터 멀어지는 감상의 정서적 환기를 유도한다. 기억은 정서적인 측면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작업을 통해 작가는 기억이 소생되는 '시간'을 경험하였고, 관람자들은 작가의 기억이 잉태된 '공간'에서 작품과 대면하게 된다. ● 작가의 손을 벗어난 작품은 이제 갤러리 공간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자유롭게 '서식'한다. 길었던 소생의 여정에서 꿋꿋이 살아남은 작품들은 묘한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이은정의 작업을 감상하며 어린 왕자가 자신을 길들인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히 여기게 된 까닭이 그 장미꽃을 위해 들인 시간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작품과 눈높이를 맞추어 교감하는 친밀한 대화의 시간 속에서 누군가의 흐릿한 기억도 새롭게 소생되길 바라며, 자신을 길들인 작품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할 이은정 작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 김정아

이은정_러스크 드로잉_도자_가변설치_2014

Heart to Heart with a Stranger ● Our memories, reflected in the passage of time, trans-shape our lives. The work of Lee Eun Jung depends on the memory, the most intimate and private contexts. The space of gallery is the special space where she can share her memories and the unacquainted forms of her work. The gallery waits for people to have heart to heart talk with strangers. ● Her work, which is revived based on her own experience in Africa, is relatively abstract. Her resources contain strange shapes inspired by various plants and animals in Africa. Those are legs of giraffe crossing over cars, plants growing alongside the street, and the shape of Baobab trees. While the city life has blurred the extraordinary memory in Africa, and reflect the artist's desire to experience the memories becoming faint again. We can feel uncanny when we face with the work as if they are alive, given breath and it seems to rely on Surrealism. "Inhabitation" based on the different sizes of her work indicates the variation of her memories which are far away, but close to her heart. She builds up and dries the clays and rebuilds them. This method of her work predicates the long period of time. Through this procedure, she can have heart to heart conversation with her works. However, her creative work which is based on her memories looks imperfect and fragile. "Rusk Drawing" technique reminds us of Joan Miró whose work looks like unacquainted microorganism. It allows us to get closer to her works, sitting with the body crouched and embracing them. It can be interpreted in terms of her deepest conscious stroking her fading memories, Her work assumes the abstract forms, which passes through the evolution of forms based on her memories. Also, they arouse the emotional ventilation effects, because memory is closely related to the emotional part. Through her work, she was able to experience the revival of 'TIME' which was based on her memories, and the viewers will ponder upon her work in the 'SPACE' where her memories were born. ● The work of art now that survived long journey of memory reanimation, evokes odd sympathy. We can recall the story of Little Prince cherishing his rose. In other words, Little Prince understands time that the time he spends to take care for his precious item has values in it. In the moment of intimate conversation, hope the blurring memories of you could revive with bringing down to the level of her works. I look forward to meeting her next works that will let her take a step forward. ■ Kim Jeong Ah

Vol.20140828b | 이은정展 / LEEEUNJUNG / 李恩姃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