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된 공간 SPACE BEING THOUGHT

강주현展 / KANGJUHYEON / 康柱現 / sculpture.installation   2014_0827 ▶ 2014_092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1024h | 강주현展으로 갑니다.

강주현 블로그_blog.naver.com/jubal81k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24시간 가능

쿤스트독 프로젝트 스페이스 난지 KUNSTDOC PROJECT SPACE NANJI 서울 마포구 상암동 495-81번지 한강 시민공원 내 Tel. +82.2.722.8897 www.kunstdoc.com

우리에게 사유(思惟)는 통상적으로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 또는 개념이나 판단, 구성,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작용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사유는 이외에도 다양한 의미들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불교에서는 진리와 계합한 정사유(正思惟)를 인간의 본질적 괴로움을 벗어난 상태인 팔정도(八正道)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로서 보았다. 열반 즉, 깨달음을 얻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육체는 본질이 될 수 없다' 말하며, 자신이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유하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 또한 멈추게 된다는 뜻으로, 사유는 존재의 근거이자 기준으로서 확장한 의미라 볼 수 있다. ● 강주현의 『사유된 공간』은 단순한 이성작용의 의미보다는 수없이 반복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유의 능동적인 가치이자 개인의 존재의 영역으로 해석된다. 수많은 띠들로 구성된 『사유된 공간』(2014)은 실제 전시공간인 '쿤스트독 프로젝트 스페이스_난지'(이하 프로젝트 스페이스)의 컨테이너 형상을 변형하여 재구성한 사진조각과 이 사진조각의 형체를 보관하고 유지시키기 위해 제작된 일정한 모양의 나무틀을 새로운 작품의 형식으로서 소개한다. 길고 얇은 띠들을 수없이 중첩시켜 본래의 형태를 만든 왼쪽 스페이스의 『사유된 공간』과 속이 비워진 채, 제한된 틀만을 이용하여 형태를 유지하는 두 공간은 상이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가설을 통해 이 다른 공간들이 동일한 선상에 놓인 관계성을 찾을 수 있다. 길고 얇은 띠들을 촘촘히 이어 붙인 『사유된 공간』은 한 개인의 본질, 즉 사유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이러한 본질을 찾기 위해 직선과 곡선, 얇고 굵은 띠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행위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규명하고자 하는 몸짓과 같다. 또 이 여정 속에서 우연히 발생되는 겹겹의 층과 왜곡, 굴곡 역시 사유의 과정과 완연하다. 반면 오른쪽 스페이스의 제한된 『사유된 공간』은 사유의 본질을 담고 있는 육체라 말할 수 있다. 비록 육체가 본질이 될 수는 없지만, 몸에 부딪힌 물리적 자극이 신경계통을 통하여 마음의 감각을 일으키듯, 이 두 실체는 독립적이면서도 상호간의 연계성을 지닐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또 자발적이고 끊임없이 탐구되는 사유(思惟)의 모습은 비정형적 전시공간으로서 '쿤스트독 프로젝트 스페이스_난지'가 지향하는 존재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강주현_사유된 공간 SPACE BEING THOUGHT_나무_가변설치_2014
강주현_사유된 공간SPACE BEING THOUGHT_PVC, 스틸, 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_2014

작가는 프로젝트 스페이스를 처음 보았을 때 그곳에서 머무른 여러 작가들의 흔적과 경험, 그리고 그 자취를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감성이 그대로 전해졌다고 한다. 여러 번 덧칠된 페인트 자국과 난지캠핑장 주변에 머무르던 스페이스의 행적이 그에게는 하나의 사유된 공간으로 인식된 것이다. 본래 비워진 공간이었던 컨테이너는 수많은 전시의 형식과 색감을 품으며 '보이지 않은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강주현은 사유된 공간이 또 다른 사유의 공간으로 변화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무대 위에 올려놓고자 한다. 이는 그의 작가노트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프로젝트 스페이스가 가진 공간의 형태를 기본조건이라 보고 그 위에 덮여지는 일곱 가지의 색이 공간을 표현하는 개성이 된다. '프로젝트 스페이스'가 머금고 있는 사유의 흔적과 시간이 다시 새로운 관객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여 '현재'라는 시점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변화의 순간들을 입체 사진드로잉이라는 실험적 형식을 통해 또 다른 사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으로 확장하고 있다. ● 강주현의『사유된 공간』은 쿤스트독 프로젝트 스페이스_난지'라는 공간이 지녀온 경험과 흔적을 현재로 드러냄으로서 또 다른 사유(思惟)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추구한다. 스페이스를 거쳐 간 다양한 생각들과 사고의 변환에 주목하는 순간을 한 공간 안에 보여 줌으로서 우리에게 사유의 흔적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변화하는 사유의 모습'은 프로젝트 스페이스의 윈도우 창을 통하여 관람객들의 다른 시선과 마주하며, 계속해서 변화하는 과정에 놓이게 된다. ■ 윤해솔

강주현_사유된 공간SPACE BEING THOUGHT_PVC, 스틸, 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_2014
강주현_사유된 공간SPACE BEING THOUGHT_PVC, 스틸, 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_2014

처음 대면한 그 곳은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은 빈 컨테이너였다. 겉모양도 여타의 컨테이너들과 다를 것이 없었고, 색은 하얗게 칠해져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금 하얀색 페인트를 입힌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칠을 하지 않아 군데군데 얼룩이보이는 낡은 하얀색이었다. ●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 나는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내부로 시선을 옮겼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을지 짐작케 하는 얼룩진 바닥과 함께 이곳저곳 피스 못이 뚫고 나간 구멍들이 너저분하게 퍼져 있었다. 그리고 낡았다고만 생각했던 페인트색은 여러 가지 색이 덧씌워져 생겨난 오래됨임을 확인했다. 그렇게 이 컨테이너는 그곳을 사용했던 여러 사람들의 경험과 시간, 그리고 고민의 흔적들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 공간의 사전적 정의처럼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던 장소는 사람들의 고민과 생각들로 매번 다른 심상과 감성을 갖는 곳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공간이 변화되는 순간들, 서로 다른 작가들이 갖는 다양한 생각들로 인해 각기 다른 개성과 감정들로 변하는 순간에 관심을 갖는다. ● 어떤 대상에게서 형태는 그 대상이기위한 기본 조건이 된다. 그리고 대상의 색은 그 대상만이 갖는 개성이 되며, 대상을 무대에 올려놓으면 이야기는 관객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현재가 된다. 컨테이너는 그렇게 사람들의 생각과 고민들을 머금으며 세상과 조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있어서 그 컨테이너는 더 이상 비어있는 장소가 아니라, 매 순간마다 그 모습을 바꾸는, 다양한 개성과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사유된 공간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제, 파레트 위에 여러 가지 색을 섞어서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장소가 지녀온 경험과 시간들에게서 오는 간극과 여운의 혼합을 통해 변화의 순간들을 관객과 공유하려한다. 다양한 생각들과 개성들이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며 자유로이 유영하듯, 공간에 대한 생각들로 시간을 그려낼 때, 비로소 새로움에 대한 가능성이 열리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 강주현

강주현_사유된 공간SPACE BEING THOUGHT_PVC, 스틸, 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_2014
강주현_사유된 공간SPACE BEING THOUGHT_PVC, 스틸, 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_2014

The first thing that I encountered was the empty container. The exterior looked the same with other containers and it was painted white. To be exact, the white was not like as if it was painted just a moment before but faded with spots here and there. ● Decided to look more closely, I turned my eyes inside the space through the glass window. The floors were covered with different footprints evidencing many visitors and holes were left made by screws in a messy way. And the faded white was actually overlaid with different colors. The container held the experiences, times and traces of concerns of the people who used the space. ● Empty as the dictionary definition indicates, the space turned into diverse places of imageries and sensitivities every time occupied by the different people and their thoughts. And I am interested in this moments of transformation of the space where it changes with different characters and emotions of those thoughts that various artists have. ● For some subjects, the form becomes a fundamental condition to be a subject. The color of subject becomes its own feature and when placed on the stage, the story comes to be present sharing the same time and space with audiences. The container may have been meeting with the world just like that, having the thoughts and concerns of people. ● The container for me is no longer an empty space but a space being thought, changing for every moment and creating various characteristics and aura. Now I am trying to share this moment of transformation with audience through combining gaps and lingering feelings from the experiences and times that the space holds like making a new color by mixing various paints on a palette. ● The possibilities for a newness will be disclosed only when painting the time with thoughts on that space as if swimming the space freely, filling up the empty space with diverse thoughts and individualities. ■ KANGJUHYEON

Vol.20140830b | 강주현展 / KANGJUHYEON / 康柱現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