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릴레이 Part2

김원준_장종용展   2014_0910 ▶ 2014_09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릴레이展 The 6th Artists-in-Residence of Yeongcheon Art Studio · Relay Exhibition Part1-이두원_이지현展 / 2014_0827 ▶ 2014_0905 Part2-김원준_장종용展 / 2014_0910 ▶ 2014_0914 Part3-김태선_박세호展 / 2014_0917 ▶ 2014_0921 Part4-안진영_유영환展 / 2014_0924 ▶ 2014_0928 Part5_최병규展 / 2014_1001 ▶ 2014_1019

관람시간 / 10:00am~06:00pm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YEONGCHEON ART STUDIO 경북 영천시 왕평길 38(교촌동 298-9번지) Tel. +82.54.330.6062 www.yc.go.kr

김원준_향함 익숙하던 존재도 그 맥락에서 떨어져 나오면 너무나 낯설어질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머리카락이 그러하다. 제자리에 있을 때는 당연한 존재이고 익숙한 존재이지만, 이것이 떨어져나오면 전혀 다른 물질로 인식된다. 이처럼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탈맥락화할 때 낯설음과 기묘한 느낌을 선사하게 된다. ● 작가 김원준은 '눈'에 주목하고 있다. 눈을 신체에서 탈맥락화한 뒤, 눈만 따로 인식한다. 눈의 기능은 무엇인가. 사물을 바라보는 매개체이다. 눈은 시각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전기·화학 정보로 변환해 시신경이라는 통로를 통하여 뇌로 전달하는 기관이다. 작가는 '눈'에 집중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작품에 '눈'만 모아 그려놓는다. 다양한 크기의 눈은 때로는 구체적인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한데 어우러져 기묘한 형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김원준_향함1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4
김원준_향함2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4
김원준_향함3_캔버스에 유채_72.7× 60.6cm_2014
김원준_향함4_혼합 재료_72.7× 60.6cm_2013
김원준_향함5_혼합재료_116.8×91cm_2014

작가는 대학교 4학년 시절, 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려보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고 뇌로 생각한다'. 눈과 뇌, 그 사이에 존재하는 사회적 환경과 사회의 교육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특정 사물에 대해 사회적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그 사물을 바라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것이 작가 궁금증의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눈을 소재로 작업했다. '내'가 바라보는 시점에서 세상을 다양하게 재해석해내어 관객들과 공유하려는 생각이다. 작가는 특히 '현재 이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정과 사회적 환경, 이런 환경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바뀌고 충돌하는, 마치 회오리처럼 끊임없이 위치가 바뀌는 한국의 상황에 주목한 것이다. ● 작품 속에 수십개의 눈은, 그 눈이 바라보는 수십 개의 세상을 은유한다. 어느덧 그 눈이 관객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그 눈은 과연 나의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그 눈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일상에서 미처 느끼지 못하는 불편함을 던져주는 것이 현대미술의 역할의 하나라고 볼 때, 작가의 작품은 이 지점에서 일단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다고 작가는 수십 개의 눈을 그렸을 때 뒤따라오는 기괴함과 음산한 분위기에 매몰되지는 않는다. 잔잔하게 노을지는 바다, 그리고 닭과 공작새, 폭포 이미지 등 다양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눈은 새롭게 발견된다. 눈이 다양한 이미지와 결합되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노을지는 바다와 눈의 이미지. 이처럼 이미지의 충돌을 통해 낯설음을 선사한다.

김원준_향함6_캔버스 유채_72.7×90.9cm_2014
김원준_향함7_캔버스에 유채_45.5× 37.9cm_2014

작가의 '눈'은 평면에서 설치작품으로 다양하게 모양을 바꾼다. 아직 젊은 작가는 주변에 구하기 쉬운 빵을 묶는 끈, 호일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평면에서 입체로, 입체에서 평면으로 뒤바귀는 열정적인 에너지는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작가는 '눈'에 집착하지 않고, 최근에는 '옷'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작업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에게 '옷' 또한 '눈'과 다르지 않다. 작가는 물리적 존재로서 옷을 넘어, 현대인의 껍데기로서 옷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의 부끄러운 부분을 감추어주고 새로운 모습으로 치장해주기도 하는 옷의 존재에 주목한다. 그에게 옷은 이처럼 물질적인 사회를 대변하는 소재이다. 작가는 '눈' 작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옷' 작업에서도 사람을 제거한다. 주인이 없는 옷. 사람이 입지 않고 있는 옷은, 눈과 마찬가지로 기괴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탈맥락화한 옷은 눈처럼, 이질적인 감각을 전해준다. ● 작가는 졸업 후 5개의 직업을 옮겨다니며, 또 두 곳의 레지던시를 옮겨다니며 작가로서 자신을 시험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말까지는 영천에 작업실을 펴놓고 다양한 실험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 막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예술가를 둘러싼 환경이 심상치 않다. 그는 작업을 병행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 끊임없이 옮겨 다니고 있다. 작업에 집중하는 여건이 가능한 직업을 거치면서 '돈 안되는 작업'과 '돈벌이'를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수개월, 또는 1년 남짓 불과한 레지던시 입주 기간 탓에 환경을 바꿔가면서 작업하고 있다. 정주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부유하는 현대판 유목민으로서 작가의 눈, 그리고 시선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것이 작품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김원준_향함8_캔버스 유채_116.8×91cm_2014
김원준_향함9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4
김원준_향함10_혼합재료_116.8×91cm_2014

작가의 자화상을 보자. 작가는 텅 빈, 그리고 투명한 옷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바닷가에서 투명하게 흔들리는 옷. 바람에 날려갈 듯 위태롭게 허공에 매달려 있다. 하지만 그 옷은 쉽게 날려갈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선명하지 않고 투명하지만, 흔들리고 있지만 꼿꼿하다. 작가로서 희망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지역 화단에 흔치 않은 초현실주의적 화풍으로 험난한 여정에 나선 작가가 인문학적 성찰에 무게를 더 싣길 바란다. 젊은 작가의 묵직한 성찰들이 작품을 타고 흘러, 우리에게 닿길 바란다. ■ 최세정

장종용_가설(전면)_비계파이프, 합판 설치_400×400×400cm_2014
장종용_강변Ⅱ_캔버스에 유채_162.5×227.5cm_2014

장종용_선택하다 오래된 소망 : 장종용의 도시 풍경 ● 도시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삶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공간이자 상징이 되어 왔다. 그들에게 도시는 이미지 생산의 보고이자 소재의 장이다. 산업 혁명 후, 도시는 교육, 문화, 물질적 측면의 욕구 충족 기능이 확대되면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활동의 중심이 되었고 거대한 초고층 빌딩, 카페, 쇼핑몰, 공원, 조명과 네온사인으로 화려한 도시는 현대인의 삶의 단편을 가늠하게 해준다. 그래서 도시적 삶의 다양한 모습은 현대 사회의 가치나 삶의 형태에 대한 분석적 대상으로 다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분석은 바로 오늘의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다수의 작가들은 도시를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다루고 있다.

장종용_가설(후면)_비계 파이프, 합판_설치_400×400×400cm_2014

우리와 마찬가지로 장종용에게 도시는 일상적인 생활 공간이다. 도시 풍경을 그리는 그는 자신의 생활 공간이 바뀌면 작품에 등장하는 풍경도 바뀐다. 대다수의 예술가들이 그렇듯 그 역시 환경의 변화가 바로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 감각적인 일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환경의 변화는 중요하다. 예술가들에게 환경의 변화는 작품의 소재나 주제가 되기도 하고 작업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장종용도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라는 환경이 작품에 즉각적으로 드러났다. ● 대구에서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들과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주변의 풍경은 어느새 그의 작품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고 그러한 풍경의 변화가 그를 다른 작업의 방향으로 이끌고 간 것은 아니다. 그는 자연이 가까이 있는 이곳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더욱 깊게 들어가 도시 풍경에 담아왔던 자신의 철학을 더욱 곤고히 했다. 그 결과 후미진 골목,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건물, 차가 없는 도로, 먹구름이 내려 앉은 거리, 적막감이 감도는 쓸쓸한 분위기로 우리를 강하게 흡입한다. 그래서 그의 도시는 모든 생명체가 사라져 전설로도 기억되지 못할 어떤 도시를 담아내고 있다. 화면에 가끔 등장하는 사람들조차 유일한 생존자이지만 금방 그 존재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릴 것 같다. 또한 화면 가득한 무채색은 이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색이 가져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함께 절제된 붓질, 자연스럽게 흘러 내린 물감의 흔적은 고요함을 넘어서는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두려움으로 극대화시키고 있다. 그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한편의 공포영화나 소설을 보거나 읽는 듯하다. 과연 이 도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가 하는 물음으로 온갖 상상이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니게 된다. 생명체가 사라지고 인공물 덩어리들만이 남겨진 풍경은 분명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존재의 사라짐과 홀로 남겨진 자신을 상상하면서 만나게 되는 고독이나 외로움에 대한 공포이다. 장종용의 도시는 바로 존재의 몸부림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장종용展_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릴레이 Part2_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_2014
장종용_강변_캔버스에 유채_182×259cm_2014

한편으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도시 풍경은 자신의 삶이자 동시대 젊은이들의 표상을 은유적으로 표현된 공간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젊은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갈등이 깊게 자리잡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예술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현실적 물음이 그대로 온전히 담겨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비단 예술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 시대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기도 하다. 경제의 양극화, 기회의 불균형, 보이지 않는 계급, 소모적인 깜냥 쌓기 등은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으로 작용한다. 특히 젊은 예술가들은 예술가의 길을 앞에 두고 주저하고 망설인다. 용기 있게 그 길을 선택하였더라도 끝없이 현실과 갈등하면서 힘들어하면서 나아간다. 예술가들에게 이런 문제는 현대 사회 구조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측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예술가들은 이런 현실적 갈등을 안고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어떤 예술가는 쉽게 현실과 타협하기도하고 어떤 예술가는 스스로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기도 하고 어떤 예술가들은 고집스럽게 자신의 꿈을 지키기도 했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었든 그들은 예술가로 살아가고 싶다는 동일한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의 예술가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장종용도 이런 갈등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예술가로서의 길에 대한 깊은 고민과 결혼 적령기의 남성이 가지게 되는 부담은 그를 더욱 어두운 무채색의 풍경으로 내몰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끝없는 적막함은 바로 자신의 내적 갈등과 현실에 대한 두려움의 표상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은 현대 도시와 현대인의 삶에 대한 해석이거나 이해를 드러내는 여타의 작업과는 다르며 도시의 방관자로서 냉소적인 관찰자도 아니다. 그는 치열하게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로서 어둡고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통해서 자신의 현실이자 이 시대의 젊은이의 초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우리가 느끼는 무한한 공허함은 그들의 공허함이며 그들의 심적 갈등의 깊이인 것이다. 모든 시대의 젊은이가 가졌던 오래된 소망은 적막한 거리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의 도시에서 우리는 단순히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방관자이다. 그리고 그의 도시는 오래된 소망을 간직한 채 깊고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가고만 있다. 오늘 그의 도시는 이렇게 불확실성, 두려움 등으로 가득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의 도시는 어떻게 바뀌어져 있을까, 그는 오래된 소망을 이루어가고 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 서희주

Vol.20140914b |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릴레이 Part2-김원준_장종용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