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ce

김물展 / KIMMUL / painting.drawing   2014_0916 ▶ 2014_0923

김물_The trace no.81_한지에 목탄, 혼합재료_253×19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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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신영 커뮤니케이션_비전 크리에이티브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 Tel. +82.2.730.7707 www.palaisdeseoul.net blog.naver.com/palaisdes

성장과 순환의 흔적 ● 인간은 왜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타인이 규정한 세상의 규율에 맞춰 살아야 하는가. 사회 속에서 수많은 시선들의 억압 가운데 자유를 박탈당하고 타율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가. 왜 자연 본능에 대항하는 문명의 규칙 속에서 부자연스럽게 살아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사회적 환경과 개인이 가진 내적 이상의 불일치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에 따른 피로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자연을 동경하며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하려 한다. ● 자연이라는 대상을 작가 개인만의 상상력으로 재창조하는 문제는 참으로 오래 된 예술가의 숙제였다. 화가가 그린 풍경은 이 세계와 평행을 이루는 또 다른 세계였고, 창조하는 신의 모방이기도 했다. 혹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내적 성찰을 이루는 또 다른 방식이 되기도 했다. 김물 작가의 작업 역시 환경과 자아의 대립을 조화로 이끌어가려는 노력이다. 자연과 분리된 삶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고독을 극복하기 위해 작업을 해나간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아닌 원초적 생명으로서 개인을 찾기 위한 모티브로 자연의 형상을 선택했다. 김물이 화면에 옮긴 자연은 심연처럼 검고, 깊고, 외롭다. 반복된 노동으로 새겨진 상징적 형상은 자연의 기(氣)를 넘어서 영(靈)과 같은 생명의 기운이 감돈다. 그 생명은 아직 현실의 세계에 속하지 않은 아득한 기원과 같다.

김물_The trace no.85_한지에 목탄, 혼합재료_162×130cm_2014
김물_The trace no.48_한지에 목탄, 혼합재료_98×58cm_2011

작가는 자연의 근원적인 힘을 성찰하고 그것을 하나의 형상으로 이끌어 내면서 자연과의 조화를 꾀한다. 목탄을 사용한 불규칙적인 드로잉과 여백에 보이는 얼룩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노동 시간의 궤적을 보여준다. 작품 속 시간의 흔적은 시간 속에 탄생과 생장을 거치는 생명의 과정에 대응한다. 생명에서 추출한 요점은 흔적, 즉 끊임없는 성장과 순환의 기록이며, 한 생명의 생장과정과 대응하는 작가 내면의 변화에 대한 상징적, 서정적 표현이다. 화면 위에 목탄의 자국이 남는 정도에 따라 짙은 흑색이 만들어진다. 검은 밤하늘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듯이, 빛이 반사되지 않는 어둠은 가없는 공간을 연상케 한다. 화면 위의 깊은 어둠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종이 표면의 이면을 선사한다. 작품을 제작하는 행위 속에서 내면의 자연의 운행을 선으로 옮기고 화면에 안착시킨다. 그것은 아름답게 다듬어져 나오지 않고, 거칠고 투박하지만 솔직하게 분출된다. 이렇게 작품 속에는 작가라는 한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이 동시적으로 반영된다. ● 이러한 김물의「흔적」연작은 사회에 기대와 규율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자연으로 회귀함으로써 극복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안식처로의 회귀는 한편 안락한 퇴행에 머물 수 있다.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원인은 개인 내부에 있지 않음에도, 편안함 속에서 극복보다는 도피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면에 깃들어 있는 자연의 발견이 소외를 극복하는 하나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치유의 과정 속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편적 측면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작가에게 자연으로부터의 통찰이 하나의 치유의 방식인 것처럼 타인에게도 휴식과 치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작품은 이러한 소통을 향해 말을 걸고 있으며, 작가의 위안이 타인에게 전달될 때 고립을 넘어서 공존으로 나아갈 것이다.

김물_The trace no.61_한지에 목탄, 혼합재료_90×77cm_2012
김물_The trace no.80_한지에 목탄, 혼합재료_147×208cm_2014
김물_The trace no.87_한지에 목탄, 혼합재료_208×147cm_2014

매끄럽고 직선적인 것, 인위적인 것이 주는 매력은 금방 피로감을 불러온다. 김물 작품의 부드러운 목탄이 안착된 입자가 굵은 종이는 편안함을 준다. 나무의 섬유들이 겹쳐진 종이(장지)의 표면 사이사이로 불에 태운 나무(목탄) 가루가 파고들고 종이를 긁어내어 보풀을 만들기도 한다. 자연재료의 질감과 얼룩이 남겨진 여백이 이루는 시각적 메시지는 인간의 문명이 침투할 수 없는 시간을 담고 있다. 이것은 사회 이전에 자연 그 자체의 시간이며, 타인과의 관계를 넘어선 시공간에서 온전한 자유를 향한다. 그 자유는 아직 알 속의 생명처럼 움직임 없이 성장하고 있으며, 때가 되었을 때 알을 깨고 나와 세상을 만끽할 것이다. ■ 이수

김물_Billow_종이에 목탄_25.5×18cm_2014
김물_Wildflower_한지에 목탄_206×139cm_2014

Traces of Growth and Circulation ● Why does a human being have to live under regulations in the world that others have prescribed before (s)he was born? Why does he have to live an other-directed life, his freedom deprived, in suppressions of thousands of eyes in society? Why does he have to live unnaturally inside regulations of civilization denying his natural instinct? These questions begin from disagreement between social environment and internal ideals that individuals have. And people admire nature and attempt to take a rest in it in order to reduce a sense of fatigue caused by that. ● For a long time, it has been an assignment to artists that they wanted to recreate nature as their subject through their individual imagination. Landscapes that artists painted were like another world that is parallel to this world as well as imitations of what God created. Or, sometimes the act of painting itself became another way to do one's introspection. Mul Kim's work, too, is an attempt to lead the conflict between the environment and her ego to the realm of balance. She works in oder to overcome the discomfort and solitude she feels in the life separated from nature. She chose forms from nature as motifs for her art in order to treat each individual as a basic living thing rather than considering him or her as just a member of society. The nature Kim transferred to her paintings is deep, black, and lonely as an abyss. There is spiritual energy of life which goes beyond the energy of nature in the symbolic forms she created with repetitive labor. The life is like a distant origin that has not yet belonged to reality. ● Kim introspects the original power of nature and delivers it into a form attempting to harmonize with nature. The irregularity in her charcoal drawings and stains on the marginal spaces show the accumulated time and labor. The trace of time in the work copes with the process of life which goes through birth and growth. The essentials extracted from life are traces, records of endless growth and circulation, and symbolic and lyrical expressions of Kim's inner changes which confront a life's process of growth. The amount of charcoal traces left on the work decides how dark the black is. Like no one could understand the depth of the black sky, the darkness that never reflects light makes us imagine an endless space. The deep darkness of the work presents the other side of the surface of the paper into which looks as if one might be sucked in. She transfers the race of internal nature to lines and makes them be seated on the work through the act of making. The lines erupt roughly, crudely yet, honestly instead of appearing beautifully trimmed. Like this, a work of art simultaneously reflects an artist's, a person's, insight toward life. ● By returning to nature, Kim's series of「Trace」aims to overcome a sense of fatigue that one might feel as he lives inside social regulations and expectations. However, returning to a haven could cause a comfortable regression. The reason we have became isolated from nature is because we could choose to escape rather than to overcome since we are too comfortable now. To make discoveries in nature that dwell in our inner world as an alternative to overcome isolation, we can expand this idea from an individual dimension to a universal dimension during the process of curing. As nature provided Kim an insight for healing, to others, too, this can be a motivation for resting and healing. Kim's work speaks toward communication and when her comfort is transferred to others, her thoughts will be able to reach co-existence beyond isolation. ● Attractions of what is smooth, straight, and artificial bring us a sense of tiredness soon. Mul Kim's paper on which soft charcoal has safely landed and of which grain is so rough gives us a comfortable feeling. She makes the powder of burnt tree(charcoal) snuggle into the surface of paper(Korean paper called Jang-Ji) which is made of layers of fibers of tree while at times, creates a nappy surface by scratching the paper. The visual message that the texture of the natural material and the margin with stains contain time that human civilization can never penetrate. It is time of nature as it is prior to society; it is toward a complete freedom of time and space beyond relationships with others. This freedom still grows like a life inside an egg, unmoving. And when the right time comes, it will break the egg, come outside, and enjoy the world. ■ LEESUE

Vol.20140915h | 김물展 / KIMMUL / painting.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