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 '1 초' Breath - '1 second'

임현락展 / LIMHYUNLAK / 林賢洛 / painting   2014_0916 ▶ 2014_1130

임현락_호흡-1 초, Breath - '1 second'_PET에 먹,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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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락 홈페이지_www.limhyunlak.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5,000원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 아소 GALLERY ASO 대구시 수성구 중동 163-1 청수로 9길 40-31 www.galleryaso.com blog.daum.net/galleryaso

'1 초', 순간에서 영원으로 ● 임현락의 「1 초 수묵」에서 1 초는 찰나와 영원이 합류하는 시간과 공간의 특별한 짜임이다. 그는 끊임없이 그 곳으로 되돌아가서 창조의 근원을 찾고자 한다. 1 초는 수묵의 본질인 생명의 기운을 화폭 위로 뿜어내기 직전, 집중과 긴장으로 일순간 화석이 되어버린 시간의 멈춤, 즉 순간의 확장을 의미한다. 이 멈춤 안에서 시간은 더 이상 쪼갤 수도, 더 이상 늘일 수도 없는, 오로지 작가만이 포착할 수 있는 영원 같은 한 순간으로 변모한다. ● 「1 초 수묵」은 대구에서 재작년에 열린 그의 개인전에서 무심한 듯 휙휙 획을 그은 길고 가느다란 투명 페트를 전시장 바닥에 촘촘히 심는 데서 시작됐다. 천정에서 길게 늘어뜨려 마치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듯한 모양으로 작가는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고 한줄기 빛에도 미세하게 반응하는 '수묵생명체'를 만들었다. 바로 앞선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화면 속 들풀의 하늘거림을 공간에서 구현하고자 한 시도였다. 삭막한 도심의 시멘트 바닥 틈 사이로 싹을 틔우고 하늘을 향해 손짓하는 이름 모를 들풀을 발견하는 순간, 작가는 생명을 향한 한없는 감동으로 온 몸이 짜릿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삼라만상에 대한 애린(愛隣)을 다시 발견하고 생명을 노래하게 된 순간이다. 임현락은 화단에서 그를 주목하게 만든 '나무들 서다' 연작에서 1 획의 기개를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2000년, 갓 마흔의 나이에 겪은 대장암 수술과 긴 치료의 시간을 의연히 이겨내면서 탄생한 이 작품은 그의 삶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분주한 사회생활 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쫒기다 보니 이 소중한 체험을 망각하며 살다가 들풀의 생명력을 발견하는 순간, 망각으로부터 솟구쳐서 새로이 선사되는 시간의 소중한 선물을 얻게 된다. (중략)

임현락_호흡-1 초, Breath - '1 second'_PET에 먹,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그는 1 획의 정수를 추출해 삼차원 공간에 펼쳐 보였다.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위로 유성 잉크를 품은 굵은 붓이 지나간 자리에 긴박하고 치열한 순간의 흔적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 「1 초 수묵」에서 한지와 먹은 사용하지 않으나 호흡으로 분출되는 신체와 정신의 합일을 통해 수묵화의 새로운 전통을 모색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중략) ● 이번 전시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속히 유행이 변하고 상업주의가 범람한 오늘날 미술시장의 흐름을 역류하고 있다. '충격 가치'가 범람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본질적 가치, 관조와 성찰의 잔잔한 울림을 전달한다. 수묵의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며 실험과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 작가는 21세기 수묵화의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왜냐하면, 생명의 원천에 대한 물음은 시간의 프리즘을 통해 확신, 안정, 지혜 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영혼을 정화해주는 신비한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미술평론, '지금'과 '1 초'의 미학(Art in culture 11월호, 2013년)에서 발췌) ■ 박소영

임현락_호흡-1 초, Breath - '1 second'_PET에 먹,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임현락_호흡-1 초, Breath - '1 second'_PET에 먹,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임현락_호흡-1 초, Breath - '1 second'_한지에 먹_65×65cm_2014

나는 다시 임현락의 에너지 넘치는 몸의 움직임과 힘차고 유연한 「나무들 서다」와 「1 초 수묵」의 선들을 떠올린다. 들풀이나 나무같이 바람을 타고 물을 머금으며 자라는 선은 곧 획이며, 작가의 몸과 함께 무수한 생명들의 자람이 반복되는 '현재'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작가는 평면적인 전통 수묵회화에서 먹 선과 획들을 아예 공간 속으로 이동시켜, 너울거리는 그들 사이를 우리의 몸이 지나는 동안 '몸의 현재'를 지각하게 한다. 그 마당에서는 확정된 어떤 것도 없다. 획을 긋는 몸의 움직임도, 그어진 획들의 모습이나 조합도, 우리의 공간적 이동도, 스쳐 지나가거나 멈추어 서서 획들과 만나는 순간도 모두 불확정적으로 열려 있다. (미술사, 대구미술관 기획전「몸의 현재」서문에서 발췌, 2013) ■ 김미경

임현락_호흡-1 초, Breath - '1 second'_한지에 먹_65×65cm_2014
임현락_호흡-1 초, Breath - '1 second'_한지에 먹_51×210cm_2014

일획, 한 호흡, 찰나, 순간... 그 동안 나의 작업에 있어서 행위에 수반된 시간적 개념들이다. 이번 전시의 명제는 '호흡 - 1 초'이다. 획이 내포한 찰나의 순간성에 주목하여 '1 초'라는 시간적 개념을 행위의 조건으로 설정하였다. 수묵화에서 필획이 가지고 있는 유연한 행위성에 '초' 단위의 분절된 시간적 개념을 개입시켜, 붓질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일체의 사고 개입을 허용치 않는 긴박한 상황과 극히 한정된 시공간의 밀도에 몰입하고자 하였다. ● 수직과 수평의 콘크리트 물성으로 가득한 곳에 하늘과 바람, 햇볕과 물, 흙과 들꽃들이 들어와 생명의 기운이 스며든 공간... 나는 이번 전시에서 투명 PET에 일획으로 그은 필선들을 하늘을 담고 있는 건축물의 중앙부 물의 공간에서 시작하여 실내공간으로 길게 질러 세웠다. 천정에서 바닥까지 드리워진 선들은 서로의 몸을 비쳐내고 감추면서 공간의 깊이를 형성한다. 하늘에서 불어들어 온 바람은 물결을 일으키고 필선들을 흔들며 건축물의 내부로 들어오고, 관람자들은 자신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며 흔들리는 선들의 반응과 교감한다. 설치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시선을 비켜난 곳에는 한지 수묵드로잉 연작 '1 초 수묵'이 콘크리트 벽면에 기대어 차가운 기운을 감싸 안는다. ● 화면 위에 실현되는 필획들은 느슨하게 길거나 혹은 짧게, 때론 빠르게, 어떤 경우에는 완만하다가 급히 몰아친다. 나의 그림은 '바람'을 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생명의 기운은 '호흡'을 통해 실현 된다. 여기에서 나는 대상의 형상을 그리기보다 호흡을 그리고자 한다. 이는 내재된 생명의 호흡과 나의 호흡을 일치시키고 그 행위를 통해 하나가 되고자 함이다. 나는 이 작업의 설치공간을 전시장 뿐 아니라 건축물, 야외 공간, 공연무대 등으로 확장하여 현대의 도시공간에 생명의 호흡을 심고자 한다. 또한 나의 이런 행위가 현대인을 위한 치유의 장으로 소통되길 원한다. 왜냐하면 호흡은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먹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바람이 '휙-'지나간다. ■ 임현락

Vol.20140915j | 임현락展 / LIMHYUNLAK / 林賢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