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yers of Memory

강영길_고명근 2인展   2014_0917 ▶ 2014_1015 / 월,공휴일 휴관

강영길_GODOT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212×152cm_2014 고명근_Building Studies 2013_디지털 필름에 3D 콜라주, 플라스틱_183×130×96cm_2013

초대일시 / 2014_091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갤러리 아트사이드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6길 15(통의동 33번지) Tel. +82.2.725.1020 www.artside.org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두 작가 강영길, 고명근 작업을 중심으로 사진이 여타 다른 미술 장르와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를 생각해보는『The Layers of Memory』展을 개최한다. ● 19세기 초, 카메라의 발명이 미술에 끼친 영향은 이전 미술이 추구하던 미의 정의와 기준을 바꾸고 그 이후 진행되어온 미술의 흐름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예술 표현의 수단으로서 미술의 한 영역을 차지하기까지 회화와 조각이라는 전통적인 표현 방식과 경쟁하고 나름의 존재 의의를 추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사진, 회화, 조각 등 그 장르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를 잃은 시점에서 어떤 장르적 우위를 따지기 보다는 사진을 이용해 작업하는 이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미디어로서의 사진의 현재를 살피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 강영길과 고명근 두 작가는 모두 현실을 기반으로 한 추억과 기억을 포착한 사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미디어로서의 사진에 대한 유사한 시각을 지닌다. 다시 말해 사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작업 재료로서 사진의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그 외에도 현실과 분리된 영원의 영역, 환상과 같은 모호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여러 층의 개념적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강영길_GODOT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212×152cm_2014

먼저, 강영길의 작품은 얼핏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유행했던 회화주의 사진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회화적 감성을 사진의 영역에 끌어들인 사진들을 일컫는데, 이후 리얼리즘 사진, 자연주의 사진이 반기를 들고 대두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의 작업 태도는 회화주의 사진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회화주의 사진이 사진의 예술성을 보여주기 위해 회화적 속성을 빌어왔다면 강영길 작가는 먼저 개념을 세우고 이미지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으로써 사진을 선택했을 뿐이다. 작가의 이런 시각은 사진을 프린트하는 작업방식에서도 드러나는데, 인화지가 아니라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한지를 사용함으로써 완벽하게 동일한 이미지의 작품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뚜렷하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수영장 작업을 통해 '경계가 무너진 영원의 영역', '소멸할 것에 대한 슬픔'을 이야기한다. 일상적인 공간인 수영장에서 개인적으로 체험했던 '현실과 분리된 듯한 혼돈'과, 물 밖과 안이라는 다른 공간의 층에서 비롯되는 실존적 고독을 표현하고 있다.

고명근_Stone Body36.1_디지털 필름에 3D 콜라주, 플라스틱_172×84×53cm_2009

고명근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실재와 환영 사이의 유희와는 또 다른,더욱 다층적인 작업을 보여 준다. 삼차원의 현실을 이차원의 사진으로 전환시키고 그것을 다시 입체적 구조로 만드는데, 그 구조물의 형체와 표면의 이미지가 서로 충돌하여 보는 이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예를 들어「Stairway 13」(2011)와「Building Studies」(2013」는 건축물이지만 바다이기도 하고, 동시에 건축과 물의 환영이기도 하며 속인 비어 있는 진공 상태의조각으로서 조각 외부를 투영시켜 주위공간을 작품의 일부로 유도한다. 그래서 보여지는 대상으로서의 작품과 더불어 보는 사람의 사고와 움직임이 작품을 이해하고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며, 그렇게 시간성과 장소특수성까지 작품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 지점에서 작가 스스로 작품을 '투명한 용기(transparent container)'라고 부르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데 그 용기는 사진의 환영적인 이미지를 반복하고 동시에 해체시키는 도구이면서 그 자체로 환영과 실재 사이에 혼재하는 규정하기 힘든 무엇이 된다. 작가의 창의적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런 주제의 중첩은, 사진으로 남긴 대상에 대한 작가 시선과 완성된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 시선의 중첩으로 이어진다. 이는 특히 서양 고전 조각 사진으로 작업한 작품들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조각을 보는 작가의 개성적인 시선은 화면의 조각상 보다는 작가의 시선에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하며, 결국 보는 이의 시선과 작가의 시선이 어지럽게 교차하게 된다. 실재와 환영, 평면과 입체, 재현과 공간, 시간성 이라는 미술사의 주요 개념들을 아우르며 작업하는 고명근 작가는 인간의 눈을 대신해서 이미지를 포착하는 사진을 이용해 우리가 보는것, 우리가 실재라고 믿는 것의 환영을 드러낸다. ● 현실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비현실 적인 것. 강영길, 고명근 작품의 금방 스러질까 두려운 그 찰나성은 우리를 애닯게 하는 무언가를 담고 있어 시선을 떼기 어렵게 한다. ■ 정성희

Vol.20140919g | The Layers of Memory-강영길_고명근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