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걷다 Walking on the edge

이우림展 / LEEWOOLIM / 李佑林 / painting   2014_0916 ▶ 2014_1012 / 백화점 휴점 시 휴관

이우림_붉은꽃_우레탄에 유채_50×34×12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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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림 홈페이지_www.leewoolim.net

초대일시 / 2014_0916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토,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 시 휴관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LOTTE GALLERY YEONGDEUNGPO STORE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Tel. +82.2.2670.8889 blog.naver.com/ydpgallery

인간과 자연 사이의 매개지대 ● 이우림의 그림에는 거센 경쟁 속에 있는 공적 영역으로부터 분리된 안전지대에 대한 유토피아적 갈망이 투사되어 있다. 작품 속 자연적 배경은 원초적 두려움을 주는 숲이 아니라, 윈도 화면에 나오는 나지막한 구릉처럼 부드러운 자연이나 잘 정비된 정원에 가깝다. 때로는 풍류 넘치는 옛 그림이 배경에 섞여 있어 비현실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허공 속에 드리워진 나무는 하늘하늘한 그림자로 걸려 있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거친 야생성을 가지지 않는다. 하나같이 순하고 예뻐서, 인간에게 선택되고 보호받는다. 초충도처럼 허구 속 자연이 등장하기도 한다. 인물들은 공적 사회의 경쟁과는 거리를 둔다. 그들은 현실로부터 벗어나 각각의 상상 속에 잠겨있다. 이번 전시에서 많이 등장하는 소년은 커다란 눈망울에 붉은입술, 푸른 빛 얼굴로 마치 살아있는 인형 같은 모습이다. 그를 둘러싼, 또는 그와 함께 있는 양귀비, 앵무새, 강아지 등은 그가 속해 있는 세계의 유희적이고 가상적 특성이 잘 나타난다.

이우림_산책_캔버스에 유채_73×91cm_2014
이우림_꽃밭에서_캔버스에 유채_91×117cm_2014
이우림_낮잠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14
이우림_기다리다_우레탄에 유채_50×41×1cm_2014
이우림_기다리다_우레탄에 유채_50×41×1cm_2014

아이가 아닌 성인의 표현에서 작가의 의도는 더욱 명확하다. 땋은 머리에 꽃무늬 옷을 입고 뒤돌아 있는 물위의 여성은 현실의 여성이기 보다는 남성의 환상이 투사된 '영원한 여성'이다. 아이와 함께 등장하는 여성 역시 모성이라는 원초적 역할이 부여된다. 그렇다면 성인 남성은 어떨까. 성인 남성은 사회적 역할로부터 완전히 면제될 수 없는 곤란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학생시절부터 인물화를 즐겨 그렸던 작가가 초기에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몽환적인 분위기의 모델로 교체한 것은 현실성을 삭감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남성이지만 몸과 손이 가늘고 비율도 어색한 까까머리 모델은 어느 작품에서나 뭐라 해석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여기에 꽃무늬 패턴이 더해지면 그의 정체성은 더욱 모호해진다. 작가는 모호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물의 포커스를 흔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우림의 작품에서 인간은 빠지지는 않는다. 인간이 무대에 안 나타날 경우에는 그림자로라도 등장시킨다. 작품 속 인물들은 어떤 성이든 연령대이든 현실보다는 상상 속에 산다. 상상은 현실로부터 인간을 보호한다.

이우림_산책_캔버스에 유채_60×50cm_2014
이우림_산책_캔버스에 유채_182×227cm_2014

초록빛 자연이나 꽃 패턴 등은 인물들을 감싼다. 그것들은 인물을 보호하면서도 타자와 소통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꽃무늬는 2차원 패턴을 넘어서 공간으로 자라나는 듯하다. 꽃무늬 천을 두른 인물이 달마시안이나 자작나무 같은 동식물과 함께 있는 이전 작품은 인공과 자연에서 발견될 수 있는 패턴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알려준다. 자연 속에서 이런 무늬는 보호색의 기능을 수행하며, 인물이 걸칠 경우 몸통 부분을 평면화 하면서 가상성을 강조한다. 지속적으로 나오는 꽃무늬 패턴에 대해, 작가는 어머니가 아기를 감싸 안는 포대기 같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작품 속에 가득한 가족애 역시 개인을 보호하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동화같이 완전한 허구나 상상은 아니다. 그것은 분리된 영역의 한편에 속해 있기 보다는 그 경계 위에 있다. 그래서 깔끔하게 그려진 자연이나 인간에게는 깨질 것 같은 불안감이 서려있다. 작품 속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양귀비처럼 도취가 있다면, 도취에서 깨어날 현실도 존재한다. 각성된 현실은 더욱 가혹할 것이다. 그림이라는 상상의 세계로 산책하려는 작가의 줄기찬 의지는 그 뒤편에 남겨진 현실 또한 생각하게 한다. (「인간과 자연 사이의 매개지대」에서 발췌) ■ 이선영

이우림_산책_캔버스에 유채_112×145.5cm_2013
이우림_우정_캔버스에 유채_100×130.3cm_2014

2000년대 초반부터 몽환적인 작품세계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이우림 작가의 개인전이 롯데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작가는 캔버스에 유화로 초록 숲을 담기도 하였고 여인의 꽃무늬 패턴을 화려하게 표현하면서 인간과 자연을 담은 현실과 비현실, 실상과 그림자를 통해 물질과 비물질의 사이에서 교묘하게 표현해 왔습니다. 작가로서 표현의 한계가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때론 정교하게 때론 과감하게 생략, 차용하는 등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표현함에 있어 거침없이 펼쳐왔습니다. 이번 전시에 이르러 작가는 캔버스 안에서 표현되기에 모자랐는지 캔버스 안의 여인이 조각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입체와 평면의 경계를 뛰어넘어 자유롭게 걸어 나온 여인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걷고 있는 듯 하늘거리는 몸짓으로 천천히 우리에게로 다가옵니다.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어딘지 모를 곳으로 향하고 있으며 보여줄 듯 말 듯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작가의 손끝을 통해 붓이 아닌 익숙하지 않은 다른 재료로 옮겨 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과감한 시도일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작가의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 롯데갤러리

Vol.20140920d | 이우림展 / LEEWOOLIM / 李佑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