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릴레이 Part4

안진영_유영환展   2014_0924 ▶ 2014_0928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릴레이展 The 6th Artists-in-Residence of Yeongcheon Art Studio · Relay Exhibition Part1-이두원_이지현展 / 2014_0827 ▶ 2014_0905 Part2-김원준_장종용展 / 2014_0910 ▶ 2014_0914 Part3-김태선_박세호展 / 2014_0917 ▶ 2014_0921 Part4-안진영_유영환展 / 2014_0924 ▶ 2014_0928 Part5_최병규展 / 2014_1001 ▶ 2014_1019

관람시간 / 10:00am~06:00pm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YEONGCHEON ART STUDIO 경북 영천시 왕평길 38(교촌동 298-9번지) Tel. +82.54.330.6062 www.yc.go.kr

안진영_예술, 일상을 그리다 욕심 없이, 유쾌하게, 그리고 진실 되게 ● 예술藝術이란 무엇인가? 예술 활동은 인간의 다른 활동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인가?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과 집을 짓고, 요리를 하고, 그릇을 만드는 일은 궁극적인 차이를 갖는 것인가? '그릇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도예작가 안진영은 50세를 눈앞에 두고 그 수많은 물음의 터널을 지나 이제야 말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일과 그릇을 만드는 일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안진영_말할수 없는 것에 대한 물음_세라믹_80×120cm_2014
안진영_그릇1_세라믹_25×25cm_2014

도예는 미美가 용用을 위해 존재하는 창작세계이다. 생활 속에 쓰임을 목적으로 하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도예를 포함한 모든 공예활동의 본성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공예작가들이 용보다는 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급기야 용을 떠난 미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근대철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진정한 아름다움의 구현은 용에 미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상태임을 언급하였다. 그의 미론美論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 대한 논쟁은 여기서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아름다움을 궁극적으로 구현한 것이 공예라는 그의 주장과 조선의 목공예품과 분청사기에 나타난 아름다움이 욕심 없이 사심 없이 용과 미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것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그의 언급은 여전히 중요한 미학적 자산임을 기억하고 싶다.

안진영_그릇2_세라믹_25×25cm_2014
안진영_그릇3_세라믹_25×25cm_2014

안진영 작가는 청년시절, 도예의 본성을 떠나 순수한 미를 추구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한다.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은 또 무엇인지? 자신의 창작활동의 목적과 본성, 그리고 존재의 근원에 대한 본질적 물음을 자신에게 던진다. 인간의 활동과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은 그로 하여금 가장 기초적인 조형요소에 몰두하게 만든다. 점, 선, 면 그리고 원과 사각의 형태들이 그의 중기 작품에 조형언어로 등장한다. 균등한 작은 사각형들이 하나의 큰 사각 틀을 이루며 전체 화면을 형성하고, 작은 사각형 안의 사선들이 마치 광활한 우주의 유성들이 움직이는 듯 우주공간의 운동성을 느끼게 한다. 둥근 형태의 평면조형작품들은 마치 시계바늘 없는 원초적 형태의 시계 모양을 하고 있어 우리를 시원으로 데려 가는 듯한 영원성을 느끼게 한다. 그의 중기 작품들은 작가의 무거운 철학적 고민들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이 시기의 그의 작품들은 '시원', '근원', '영원', '초월'의 문제를 상기시키며 우리에게 존재의 근원에 대한 메타포를 던진다.

안진영_꿈_세라믹_12×12cm_2014
안진영_스마일_세라믹_9×9cm×6_2014

用을 떠난 美의 구현도 도예작가 안진영에게는 시도해볼만한 재미있는 창작세계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 활동의 목적과 본성, 그리고 존재의 근원에 대한 물음을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예술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은 근대미학에 의해 규정된 모더니즘 예술이다. 이론이나 제도가 규정한 예술은 적어도 안 작가가 인식하는 예술이 아니다. 다시 말해 그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예술은 '내'가 하는 일이 즐겁고, 그것으로 인해 삶을 진실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본래 한자어 어의語義대로라면 예술藝術은 식물을 심고 기르는 솜씨(기술)를 뜻하는 것으로서, 농사이든 건축이든 삶의 영역에 필요한 일을 잘 해내는 솜씨를 의미한다.

안진영_스마일_세라믹_12×12×5cm×3_2014
안진영_스마일_세라믹_30×30cm_2014

오늘의 안진영에게 예술은 거창한 무엇이거나 고상한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특별한 예술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는 내가 하는 일, 도예 작업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고, 음식을 하는 사람은 요리를 통해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좀 젊을 때에는 예술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그것의 본성을 쫒아 작업에 몰두했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생활도예로 돌아왔지요...가볍게 마음을 비우고 작업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도자기 만드는 일이니까 이 일을 통해 무언가 즐거우면 그것이 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무거운 철학적 작업을 하는 작가들에게는 결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요...무거운 것만이 철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것, 유쾌한 것도 철학의 범주에 들어가니까요..." (안진영)

안진영_스마일하우스_세라믹_10×15×15cm×4_2014
안진영_스마일하우스_세라믹_25×15×15cm×2_2014

『장자莊子』의「양생주편養生主編」에 나오는「포정해우庖丁解牛」이야기가 떠올랐다. 도道는 일상과 분리된 신전이나 깊은 산중에서 터득하는 것이라기보다 각자 주어진 일상적 삶의 영역에서 터득할 수 있다. 진리는 평범한 것에 숨어있다. 소를 해부하는 일이나 요리를 하는 일, 집을 짓는 일이든 어떠한 일이든지 선한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을 때 그 일은 도의 경지에 이른 기술을 터득한 것이며, 예술의 경계에 유하게 된다. 작가 안진영에게 예술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 허정선

유영환_Work-1102_혼합재료_53×38×8cm_2011
유영환_Work-1202_브론즈_29×40×21cm_2012

유영환_Contemplation Ⅱ 삶을 관조하는 사유의 공간 ● 헝가리 출신으로 20세기 아방가르드 예술의 혁신적인 작가이며, 예술이론가였던 라즐로 모홀리-나기(László Moholy-Nagy)는 그의 저서 『새로운 시각』을 통해 "각 시대의 문화는 그것에 따른 공간의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그것을 의식하여 만들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들 시대의 공간개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라고 말하며 현대인들의 삶속에서 형성된 공간개념의 의미를 새로운 시각에서 관찰하고 담론화 시켜 나갔다. 공간과 시간, 움직임과 속도와 같은 물리적인 개념은 변화무쌍한 우리의 존재를 표현하는데 있어 매우 적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새로운 공간개념은 근대적 개념에서 벗어나 인간과 교감하며 소통하는 새로운 의미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예술에 있어 공간의 중요성 또한 시간의 연속적인 체험과 다양한 변화를 감지하게 해 주는 요소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공간이라는 장소는 '나'와 연결된 세상으로 경험을 생성하는 틀이며 확장하는 방식이다. 즉, 진정한 공간 경험은 개인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증명하며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 타인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공감이 시작되어지는 것이다.

유영환_Work-1208_혼합재료_60×46×10cm_2012
유영환_Work-1401_혼합재료_180×470×17cm_2014

현대조각 역시 공간의 문제는 가장 절실한 원리로써 등장하였으며, 이러한 '공간의 탐구'는 현대조각의 구조와 형태의 필연성으로 작용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본다. 현대조각이 지닌 공간성은 과거 자연과 순응해 만들어진 기념비적이고 권위적, 상징적 가치와는 또 다른 공간적 동시성을 담고 있으며 조형예술의 다각적인 시각에서 해석된다. ● 현재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작업 중인 조각가 유영환의 근작들은 일정한 두께를 지닌 사각 조형물이 가지는 공간성과, 물질적 대상체와의 교감에서 오는 사색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표출해내고 있다. 사물이 주는 고정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물성을 찾기 위한 그의 노력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새로운 해석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창의적인 구조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에 이어진 몇 차례의 전시회에서 그는 주어진 공간에 대한 해석과 함께 관객들이 다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유영환_Work-1402_혼합재료_180×184×17cm_2014
유영환_Work-1402_혼합재료_180×184×17cm_2014_부분

"공간은 그 속에 물체들이 놓이는 실재적이거나 혹은 논리적인 장소의 개념이 아니고, 그로 인해 물건의 위치가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라는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 Ponty)의 말처럼 유영환 역시 그의 입체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공간에 있어서의 물성의 가치와 창조적 의미를 찾기 위한 진정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 가고 있다. 즉 현대인은 사물과 공간에 자신만의 상상과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공간적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굳이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서로 다른 각자의 시공간을 인식하며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작품이 가지는 물성뿐만 아니라 작품이 주어진 공간속에서 어떤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며 관객들에게 보이느냐에 중점을 맞춘 그의 작품경향은 물질성과 표면적 시각적 효과만 중요시하는 보편적인 조형양식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조각 작품이 가지는 본연의 물질성을 표현하기 위한 절제된 양식은 함축된 표현기법으로 응축되어져 단순함으로 구체화 되고 있다. 가급적 조각이 가지는 물성의 본질과 조형적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한 사색은 탈 조형적 태도로 새롭게 압축되어지고, 사물의 강한 존재감을 보여 주는 메타포 효과로 재구성되어진다.

유영환_Work-1402_혼합재료_180×184×17cm_2014_부분
유영환_Work-1403_혼합재료_45×50×50cm_2014
유영환_Work-1404_혼합재료_55×180×120cm_2014

유영환의 근작들은 크게 두 가지 재료적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구조적이면서 정제된 형태의 브론즈 표면에 단순화된 기호나 유기적인 선을 새겨 넣음으로써 물성의 본질에 충실하며 공간에서의 지속된 다양성과 전환의 문제를 명료하게 다루어 내고 있다. 그리고 혼합재료를 이용한, 미니멀적 태도를 견지한 작품들은 자연의 비재현적이고 비대상적 요소를 담고 있다. 이는 예술의 의미를 관념적이고 자연을 모방하고 재현하는 요소에서 벗어나 색, 선, 질감의 상호관계 속에서 이성적으로 표현하려는 의지에 큰 차별성을 두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 조형미학에서 벗어나 다양한 조형적 탐구에 몰두하는 그의 작업들은 이처럼 재료의 다채로운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장식성을 최대한 절제하고 함축적인 표현과 새로운 소재 사용으로 구성되어진 사색의 공간이 주는 객관성은 작가의 주관적인 감정을 뛰어넘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조형법칙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 공간에 내재된 수많은 경험과 흔적들을 조형작업을 통해 창조적으로 표출해냄으로써 그 공간은 또 다른 사유(思惟)의 가능성을 갖게 되고, 작가는 이러한 시공간 속에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를 스스로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 속 자신의 존재,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들은 언제나 대답 없는 메아리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공허하고 무의미할지도 모를 행위를 통해 예술의 본질과 절대적 가치를 찾기 위해 오늘도 작품 앞에 선다. ■ 김태곤

Vol.20140924i |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릴레이 Part4-안진영_유영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