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hange of Tongue

카를라 부스틸展 / Carla Busuttil / painting.video   2014_0925 ▶ 2014_1126 / 일요일 휴관

카를라 부스틸_Held up with String_캔버스에 유채_80×8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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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925_목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서울 SPACE K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01(신사동 630-7번지) 3층 Tel. +82.2.3496.7595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서울에서는 오는 9월 25일부터 11월 26일까지 카를라 부스틸(Carla Busuttil)의 개인전『A Change of Tongue』을 마련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유럽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는 정치와 사회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혈통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다. 스페이스K_서울에서 열리는 국내 첫 개인전에서는 그의 미공개 작품을 포함한 회화와 영상 등 열여덟 점의 최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카를라 부스틸_The Glad Game_캔버스에 유채_150×240cm_2014
카를라 부스틸_Dominoes, Dice, Shells and Coins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4 카를라 부스틸_Pompom Possession_캔버스에 유채_200×200cm_2014

1982년에 요하네스버그의 백인 가정에서 태어난 부스틸은 미술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로열아카데미(Royal Academy Schools, London)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그가 졸업 전시회에 출품한 열세 점의 작품 모두를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터인 찰스 사치가 구입하면서 부스틸은 일찍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08년에 도이치뱅크 어워드(Deutsche Bank Award)와 이듬해에 저우드 재단의 현대미술가상(Jerwood Contemporary Painters Prize)을 연이어 수상하였고, 템즈앤허드슨 출판사가 올 가을 출간 예정인「내일의 화가 100인(100 Painters of Tomorrow)」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인 명성을 착실히 쌓아오고 있다. 카를라 부스틸은 정치와 사회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혈통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다. 자신의 역사관과 사회 인식을 회화적으로 반영해온 그는 히틀러나 마오쩌뚱, 대처 등 한 시대의 정치 사회적 판도를 뒤흔들었던 역사적 인물을 내세워 폭력과 권력의 현대사에 주목한 초상화 작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거친 필치와 과감한 색채, 단순화한 형태를 특징으로 하는 그의 인물화는 "이 시대의 뭉크"라는 평을 받으며 부스틸만의 작품 세계를 형성하였다.

카를라 부스틸_The Staff(The Rainmakers)_캔버스에 유채_130×230cm_2014
카를라 부스틸_The Credo-Film_Carla Busuttil and The Static Hand_영상_00:05:19 카를라 부스틸_Toothy Colony_캔버스에 유채_60×50cm_2014

권력과 정치학에 대한 그의 남다른 관심은 이번 개인전에서도 이어진다. 전시 제목인『A Change of Tongue』은 같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안치 크로그(Antjie Krog)의 동명의 저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국내에는 아직 미출간된 이 책은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권의 유색인종 차별정책인 아파트르헤이트 시대와 그 이후인 포스트-아파트르헤이트 시대를 언어의 변화라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기술되었다. 백인의 언어인 아프리칸스어가 공권을 잃고 사용률이 줄어들자 영어로 글을 써야 하는 처지에 놓인 저자의 토로에서 부스틸은 불변할 것이라고 믿었던 이데올로기가 흐트러지는 지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게 된 상징들에 대한 의문과 의심을 이번 개인전을 통해 시각화했다.

카를라 부스틸_A Change of Tongue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4
카를라 부스틸_Joanna Hopefull_캔버스에 유채_55×45cm_2014 카를라 부스틸_Lang Durban_캔버스에 유채_40×30cm_2014

특히 이번 전시는 부스틸이 기존의 회화 중심에서 벗어나 페인팅과 영상이 상응하고 공조하는 방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일부 캔버스의 특정 인물은 작가가 직접 연출 촬영한 영상 작품의 스틸 이미지에서 발췌되었다. 영상의 인물들은 군복이나 제복 등 저마다 정치, 민족, 종교 등의 특정 성향을 드러낸 복장을 하고 있지만 모두 가면을 쓰고 있어 인종이나 성별이 묘연하다. 작가는 관객들이 고정관념을 갖게 되는 단서를 부분적으로 삭제하여 그들이 누구인지 단정할 수 없도록 유도하는 한편, 반대로 노출시킨 단서들을 통해 권력과 힘에 대한 어렴풋한 상징은 남겨 놓았다. 그러나 지점토와 유화로 만들어 언제 부서질지 모를 싸구려 가면은 각 인물들이 상징하는 권위나 폭력성을 무색하게 만들며 이데올로기란 바로 이런 것임을 역설한다.

카를라 부스틸_Swarm(Time no Longer)_캔버스에 유채_180×140cm_2014 카를라 부스틸_Girl with a Luminous Smile_캔버스에 유채_100×80cm_2014
카를라 부스틸_rones_캔버스에 유채_45×30cm_2014 카를라 부스틸_The Wife_캔버스에 유채_80×55cm_2014

영상 속 인물과 영상에서 튀어 나온듯한 회화 속 인물들은 각각 매체를 달리하면서도 동일한 메시지를 보낸다. 탐욕스럽고 음산해 보이는 멋진 옷은 터무니없이 두껍게 발려진 물감의 텍스추어와 경박한 색채로 이들의 품위를 한껏 조롱한다. 자신의 작품을 "조롱과 정치의 어색한 만남"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인식이란 역사처럼 절대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온전히 이해될 수 없는 것이라 설명한다. 카를라 부스틸의 이번『A Change of Tongue』展은 작가 개인이 나고 자란 조국의 특수한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하였지만, 그 부조리한 권력의 정치학은 남아프리카공화국만의 특수성을 넘어 통용되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의 시대와 우리 사회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 스페이스K

Vol.20140929h | 카를라 부스틸展 / Carla Busuttil / paint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