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노경민展 / ROGYEONGMIN / 盧京珉 / painting   2014_0930 ▶ 2014_1008

노경민_늪_옥당지에 수묵채색_72.5×116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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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930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 Tel. +82.2.730.7707 www.palaisdeseoul.net blog.naver.com/palaisdes

'늪'이라는 말은 땅바닥이 우묵하게 뭉떵 빠지고 늘 물이 괴어 있는 곳. 진흙 바닥이고 침수 식물이 많이 자라는 공간을 지칭하며,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나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써 사용되기도 한다.

노경민_시(詩)_장지에 수묵채색_38×45.5cm_2011

「시(詩)」 전작은 쾌락과 순간적 모호함이라는 특성을 가진 '오르가즘'에 우리사회의 편견 속 여성의 성적욕망을 빗대어 표현하고자 했었다. 포르노이미지 재료는 선정적이었고 작품에서 풍기는 시적 느낌은 재료보다 더 쾌락적으로 비춰졌다. 수풀이 우거진 「늪」은 새롭게 시도하는 몸 외부 이미지로서의 은유와 비유에 해당한다.

노경민_늪_옥당지에 수묵채색_130×193.5cm_2014

「늪」 연작은 「시(詩)」와 같이 성적욕망이라는 내용을 같이하지만 보다 깊은 욕망을 논하려고 한다. 작업의 소재를 '늪'로 정한 것은 공간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늪'이 이르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비유적인 측면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은밀한 성적욕망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처럼 존재했고, 그 자리를 메우려 또다시 포르노를 끊임없이 탐닉하게 되었다 …" 직접적으로 욕망을 드러내고 갈망하는 개인의 감정은 늪이라는 장소를 떠오르게 하기 충분했다. 늪의 공간은 축축하고 젖어있음, 그리고 무언가를 빨아들이고 흡수시키려는 본성을 가지고 비어있음의 장소로 개인에게는 욕망과 관련된 공허한 감정들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개인은 빠져들수록 나올 수 없는 욕망의 지점들을 타인들로부터 포착해 내었고 이들의 욕망에서 늪의 상태와 유사한 속성을 발견하였다. 결핍된 부분을 욕망하면 할수록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아이러니는 늪의 모습과 닮아있다. 빠져들수록 나올 수 없는 모순적 특성은 타인들 속에서도 결핍과 함께 공통적으로 존재할 것이다. 작가 개인에게는 우울한 감정과 욕망하기의 공허함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노경민_늪_옥당지에 수묵채색_130×193.5cm_2014

점차로 본인은 개인의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늪의 질감을 재현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늪의 풍경은 마치 모든 인간의 욕망들로부터의 결별을 선언하듯 쓸쓸하지만 그 안에 고요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음산하고 축축한 모습으로 숨 쉬고 있는 모습이다. 이 모습은 마치 여성의 성기인 질과도 닮아 있으며, 욕망을 채우려 무언가를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노경민_늪_옥당지에 수묵채색_130×193.5cm_2014

개인이 정립한 결핍과 욕망의 상대론적 관계는 작품들을 보는 타인에게 진지하게 물어보려한다. 당신의 욕망은 무엇이고 그러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결핍은 무엇이냐고 말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적 고난을 직시하기보다 외면하고 감춘 채로 스트레스를 풀기에 바쁜 현대인에게 개인의 「늪」 작업들이 묵직하게 정곡을 찌르기를 기대한다. ● 오르가즘의 순간에서 묵직한 욕망과 결핍 그 자체로, 작가에게 있어서는 춘화(春畫)와 같은 속삭임에서 본격적으로 욕망에 대해 관객에게 말을 거는 진지한 대화의 장으로 작업이 다가가길 바란다. ■ 노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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