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언커버 CoverUncover

박문희_배윤환 2인展   2014_0929 ▶ 2014_1031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4_0929_월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과천 SPACE K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별양동 1-23번지) 코오롱타워 1층 Tel. +82.2.3677.3119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_과천은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설치작가 박문희와 화가 배윤환의 2인전『커버언커버(CoverUncove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설치와 회화라는 서로 다른 장르에서 각각 매체를 덮고 펼치는 물성의 수사를 독특한 화법으로 부각시킨 두 예술가의 전략을 들여다 본다. 표피에 한정된 시지각의 한계점을 오히려 전환점으로 활용한 이들의 방법론은 피상적인 인식이 도달하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탐험을 시도한다.

커버언커버 CoverUncover-박문희_배윤환 2인展_스페이스K_과천_2014
박문희_Thomas_대걸레, 혼합재료_87×117×35cm_2011_부분 배윤환_WAS IT A CAT I SA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217×2500cm_2014_부분

설치작가 박문희는 비예술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동물이나 꽃, 숲과 같은 다양한 생명체와 유기체를 형상화한다. 그는 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식탁이나 천, 마대 걸레와 같이 특별할 것 없는 사물을 비롯하여 가발과 인조잔디 등을 작품의 재료로 끌어들이는데, 이러한 가변적이고 유연한 소재는 무언가를 덮고 포장하는 은폐의 방식으로 오브제의 실루엣을 드러낸다. 유추 가능한 최소한의 외형만 제시하는 그의 작업은 생명체의 고유한 형상에 대한 암시를 통해 대상의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 탐구로 확장된다. 다양한 재료를 덮고 늘어뜨려 만든 이 투박한 덩어리들은 대상에 대한 기성의 정의를 보류하는 동시에 고정 관념과 선입견에 대항하는 새로운 질문들을 관람객에게 던진다. 예를 들어 마대걸레를 뒤집어쓴듯한 작품「Thomas」는 질감의 유사성으로 삽살개를 연상하게 하는 한편, 낙타를 연상시키는「Unrevealed Dinner」는 예상을 빗겨간 제목으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렇듯 작가는 덮어 가림으로써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뜻밖의 부조화를 통해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완전하게 정의될 수 없으며, 이 같은 정의들은 언제든 재고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박문희_Unrevealed Dinner_합성수지, 탁자, 샹들리에, 카펫_161×215×92cm_2011
박문희_Question in The Forest_인공조경, 합성수지, 혼합재료_253×400×400cm_2012
박문희_Thomas_대걸레, 혼합재료_87×117×35cm_2011 배윤환_WAS IT A CAT I SA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217×2500cm_2014

반면 배윤환은 은폐가 아닌 확장을 통해 시각의 범위를 극대화시키는 파노라마적인 작업을 선보인다. 오일 파스텔을 속도감 있게 다루어 무수히 많은 선영(線影)을 중첩시키는 묘법이 특징인 그의 소묘는 높이 2m에 폭이 25m에 이르는 대형 화면 위에 펼쳐진다. 작가 자신이 듣고 보고 들은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이미지로 채운 그의 작품은 일정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구획하지 않은 채 이야기 구성 요소들이 무작위적으로 조합되어 기나긴 화면에 불연속적으로 전개된다. 한눈에 보기 힘들 정도로 길게 늘여진 두루마리 형식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배윤환의 회화는 읽으면 읽을 수록 시공간의 개념이 더욱 흐려지는 미궁 속에 빠진다. 여기 저기서 불러모아 작품 속에서 교배한 장면들은 정형에 벗어난 화면 안에 풍부하게 채우고도 아이러니하게도 다 펼치지 못한 채 끝의 일부를 말아 세워둔 종막에서 또 한번 마주한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종막은 관람객이 동선을 옮겨야 할 만큼 장대한 화면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반작용을 유도한다. 수많은 표현 매체가 범람하는 현대미술에서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장르로 생각될 법도 한 그의 충실한 소묘와 치열한 드로잉은 복합적인 서사 구조는 물론 캔버스의 한정된 틀을 벗어난 전개 방식으로 회화의 가능성을 확장시킨다.

배윤환_WAS IT A CAT I SA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217×2500cm_2014
배윤환_곰과 연어의 관계를 비유해 만든 뇌전개도_캔버스에 오일파스텔, 연필_175×230cm_2011
배윤환_분당선사람들-게임보이_패널에 크레용, 오일스틱_10090×cm_2010 배윤환_분당선사람들-개포동몽당연필_패널에 크레용, 오일스틱_290×100cm_2010

이번 2인전에서 박문희는 시각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듯 매체를 덮어버린 역설적 표현을 통하여 본질 탐구를 유도하는 반면, 배윤환은 장대하게 펼친 화면을 통해 제한된 시각의 범위를 극적으로 해방시킨다. 덮고 펼치는 상반된 두 방법론은 물성과 담론의 구조를 연결하는 전략 속에 관람객으로 하여금 새롭게 사고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면서 양립이나 대립 관계가 아닌 관념에 도전하고 다채로운 의미를 드러내는 상응의 관계를 이룬다. 이번『커버언커버(CoverUncover)』展은 실재와 실체를 확인하고자 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며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존재들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 스페이스K

Vol.20140930i | 지도에 없는 마을-2014 레지던시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