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재된 도시

황원해展 / HWANGWONHAE / 黃原海 / painting   2014_1001 ▶︎ 2014_1014

황원해_Extended space_캔버스에 혼합재료_97×162.2c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4 갤러리 푸에스토 영아티스트展

관람시간 / 11:00am~10:00pm

갤러리 푸에스토 GALLERY PUESTO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92 Tel. +82.2.765.4331 puestogallery.co.kr

길을 지나다 보면 우리는 매순간 다양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와 과거의 건물들이 뒤섞이고 재배치된 풍경이다. ● 어릴 적 아픈 동생으로 인해 자주 시골에 맡겨졌었다. 할아버지댁 가까이에 있는 김수로 왕릉 공원을 마당 드나들듯 하며 지냈던 기억이 있다. 어린 나는 왕릉 안의 붉은색 기둥들과 전통 궁들을 마치 놀이터처럼 여기며 뛰어 놀았다. 그러다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높은 건물들로 이루어진 도시의 풍경에 익숙해져 지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공간에 대한 개념이 생길 즈음부터 우리 가족은 계속해서 이사를 다녔다. 스무살 전에 대략 열 번 정도 이사를 한 것 같은데, 그 시간동안 나는 반지하 빌라부터 시작해서아파트, 개인주택, 상가주택 , 빌라, 사택 등 고정되지 않은 다양한 공간에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유년기의 기억은 나의 공간에 대한 관심의 뿌리가 되었다. 이런 유년기적 기억은 나의 작업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공간에 대한 관심과 작업을 하는데 큰 밑바탕이 되었다. 내가 지금 존재하고 있는 곳에 관한 관념과 나의 시선, 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관한 치열한 관찰기가 시작된 것이다.

황원해_Re_builded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72.7cm
황원해_Extended space_캔버스에 혼합재료_30×150cm

서울_다이나믹 서울에 관해 ● 3년전 2달 동안 유럽을 돌아본 적이 있다. 그때 유럽 여행에서 내가 묵었던 숙소들은 기본 몇백년, 심지어 어떤 건물은 500년도 더 된 건물을 보수해서 살고 있었다. 그들은 옛 건물에 기본적인 보수공사 외에는 거의 손대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해서 살고 있는 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이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느꼈던 한국은 건물의 본래 형태와는 아무 관계없이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에 어떠한 문화적 책임감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건물을 너무도 쉽게 부수고 다시 짓는다. 나는 건축이란 한 나라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생각 한다. 한 나라의 문화와 관련되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공간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는 무엇이며 내가 살아온 이 도시의 건축적 美를 우리는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옛 궁궐이나 가옥들이 멀게 느껴진다. 때로는 나와 상관없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든다. 분명 우리 선조들이 살았었던 공간이며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공간임에도 이는 어린 시절 잠깐 접한 후 도시에서 오래 산 나에게는 낯선 느낌이 든다.

황원해_Ordinary city_캔버스에 혼합재료_42×52cm
황원해_Reconstruction_캔버스에 혼합재료_73×103cm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이 보존되어 있는 삼청동이나 북촌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마치 다른 나라인 것처럼 고층 빌딩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급속도로 발전된 서울에서는 옛 것이 존재는 하지만 동화되지 않고 이질적인 느낌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서 내가 살고있는 동네는 고작 몇십년도 안된 개인주택이 부숴지고 원룸빌라가 계속 지어진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건물들은 변화하는 속도 만큼이나 아무렇지 않게 그 전 본래의 존재감과 환경을 상실하고 하고 그와 관련된 추억마저 소멸시킨다. 한국에 온 외국인 친구가 서울이 왜 다이나믹 서울인지 궁금했었는데 알 것 같다고 했다. 건물이 지어졌다가 금새 부숴지고 그 속에서 공간들이 뒤섞인 역동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다이나믹 서울이라는 말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유동적인 서울을 칭찬하는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동시에 너무 쉽게 옛 전통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있지 않냐는 경각의 뜻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황원해_Reconstruction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3×130.3cm
황원해_Reconstuction_캔버스에 혼합재료_90.9×72.7cm_2014

지금의 서울은 한마디로 정의하면'혼재'된 도시라고 본다. 옛것과 현재가 뒤섞여 있는 도시. 자연스럽지 않고 이질감과 인위성을 지니고 뒤섞인 도시라고 말이다. 작업의 화면 안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뒤섞인 이질감을 기존의 전통이라 여겨진 문양과 곡선들을 통해 한순간 질서를 생성했다가 현대적 건축물의 다이아그램을 통해 분해되고 해체되는 과정을 포착한다. 해체되고 조각난 파편들의 재조합을 함으로서 도시의 이질성과 역동성을 화면 안에서 구현하고자 한다. 이는 마치 계속해서 재건축을 하고 다시 건물을 부수고 짓는 지금 시대의 모습이다. 이는 혼재된 도시의 가운데에 서있는 나의 시각에서 바라본 시대성의 표현이다. ■ 황원해

Vol.20141004d | 황원해展 / HWANGWONHAE / 黃原海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