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巨氣.

임영주展 / IMYOUNGZOO / 林榮住 / painting.video.installation   2014_1010 ▶︎ 2014_1030 / 수요일 휴관

임영주_거기巨氣_가변크기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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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블로그_blog.naver.com/imyoungzoo

초대일시 / 2014_101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 휴관

스페이스 선+ Space 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팔판동 61-1번지) B1 Tel. +82.2.732.0732 www.sunarts.kr

거기, 巨氣; 거기, 기운이 클 것이다. ● 임영주의 작업은 자연, 사물,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을 통해 공동창작을 지향한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창작의 주체, 동반자로서의 길을 열어준다. ● 임영주는 '거기巨氣; 거기, 기운이 클 것이다'에서 사람들 내면 깊숙이 침전된 무의식적 어둠의 기(氣)를 끄집어내어 밝고 큰 기운으로 순환시키는 안내자, 중개자 역할을 한다. 마치 신과 인간의 영매, 무당처럼 말이다. 임영주의 '거기(巨氣)'는 사람의 기(氣) 순환과정을 통해 속(俗)에서 성(聖)을 끌어낸다. 임영주의 이전 '삼신뎐(三信傳)'은 감생(感生)이라는 설화 속 비범한 영웅의 신성(神聖) 상징이 범인(凡人)의 통속적 믿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내는 과정이었다면 '거기(巨氣)'는 그와 반대로 속(俗)에서 성(聖)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 임영주는 은유적 방식으로 성(性)에 접근하다. 그렇기 때문에 감상자는 '잠자리' '텐트를 치다'와 같은 길(吉)안내 키워드가 지닌 중의성만큼이나 다양한 감상 포즈를 취하게 된다. 단어의 의미를 아는 이, 모르는 이 혹은 모른 척 하는 이에 따라 각기 다른 감성으로 작품을 대하게 된다. 이 작업은 어찌보면 외설과 예술의 경계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임영주는 언제나 명확하다. 속(俗)이 곧 성(聖)이고, 성(聖)이 곧 속(俗)이다. 이는 우리 민족의 토속적 성기신앙에서 잘 드러난다. 작가가 현장답사를 통해 사진으로 기록한 자연 창조물, 남근석과 여근석의 외형은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외설적이다. 그러나 전통사회의 사람들은 남근석과 여근석의 적나라한 형체에 주목하지 않는다. 남근과 여근의 생산력에 주목함으로써 그를 신앙적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임영주의 '술술술 아파트 프로젝트'가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음기(陰氣) 강한 터에 남근석을 세우고, 불임 여성들이 그 아파트에 이사하여 임신했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는 대구 임신아파트의 존재에 대한 확인은 생식력에 대한 오래된 주술적 믿음의 현존성을 의미한다.

임영주_거기巨氣_가변크기_2014
임영주_吉길안내_가변크기_2014

임영주가 던지는 화두로 들어가 보자. 하나, 설치와 吉길안내 퍼포먼스를 통한 수행적 인터뷰로 이루어지는 '아들아 바람 들지 않는 곳에 텐트를 쳐야한다.'는 작가가 95명의 사람들을 일일이 응대하며 듣고 싶은 것과 말하고 싶은 것을 작품으로 형상화시켜 낸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숭배 대상물인 남근석을 찾아 자신의 각기 다른 사연을 풀어놓듯, 이 작업에 동참한 이들은 작가에게 개인적이고 은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작가가 안내한 곳은 풍수지리에 의거해 작품을 배치한 방이다. 작가는 이 방을 통해 그들의 흩어진 기운을 한데 모으고, 밝고 큰 기운으로 회복시켜 주려고 한다. 거기(巨氣), 기운의 회복은 교감 · 순환에서 온다. 작가는 일방적으로 어두운 기운을 몰아내고, 밝은 기운을 투입시키지 않는다. 서로의 기(氣)를 함께 주고받음으로써 어두운 기운을 밝은 기운으로 정화시켜내고자 한다. ●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은 왜 남근석 같은 신앙물을 찾아 그들의 염원을 전하는가? 거기에서 받은 큰 기운으로 오늘도 희망을 안고 힘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다. 임영주의 '거기(巨氣)'에서 그 기운을 받을 수 있다. 단, 작품과 일대일의 교감이 필요하다. 발기(밝은 기운)에는 반드시 정성이 필요한 것이니까.

임영주_달도 뜨고 무지개도 뜨고_2014
임영주_거기巨氣._그림, 손전등, 초, 촛대, 비커 세 개, 물, 불_가변크기_2014

둘, '거기서 거기'에서는 세계 남성들의 양물(陽物) 크기 비교에 대한 한국 남성들의 반응을 이야기 한다. '세계 남성의 양물(陽物) 크기 비교'는 이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떠돌면서 현대설화가 된 느낌이 든다. 작가의 말을 빌면, 이야기를 향유하는 이들은 은밀한 곳이라는 이유로 실제 드러내어 증명하지는 않으면서 그것을 부정하며 분노한다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한국 남성 정력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변강쇠'가 떠오른다. 많은 한국 남성들이 변강쇠를 동일시한다. 그러나 변강쇠는 한국 남성의 욕망이 응집된 페르소나이다. 그 페르소나는 은폐, 과장, 포장을 통해 그들의 기운을 흩어놓는다. 작가는 그들에게 페르소나를 벗으라고 주문한다. 페르소나를 벗어던짐으로써 생기는 그들의 ᄇᆞᆯ기를 모아 거기(巨氣)를 만들어 내자고 한다. 많은 이들이 생식기의 길이가 무려 한 자 다섯 치나 되었다던 신라 22대 지철로왕이나 변강쇠가 부럽지 않을 거기(巨氣)를 만드는데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임영주_술술술 아파트, Sul Sul Sul Apt_그림, 단채널 비디오_가변크기_2014
임영주_신이 나셨네_컬러, 단채널 비디오_00:17:22_2014

셋, 마지막 '신이 나셨네' 작업을 보면 '신바람 나다' '신 나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기쁘고 즐거울 때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쓰는 표현들이다. 그런데 이 신은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신(腎)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 표현을 쓰는데 망설일 필요는 없다. 세상에 음(陰)과 양(陽)의 기운이 막힘없이 서로 순환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보다 더 신 나는 일이 또 있을까! 많은 이들이 임영주의 '거기巨氣.; 거기, 기운이 클 것이다'에서 좋은 기운을 받고 신바람이 나는 일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 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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