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ficial Spectrum

정찬부展 / JUNGCHANBOO / 鄭贊富 / sculpture   2014_1001 ▶︎ 2014_1014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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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공아트스페이스 GONG 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21번지 1,2층 Tel. +82.2.730.1144/735.9938 www.gongartspace.com

Prologue_플라스틱 시대의 재생산 그리고 순환 ● 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로 구분한다면 현재 우리가 영유하고 있는 이 시대는 플라스틱 시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의 삶을 구축해가는 플라스틱은 20세기를 주도한 기술의 모든 분야에 분포되어 있으며 그 재료의 용이성뿐만 아니라 변형, 복제, 대량생산이라는 현대 물질문화의 시대적 맥락을 대표하는 물성이라는 이유로 시각예술의 분야에서도 현대 사회의 이미지화를 위한 시대적 의미를 반영한 조형예술에서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기계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대두된 플라스틱이라는 물성이 부여한 재생과 대량생산의 이미지는 시각예술의 다양한 분야에 은유적으로 표현되는데, 그 중 제의적 아우라를 벗어 던지고 자본의 아우라를 갈아입은 대표적인 시각예술가는 앤디 워홀이다. 이미지의 복제와 대량생산은 현대 사회의 척도(소비사회)와 맞물리는 그 시대의 사회를 희극적으로 꼬집어낸 응축된 시각예술이었고 매우 성공한 대표적 예술이었다. 희소성이라는 아우라를 버린 앤디 워홀의 대량생산 예술이 가능한 누구나 소유하는 것을 축으로 긍정적인 예술로 승화되었다면 최근 시각예술에서 대량 생산된 플라스틱이란 환경의 위해 혹은 예측 불가능한 두려운 존재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플라스틱은 재생산되나 소멸되기 어려우며 다량으로 소비되며 버려진다. 이러한 플라스틱이 가진 특징은 환경문제로 이어졌고 많은 현대미술의 작가 군들이 무한히 쌓아 올리는 플라스틱 조형을 통해 무분별한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주제로 시각예술 전반에 걸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이렇듯 현대미술의 전반에서 플라스틱이란 자본주의의 인공적이고 복제적인 측면을 부정적으로 표현했다면 정찬부의 시각예술을 구축하는 플라스틱은 재료적 특징을 연마하는 시각예술의 연금술사로서 '미(美)'를 채택해 가고 있었다. 작가가 택한 빨대는 가장 소비가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중 하나이고 지금까지 보여줬던 작품들인 산세베리아 도마뱀과 같은 자연을 형상화한 인공정원 시리즈는 작게 잘린 빨대를 재조형한 결과물들이었다. 역설적인 것은 인공의 대표적인 물성을 매개체로 자연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산세베리아의 색과 도마뱀의 움직임까지 매우 정교한 사물로 인하여 형상의 축을 이루는 빨대라는 재료는 시각에서 인지되지 못하고 재현된 이미지만 남는 현실과 같지만 현실이 아닌 가상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이것은 원본(빨대)와 관계성이 단절된 새로운 이미지(자연)의 복사물로 재생산한 것이다. 이렇듯 전작에서 주로 다뤄 지는 주요 시각언어는 실재와 가상간의 시뮬라크르(Simulacre)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작들에서 빨대의 역할은 자연의 것을 대체하는 인공의 것에 대한 구분이 어려운 현대사회의 단적인 모습을 반영하는 듯하며 재현된 가상 이미지는 1차적 시각언어로 빨대라는 재료는 가상이미지와 현실 세계를 잇는 부차적인 시각언어로써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보여준 발아 작품 연작에서 형(形)이 점차 사라지게 되는데 발아 연작은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연작의 중간선상 즉, 이미지와 이미지를 구축하는 물성 그 본질에 대한 작가의 시각언어의 시작의 단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찬부_In the garden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

이미지의 형태가 존재했던 인공정원 연작이나 발아 연작이 간접화법의 범주에 놓을 수 있다면 이번 연작은 단순화된 형(形)을 취하여 물성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플라스틱 빨대에 집중하고자 하는 직접화법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Artificial Spectrum』 연작에서의 조형물들은 마치 물질의 기본적 구성단위인 원자와 같은 둥근 형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전체적인 형상은 빛의 입자들이 파동 하듯 펼쳐진 스펙트럼처럼 하나의 점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원형 그리드(grid)를 그리고 있다. 이렇듯 작가는 구체적인 형태를 삭제하고 플라스틱 빨대라는 물성을 극대화 시켜 이미지는 사라지고 구조만 남음으로써 비로소 조형물을 이루는 재료에 집중하게끔 한다. 이것은 본질만 남은 순환하는 듯한 구조물은 플라스틱에 대한 작가가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하다. 작가는 플라스틱의 부정적인 측면 보다는 소멸되지 않는 물성의 원형적 특성을 통해 '미(美)'로 순환하길 원하는 것이며 현대 사회의 소모품이자 재생산을 거듭하는 플라스틱 자체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듯 하다. 앞서 언급하듯이 많은 현대미술의 작가들이 플라스틱의 대량생산에 대한 소비사회에 비판적인 입장으로써 시각예술을 구현해 왔다면 작가는 비판을 넘어 보다 긍정적인 입장에서의 순환을 통해 물질문명에 대한 다른 선택을 유도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박소민

Vol.20141011h | 정찬부展 / JUNGCHANBOO / 鄭贊富 / sculpture